외식 FC 4곳 ‘찍어내기’ 보도… 업계 피해확산
외식 FC 4곳 ‘찍어내기’ 보도… 업계 피해확산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7.04.28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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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PD수첩 ‘프랜차이즈 하지마세요’, 특정 브랜드 해묵은 문제 끄집어내

지난달 25일 MBC PD수첩이 ‘프랜차이즈 하지마세요’라는 제목으로 일부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문제를 집중 거론, 업계 전체의 피해가 우려된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해당 방송 이후 소비자들이 같은 업종 전체를 싸잡아 불신할 가능성이 높다며 긴장하고 있다.

PD수첩은 대왕카스텔라의 아이템 베끼기 사례, 과일주스 전문점의 부실한 가맹점 지원과 식재공급, 이른바 프리미엄 김밥 전문점 브랜드의 과도한 인테리어 비용 청구 및 본부 공급 식재 문제, 피자 프랜차이즈의 갑을분쟁 등을 보도했다.

이날 PD수첩에서 거론한 문제는 외식업계에서 이미 여러 차례 지적된 것이다. 대왕카스텔라는 채널A ‘먹거리X파일’의 일방적인 선정보도로 건실하게 운영 중인 브랜드까지 폐업 위기에 몰리고 있다.

과일주스 브랜드의 경우 지난 2010년 창업한 쥬씨의 성공 이후 2015년부터 수십 개의 미투 브랜드가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일부 브랜드의 이른바 ‘떴다방’ 사례까지 속속 드러나고 있다. 프리미엄김밥 브랜드는 지난해 극심한 갑을분쟁을 겪으면서 상생협의회가 구성돼 가맹본부와 가맹점 간 정상화를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M피자 브랜드도 지난 2015년 고 이모 가맹점협의회장 점포에 대한 일방적인 가맹계약 해지로 촉발된 갑을분쟁이 장기화되면서 극심한 갈등을 빚어왔다. 고 이모 가맹점협의회장은 M피자로부터 고소당하고 자신이 운영하던 개인사업에 지장이 생기자 지난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해당 피자 브랜드의 경우는 최근 서울시 중재로 상생협의회를 통해 서로간의 이견을 협의하면서 문제 극복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가맹점협의회장의 자살에 대한 내용은 방송에서 인용한 M주스 가맹점주의 “남편에게 저 이러다 죽을 거 같으니 그냥 죽여달라고 했다”는 극단적인 말과 맞물려 시청자들에게 큰 충격을 던졌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비공식적인 입장을 전제로 “지나친 부작용만 두드러지게 비춰짐으로써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된다”는 견해를 전했다.

협회 관계자는 “대부분의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는 동반상생을 내건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성실히 펼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지 타격에 따른 선의의 피해를 볼 수 있어 촉각을 세우고 있다”며 “여기에 중소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대다수인데다 소비심리에 따라 생존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까닭에 방송에 따른 피해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외식업계 관계자들은 PD수첩이 이미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른 몇몇 사례를 들어 프랜차이즈 전체를 싸잡아 보도했다고 지적한다.

K김밥 브랜드 관계자는 “이번 보도로 가맹점주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온 본사의 경우 간접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당장 신규 가맹점 개설에 브레이크가 걸릴 전망”이라고 털어 놓았다.

K김밥 브랜드의 경우 식자재 공급을 직영화해 배송 사원들이 먼저 담당 가맹점의 의견을 수렴하고 수퍼바이저 관리와 간담회, 가맹점주 교육 등을 진행, 창업 20년이 넘도록 단 1건의 갑을분쟁이 발생하지 않았다.

A피자 브랜드 관계자는 “방송 내용을 확인한 결과 프랜차이즈의 대안으로 가맹점협동조합 등의 사례를 제시한 것을 보고 놀랐다”며 “소비자나 창업 희망자들에게 프랜차이즈 비즈니스 모델이 잘못된 것이란 믿음을 줄 수 있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방송에서 지적한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급증과 이에 따른 업계의 부실화는 막아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PD수첩은 지난 2008년 1009개였던 가맹본부가 4268개로 4배 이상, 10만7354개였던 가맹점은 21만8997개로 2배 이상 늘었다고 지적했다. 가맹점보다 가맹본부가 더 많이 늘어난 셈이다.

이는 부실한 가맹본부의 ‘묻지 마 창업’에다 가맹비만 챙긴 뒤 종적을 감추는 이른바 ‘떴다방 프랜차이즈’ 난립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기영 경기대 교수는 이와 관련, “굳이 방송하려면 이미 문제화된 특정 브랜드에 국한해 지적하는 수준에서 보도하는 게 바람직했다”며 “특히 심층적인 취재를 통해 프랜차이즈 산업에 대한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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