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커버린 bhc… 되팔기엔 ‘비싸’
너무 커버린 bhc… 되팔기엔 ‘비싸’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7.04.28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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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hc(대표이사 박현종)가 최근 급격히  몸집을 키웠으나 오히려 회사 재매각에 역효과를 내고 있다. 사업 규모를 키워 더 높은 가격에 매각한다는 구상이었지만 인수자를 찾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장기적인 외식업 경기 침체도 발목을 잡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자료에 따르면 프랜차이즈서비스아시아리미티드(FSA)의 지난해 매출액은 3365억 원, 영업이익은 762억 원에 달했다. 당기순이익도 522억 원이나 기록해 높은 이익률을 나타냈다. FSA는 bhc와 그램그램, 큰맘원조할매순대국, 창고43 등의 외식 업체를 보유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bhc, 매각가 5천억 관측

FSA의 매출은 전년(2043억 원) 대비 64.7%, 영업이익(421억 원)은 80.9%나 급증하는 호실적을 나타냈다. 불경기 상황에서도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매출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이같은 매출 규모는 프랜차이즈 외식 업계 최상위 수준이다.

하지만 이처럼 커진 사업 규모가 오히려 ‘바이아웃(기업 되팔기)’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시각이다. 예상 매각가가 너무 높아 자금력을 갖춘 인수자를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미국계 사모펀드 TRG(더로하튼그룹)은 FSA를 세워 지난 2013년 bhc를 1200억 원에 사들였다. bhc의 당시 매출은 약 1130억 원, 당기순이익은 174억 원이었다. 인수 당시보다 매출과 순이익이 약 3배 증가한 점 등을 고려하면 매각가는 5천억 원 정도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외식 M&A 시장은 침체기를 겪고 있다. 지난해 4월 매물로 나온 맥도날드에 CJ와 NHN엔터-KG그룹, 매일유업 등이 관심을 보였으나 결국 성사되지 못했다. KFC도 새 주인을 찾고 있지만 실적 부침 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경기침체와 외식업계 불황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bhc는 지난 2015년부터 외식업체 인수, 공격적 매장 확대 등을 통해 빠르게 몸집을 불렸다. 2014년 소고기전문점 창고43과 불소식당을 사들였고 지난해 4월에는 순대국 프랜차이즈 큰맘원조할매순대국과 그램그램까지 인수했다.

원활한 재매각을 위한 포섭으로 보이는 회사 구조 개편 작업도 추진했다. 지난해 9월 기존 유한회사에서 주식회사로 조직 형태를 변경하는 등기를 마쳤다. 2014년 12월 유한회사 전환 후 1년 10개월 만에 다시 주식회사가 됐다.

주춤한 성장세, 가맹점 관리 ‘부실’도

성장 정체도 되팔기에 발목을 잡을 전망이다. FSA 매출은 bhc와 그램그램, 큰맘할매순대국 등이 포함됐지만 bhc 사업 비중이 약 70%를 차지한다.

bhc는 지난 2014년부터 가파르게 성장했다. 매출은 2014년 1088억 원, 2015년 1840억 원으로 전년 대비 69.1%나 상승했다. 지난해는 2326억 원으로 26.4% 늘었다. 가맹점도 같은 기간 873개에서 1199개, 1400여 개로 증가했다. 인수 직후 펼친 공격적 마케팅의 효과를 봤다.

하지만 극심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치킨 업계에서는 성장의 정점을 찍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매장 출점도 주춤한 상황이다. 신규 출점은 물론 기존 매장의 브랜드 변경, 속칭 ‘간판갈이’도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치킨 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포화 상태라 매장 늘리기가 정체 상태에 도달했다”며 “기존 가맹점 폐점도 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실제 2012년부터 지난해말까지 폐점 매장은 약 650개로 폐점률은 50%에 달한다. 가맹점 수익성도 떨어지고 관리도 소홀하다는 지적이다. bhc는 지난해 매장 1400곳을 운영하며 2326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반면 지난해말 기준 1016개의 매장을 두고 있는 교촌치킨은 2911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bhc가 가맹점의 상권 보호 등 지속적인 경영 관리에는 소홀하다는 지적을 받는 부분이다. 교촌치킨은 전략적으로 1천개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가맹점의 상권보호가 우선이다”며 “무분별한 출점은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FSA 타 브랜드 상황도 마찬가지다. 그램그램 매장은 인수 당시 450개에서 현재 250여 개로 줄었고 큰맘원조할매순대국은 450개에서 360여 개로 감소하는 등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더 높은 가격을 받기 위한 규모 확대 전략이 독이 됐다는 시각이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bhc를 되팔기 위한 작업이 물밑에서 계속 진행 중이다”며 “하지만 덩치가 너무 커졌고 성장 전망도 불투명해 자금력을 갖춘 인수자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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