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주류(대표 이종훈)가 ‘소맥’ 소비가 많은 외식시장을 겨냥한 맥주 신제품을 출시하며 시장공략에 나섰다. 하지만 영업력과 소비자 인지도가 좌우하는 B2B시장에서 안착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롯데주류는 지난 24일 서울 송파구 잠실에 위치한 ‘클라우드 비어 스테이션’에서 이재혁 롯데그룹 식품BU장(부회장)과 이종훈 롯데주류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신제품 ‘피츠 수퍼클리어(Fitz Super Clear)’ 출시 간담회를 가졌다. 피츠는 오는 6월 1일 정식 출시된다.
오비맥주 카스 겨냥
피츠는 오비맥주 ‘카스’와 하이트진로의 ‘하이트’와 맛이 비슷한 레귤러 라거 맥주다. 알코올도수는 4.5도, 출고가는 1147원(500㎖ 병)으로 카스와 같다. 맥아함량 80%, 신선한 향이 특징인 유럽산 헤라클레스 홉을 사용했다.
롯데주류에 따르면 피츠는 고순도 발효 여과 공법으로 깔끔하고 깨끗한 맛이 특징이다. ‘클라우드’와 같이 발효 후 추가로 물을 넣지 않는 오리지널 그래비티 공법을 사용했다. 맥주의 잡미를 없애기 위해 ‘수퍼 이스트’를 사용해 발효도를 90%까지 끌어 올렸다. 일반 맥주의 발효도는 80~85% 수준이다.
이재혁 부회장은 “깨끗하고 깔끔한 맛을 콘셉트로 한 유럽 스타일의 맥주”라며 “잔당을 최소화해 처음부터 끝까지 깨끗한 맛을 느낄 수 있다”고 밝혔다.
롯데주류는 클라우드는 프리미엄 이미지로, 피츠는 대중적인 이미지로 마케팅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피츠를 통해 소맥 소비가 많은 외식업소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구상이다. 클라우드만으로는 시장 점유율 확대에 한계가 있었다는 판단이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클라우드만으로는 대량 소비에 한계가 있었다”며 “수요가 많은 레귤러시장(외식업소)을 간과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매출 700억 목표”
롯데주류는 B2B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시음회 등을 통한 제품 인지도 높이기에 주력할 계획이다. 직장 동호회와 스포츠클럽, 대학 행사 등을 찾아 제품 알리기에 나서기로 했다. 또 2030세대가 주 타깃 고객으로 SNS 바이럴마케팅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이 부회장은 피츠의 올해 목표 매출액은 700억 원, 클라우드는 900억 원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올해 점유율을 1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다. 클라우드는 출시 첫해인 지난 2014년 442억 원, 2015년 933억 원, 지난해 909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그는 “신제품은 초기 브랜드를 알리는 일이 중요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올해 15% 점유율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주류는 영업력이 관건인 외식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최근 70여 명의 영업 인력을 채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에서 점유율이 높은 ‘처음처럼’의 영업 네트워크를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부회장은 “이 신제품이 롯데칠성음료의 주가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니 많은 관심 바란다”고 말했다. 말에 다소 과장이 있더라도 신제품에 거는 기대가 큰 것을 숨기지 않았다. 실제 롯데주류로서는 맥주 부문 매출 확대가 절실한 상황이다. 클라우드는 2년째 매출 900억 원대에 머물러있고 수입맥주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수입맥주 시장 규모는 2014년 3684억 원에서 2015년 5078억 원, 지난해 6598억 원으로 급성장 중이다. 또 충주 2공장 건립을 위해 7천억 원을 쏟아 부어 투자금도 이른 시간 안에 회수해야 한다.
외식시장 카스가 장악
하지만 롯데주류의 바람대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외식시장에서 카스의 점유율과 인지도가 막강하기 때문이다. 외식시장에선 고객의 취향보다는 외식경영주의 선택에 의해 제품 판매가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오비맥주는 막강한 영업력으로 외식시장을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시장 2위 자리를 내주지 않으려는 하이트진로도 사활을 걸고 수성에 나설 태세여서 경쟁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한 외식경영주는 “우리 매장에서는 카스가 제일 많이 나간다”며 “고객 대부분이 카스를 찾고 특별히 다른 브랜드를 주문하지 않는 이상 이 제품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롯데주류가 피츠를 출시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예고하면서 올 여름 외식시장 맥주 점유율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