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영급식의 ‘롤 모델’ 대웅제약그룹
직영급식의 ‘롤 모델’ 대웅제약그룹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7.06.02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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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본사만 1천식 규모… 직영만 고집, 카페테리아 ‘WIN Cafe’는 강남의 명소

서울 강남구 삼성동 서울의료원 강남분원 건너편은 대웅제약의 땅이다. 본사 빌딩과 2개의 별관에 근무하는 임직원만 약 1천여 명이다.

그 많은 임직원은 점심시간 어디까지 나가야 할까? 대웅제약 인근은 점심시간에도 유동인구가 거의 없다. 내근직 임직원 대부분이 회사 안의 직원식당이나 별관 1층 직영 카페테리아 ‘WIN Cafe’로 몰리기 때문이다. 이 회사 임직원들은 음식점이 가깝지도 않은데다 회사 식당의 메뉴가 워낙 좋기 때문에 웬만하면 안에서 식사를 해결한다.

직영 단체급식과 카페의 명성이 높아지다 보니 대웅제약의 외식사업 진출 여부에 대한 얘기도 나온다. 대웅제약 측은 아직 이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지 않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가능성이 전혀 없는 일도 아니다.

그룹 측은 앞으로 본사 건물을 70층으로 증축한다는 로드맵을 마련하고 있다, 여기다 건강한 사회, 건강한 나라를 만드는데 기여한다는 기업 이념을 투영한다면 본격적인 외식사업 진출도 충분한 개연성을 갖게 된다.

청와대 납품하던 직영 베이커리 건강빵

대웅제약 서울본사는 식수인원 1천여 명의 단체급식 사업장을 직영한다. 경기도 용인시 생명과학연구소와 성남공장, 안성공장, 오송 cGMP 등 전국 7개 사업장은 아워홈과 ECMD 등에 위탁하고 있다. 전체 사업장을 전부 직영하기엔 관리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본사 사정을 보면 기업 단체급식의 이상적인 모델을 찾을 수 있다. 직영의 장점은 아낌없는 투자에서 나온다. 대웅제약은 사원복리 차원에서 가장 좋은 식자재 등을 사용한다. 이윤을 남겨야 하는 위탁급식업체와 다르기 때문이다. 덕분에 매일매일 바뀌는 메뉴는 어느 사업장보다 맛과 영양 등에서 앞설 수 있다.

이 때문에 별관 1층의 카페테리아 ‘WIN Cafe’는 인근 삼성동 주민뿐만 아니라 강남 일대에서 소문난 명소가 됐다. 특히 카페 지하 베이커리에서 매일 구워내는 빵은 오후 3시도 안 돼 동나기도 한다.

WIN Cafe에서 천연발효종을 사용해 구워내는 뺑드쌍떼, 잡곡식빵, 건포도빵, 퀴노아 등은 유럽 정통 베이커리의 맛과 질감을 그대로 재연한다. 거기다 식자재 등 원가 비율이 60%에 육박한다. 일반 제과제빵업계에서는 생각할 수 없는 원가구조다,

지난 정부 당시에는 일주일에 2회씩, 정기적으로 청와대에 빵을 납품했다. 인근 현대백화점으로부터 입점 제안을 받기도 했다. 대웅제약의 병원 담당 영업사원들은 담당 병원 의사들로부터 빵을 구해달라는 요청에 시달리기도 한다. 이같은 평판이 이어지면서 우선 서울 10곳, 제약공장이 있는 지역 중 4곳 정도에 WIN Cafe 지점을 둘지 검토 중이다.

WIN Cafe의 로고는 현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크리에이티브 디랙터로 일하는 한젬마 씨가 대웅제약 재직 당시 만들었다. 못을 테마로 하는 로고는 연결과 소통을 뜻한다. 지점 설치는 기업과 사람, 사람과 사람끼리의 소통 공간 확대를 목적으로 한다.

단체급식장 운영도 특별하다. 저염식은 기본이고 때때로 건강에 좋다는 거꾸로 먹기 캠페인도 벌인다. 거꾸로 먹기는 디저트-본식-전채요리 순으로 먹는 방식이다. 또 특별히 처방한 주스를 하루 한 잔씩 마시자는 ‘Detox Your Body’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식자재와 메뉴 개발에는 생명과학연구소가 참여해 가장 건강한 음식 만들기를 돕는다. 대웅제약 서울본사는 단체급식장을 점심시간에만 운영한다. 저녁은 삼성동 일대로 나가 각자 해결하면서 지역상권 살리기에 나서라는 뜻에서다. 이같은 카페와 단체급식 운영방식은 대웅제약의 나눔 철학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나눔의 정신 실천하는 기업이념이 기반

대웅제약 창업주인 윤영환 명예회장은 지난 2014년 5월 대웅제약 지주사인 대웅의 지분 4.95%, 57만6000주를 ‘석천(石川)대웅재단’에 기부했다. 앞서 대웅과 대웅제약, 인성정보통신 주식도 장학재단인 대웅재단과 사내 근로복지기금으로 내놨다. 당시 거래가 기준 기부액은 664억 원에 이른다.

윤 명예회장에 이어 기업을 승계한 3남 윤재승 회장도 창업자인 부친의 신조인 ‘의약보국’(醫藥報國)을 그대로 실천하고 있다.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이 어울리는 무장애놀이터인 서울 어린이대공원의 ‘꿈틀꿈틀 놀이터’, 국회 ‘애벌레의 꿈’, 서울숲의 ‘상상, 거인의 나라’ 등은 대웅제약의 특별한 사회공헌 사업으로 꼽힌다. 지난 2004년에는 제약회사 최초로 3억여 원을 출자해 아름다운가게 논현점을 열었고 매월 둘째주 토요일에는 어김없이 강남구 노인통합지원센터를 찾아 독거노인을 돕는다.

대웅제약의 남다른 단체급식장과 WIN Cafe 운영 방식은 사회공헌사업에 주력하는 기업이념의 한 갈래다. 건강한 사회, 건강한 나라를 만드는데 기여한다는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실천 과정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임직원과 인근 주민에게 건강한 먹을거리를 제공한다는 의미다.

이런 의미를 확장시켜 대웅제약이 단체급식과 카페테리아 및 베이커리 등 외식시장에 진출할지,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대웅제약 그룹의 단체급식과 카페테리아 관련 업무는 김동현 그룹사식음총괄<사진>이 지휘한다.

그는 신라호텔의 호텔리어 출신으로 신세계푸드 데블스도어를 론칭하는 등 20년 이상 식음료서비스 분야의 공력을 쌓아왔다.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에서 대통령 관저의 음식과 만찬 메뉴 진행을 담당하기도 했다.

김 총괄은 “음식으로 누군가에게 베푼다는 가장 원초적인 봉사정신을 다시 깨닫게 된다”며 “이는 대웅제약의 기업정신이 바탕에 깔려있기에 얻을 수 있는 보람”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또 “사원식당이나 카페테리아에서 일하는 직원들 모두 좋은 재료로 정직하게 음식을 만들어 고객에게 냉정한 평가를 받겠다는 마음자세로 일한다”며 “외식업계 관계자 모두 이런 마음으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한다면 건강한 사회 만들기에 공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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