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콩부대찌개의 꿈 “당신도 성공할 수 있어”

정순태 ㈜에스엘에프엔비 대표이사 김상우 기자l승인2017.06.02l97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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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 프랜차이즈의 공통된 희망은 이상적인 상생에 있다. 즉 가맹점주들은 본사와 함께 성공의 길을 닦으며 성공 창업의 꿈을 성취하는 것이고, 본사는 가맹점주들의 탄탄한 수익 구조를 기반으로 착실한 성장을 거듭하는 것이다. 

쉬울 것 같지만 쉽지 않은 이 상생의 법칙에 ㈜에스엘에프엔비의 ‘킹콩부대찌개’는 소리 소문 없이 다가서는 브랜드다. 정순태 에스엘에프엔비 대표이사는 킹콩부대찌개를 처음 시작했던 그때를 떠올린다면 사람에 대한 진정성, 그리고 음식에 대한 진정성이 지금의 성장을 만들어냈다고 단언한다. 

호텔조리학을 전공한 정 대표는 어릴 적부터 외식업계와 연을 맺을 운명이었다. 식당을 운영하는 부모님의 영향으로 친구들을 집으로 불러들여 밥을 해 먹이는 게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었다. 고등학교 때는 아르바이트 생으로 식당일을 하면서 일찌감치 현장 경험을 쌓아갔다. 

오기로 시작한 부대찌개

정 대표가 외식 창업 시장에 뛰어든 것은 27살 때다. 패기하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며 식당을 차리고 운영에 나섰다. 그러나 젊은 패기만으로 안 되는 무언가가 있었는지 몇 차례 실패의 쓴 잔을 들이켰다. 이후 뜻이 맞는 이들 4명과 함께 와인 바 프랜차이즈에 도전했고 당시 사무실로 쓰던 건물 1층이 비워져 있어 이곳에 식당을 차리게 됐다. 전혀 뜻하지 않았던 곳에서 킹콩부대찌개가 시작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정 대표는 “건물주가 1층이 비워져있다며 식당 한번 해보라고 권유했다”며 “처음에는 직원들끼리 점심식사나 같이 해먹자는 마음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이 건물 1층에다 식당을 차린 이들이 숱하게 많았지만 다들 폐업하기 일쑤였다”며 “외식 전공자인 우리가 식당을 제대로 차려보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겠냐는 난데없는 오기가 발동했다”고 말했다. 

숙명이었을까. 식당을 하기로 결정하자마자 아이템도 즉각 나왔다. 인근에 기사식당을 살펴보다 부대찌개에 대한 니즈가 있었지만 부대찌개를 파는 곳이 근방에 없었다. 그래서 아무 고민 없이 부대찌개로 결정했다.   

정 대표는 “익숙한 메뉴가 더 어려운 법이라고 자신 있게 부대찌개를 선택했지만 맛이 들쭉날쭉했다”며 “이렇게 하다간 보기 좋게 망하겠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부대찌개로 유명한 의정부와 송탄은 물론 전국 각지를 돌면서 비법 연구에 나섰다”며 “이대로 문을 닫는 게 이상하리만치 죽을 만큼 싫었다”고 돌아봤다. 

정 대표의 자존심과 집념은 대단했다. 유명 부대찌개집의 수십 가지 재료들을 수없이 확인하고 제대로 된 맛을 내고자 부대찌개를 끓이기를 무한 반복, 결국 만족할만한 맛을 확보하고 유지하게 됐다.  

특별한 인연이 만든 성공 스토리

노력은 배신하지 않았다. 찬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자 조금씩 손님이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어느 순간 들이닥치는 손님으로 정신을 못 차릴 지경이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가맹점을 내달라며 무려 1년 가까이 조른 특별한 인연이 킹콩부대찌개의 화려한 서막을 알린 것이다.  

정 대표는 “이 맛이면 성공할 자신이 있다며 무작정 가맹점을 내달라고 하더라”며 “처음에는 그냥 찔러보시는 줄 알고 거절을 반복했지만 그분의 진정성에 백기투항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 분의 사정을 들어보니 지문이 닳아 없어질 정도로 평생 고생만 하시던 분이었다”며 “가맹점을 내줬지만 이 가맹점이 실패하면 정말 안 되겠다는 압박감이 심했다”고 털어놨다.  

정 대표는 가맹 1호점의 성공을 위해 표준화된 레시피의 확보부터 식재의 차질 없는 공급까지 만전을 기하는 등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의 초석을 차근차근 다지기 시작했다. 1호 가맹점은 기대 이상의 ‘대박집’이 되면서 킹콩부대찌개의 이름을 알리는 주춧돌 역할을 하게 됐다. 

1호점 주인공인 조순자 점주는 지난해 자신의 인생을 돌아본 ‘킹콩을 닮았다’라는 제목의 자서전을 출간했다. IMF 외환위기 시절 신용불량자로 빚에 허덕이다 노점상과 채소가게를 하던 중 우연히 맛본 킹콩부대찌개가 자신의 모든 것을 바꿨다는 내용이다. 조 점주는 나중 지인 4명에게 킹콩부대찌개 개업을 권유했고, 이중 2명은 자신의 돈을 빌려주면서까지 창업을 권유할 정도로 무한 신뢰를 보냈다.   

정 대표는 “조 점주님이나 저나 힘들었던 시기에 만나 좋은 결과를 얻었다”며 “뿌듯함 그 이상의 감동으로 조 점주님과는 지금도 엄마와 아들처럼 정말 잘 지낸다”고 환하게 웃었다.

내 가게를 여는 소중한 꿈 

부산 지역의 성공도 빼놓을 수 없다. 킹콩부대찌개 맛을 보고 부산에서 가맹점을 내달라는 예비 창업주의 요청에 지방 매장을 시범적으로 운영해보겠다는 생각이었다. 킹콩부대찌개가 부산에서 입맛이 맞을지 고민이 많았지만 이 가맹점은 순식간에 자리 잡게 된다. 현재 부산과 경남 지역에서만 34개의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고 킹콩부대찌개의 원조는 부산이라는 즐거운 오해까지 만들어냈다.     

킹콩부대찌개는 요즘에도 매달 2개 이상의 가맹점을 꾸준히 내고 있다. 이러한 속도라면 조만간 200개는 물론이고 300개도 욕심을 낼만하다. 별다른 홍보 마케팅도 없이 오로지 입소문만으로 이뤄진 결과라 의미를 더하고 있다. 폐점 매장 숫자가 거의 없다는 것도 자랑거리다.

그러나 정 대표는 250호점을 기점으로 가맹점 수를 늘리지 않을 계획이라고 한다. 지금도 가맹점보다는 직영점 확장 방안에 골몰하는 중이다. 

정 대표는 “직영점 점장 중 2년 이상 근무하면 창업비용의 50%를 지원하는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며 “3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까지 내 가게를 가지고 싶은 꿈이 있다면 그 꿈을 이뤄주는 그런 프랜차이즈가 목표”라고 말했다. 

정 대표가 이러한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은 가맹 1호점의 조 점주와 같이 자기 주변에 꿈을 주는 이들이 많았고, 결국 이들의 성공이 자신의 성공이라는 원칙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특히 프랜차이즈는 맛도 중요하나 결국은 사람과의 관계를 우선해야 지속적인 성공을 담보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정 대표는 최근 외식 프랜차이즈에 대한 시선이 좋지 못한 것도 무척 안타깝다고 강조한다.  

그는 “외식 프랜차이즈 갑을분쟁이 지속적으로 불거지면서 프랜차이즈에 대한 인식이 대체적으로 좋지 못하다”며 “점주들이 본사 평가지수를 매긴 것을 공개하고 거기에 미달되면 라이선스를 주지 않는 등 알곡과 쭉정이를 구분할 수 있게 외식 관련 법령의 전반적인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외식의 욕심은 끝이 없다”

최근 정 대표는 킹콩부대찌개에 이은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해 시험 가동하는 중이다. 회사 슬로건인 ‘배부름의 즐거움’처럼 맛은 기본으로 푸짐하고 값싼 아이템인 ‘밥볶다’란 돼지불백 전문점이다.

현재 3개 직영점으로 운영되고 있는 밥볶다는 돼지불백 전문점이 흔치 않다는 점에 착안했다. 돼지불백과 볶음밥을 무한리필로 먹을 수 있다. 직장인들을 위한 1인 메뉴와 삼겹살 등의 별도 메뉴도 있고 취향대로 밥을 볶아먹을 수 있는 다양한 재료가 차려진 샐러드바가 이색적이다. 

킹콩부대찌개 역시 무한리필이 가능한 사리면 등 푸짐함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앞으로도 대중적인 서민 음식을 기본으로 고객 피드백과 니즈에 귀 기울이겠다는 각오다.  

정 대표는 “외식산업에 종사하는 이상 언제든지 음식의 본질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다”며 “현재의 안정만을 꾀하면서 아무 것도 도전하지 않는다면 그건 외식인이 아닌 돈만 벌기 위한 장사꾼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계했다. 

그는 요즘도 직원들과 외식 관련 이야기를 나눌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한다. 아직도 못 먹어 본 음식이 산더미처럼 많은데다 더 많이 경험하고 느껴봐야 나중 후배들에게 더 많이 가르쳐줄 수 있다는 욕심이다. 올해 7년차를 맞은 킹콩부대찌개가 오랫동안 고객의 사랑을 받기 위해선 지금보다 더 열정을 가지고 현장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대표는 “외식의 욕심은 끝이 없는 것 같다”며 “나중 어머님 꿈인 대형 국밥집을 차려 함께 운영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무엇보다도 지금의 모든 점주님들과 허울 없이 마음을 여는 친구가 되는 것이 가장 큰 꿈”이라고 말했다. 


김상우 기자  ksw@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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