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초적 쾌락은 진정한 ‘YOLO’ 라이프가 아냐
말초적 쾌락은 진정한 ‘YOLO’ 라이프가 아냐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7.06.05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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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원 한국방송대 관광학과 교수·외식테라피연구소장

2017년 우리나라 소비 트렌드의 대세는 바로 욜로(YOLO)다. 수년 전 미국에서 등장한 신조어 YOLO는 ‘You only live once’의 약자로 ‘한 번 뿐인 인생’으로 풀이된다. 미국에서는 주로 10대 청소년들이,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20~30대 젊은 층이 ‘YOLO 라이프’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청년실업률 증가와 좁아진 취업의 기회 등과 같은 사회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젊은이들 사이에 미래는 없다는 절망감이 팽배해졌고 그로 인해 미래를 준비하기 보다는 당장 급급한 현실에만 몰두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사실 YOLO는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더 유명해진 ‘Carpe diem’과도 상통하는 말이다. 카르페 디엠은 호라티우스의 라틴어 시 한 구절로부터 유래한 말로 ‘현재를 잡아라(Seize the day)’는 뜻으로 쓰였다. 즉 한번 뿐인 인생을 헛되이 보내서는 안 될 것이고 지금 이순간의 소중함을 깨달아 현재에 집중하고 더욱 노력하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우리 삶에서 절대 돌아오지 않는 것이 바로 지금 이 순간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고 최선을 다하라는 교훈을 주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교훈적 메시지가 자칫 젊은이들에게는 암울한 미래에 대한 걱정은 잊고 당장 이 순간을 즐기라는 쾌락적 메시지로 와전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요즘의 소비풍조를 보면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열심히 공부해도 취업하기 어렵고 어렵사리 취업을 해도 월급모아 내 집 마련하기 어렵고 결혼해서 아기 낳아 키운다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현실에서 미래를 준비하라는 말은 어쩌면 기성세대의 무책임한 훈계일지도 모른다. 우리의 현실이 이렇게 어렵고 힘들다보니 젊은 세대들은 일찌감치 미래를 위한 준비에 손을 놓아 버렸다.

이런 와중에 취업도 포기하고 평생을 아르바이트로 살아가려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어느새 서울에 1인가구가 20%를 훌쩍 넘어섰다. 네 명중 한 명은 혼자살고 있다는 뜻이다. 나중에 나이 들어서 어떻게 살겠냐는 물음에 답할 여유조차 없다. 당장 나 혼자 먹고살면 다행이라는 것이 요즘 젊은이들의 생각이다.

그렇다보니 이들의 소비성향도 지금 이 순간 나를 위한 소비로 전향하고 있다. 미래를 위해 아끼고 저축하는 부모세대와는 정반대 현상이다. 어차피 미래가 없다면 지금 당장 내가 필요로 하는 것, 내가 원하는 것에 충실하겠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경기가 어려워도 공항에 가면 해외 여행하는 젊은이들로 붐비고 고급차에 고급 음식점을 이용하는 소비계층은 주로 젊은이들이다. 심지어 작은 사치라고 해서 늘 누릴 수는 없지만 단 한 번 만이라도 고급 생활문화를 누리고 싶은 사람들에게 고가에 임대하는 사업이 뜨고 있다. ‘작은 사치’라는 명분을 주고 소비자의 과소비를 유도하는 기업의 상술인 셈이다.

미래에 대한 절망으로 고통 받는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왜곡된 YOLO 라이프가 자리 잡아서는 안 될 것이다. 어차피 한 번뿐인 인생, 오늘만 즐기자는 생각은 자칫 흥청망청 그릇된 소비와 함께 어느 한 순간에 무너지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요즘 대학가에서는 소위 ‘해피풍선’이라고 하는 물건까지 등장해 젊은이들을 환각 세계로 빠뜨리기도 하는 모양이다.

술과 담배뿐만 아니라 화학물질까지 이용해 오직 이 순간만을 즐기려는 풍조 역시 잘못된 YOLO 라이프인 셈이다. 미래에 대한 절망감이 크면 클수록 자칫 퇴폐풍조에 의한 잘못된 소비가 번성할 수도 있다.

이에 편승해 사치와 향락적인 서비스에 불합리한 가격으로 포장한 왜곡된 상품이 기승을 부리기도 한다. 외식서비스를 비롯해 모든 서비스업에서 경계하고 주의해야 할 대목이다.

진정한 YOLO 라이프는 하루를 살아도 행복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오늘에 최선을 다하고 한 번뿐인 인생, 소중하고 가치있게 살아가는 방식을 의미한다. 몇 십 년 동안 한결같은 가격으로 정성어린 음식을 팔고 있는 부부가 있다. 그들은 오늘도 어제처럼, 내일도 오늘처럼 살아갈 것이다.

그들이 가진 모든 것을 내놓고 음식을 만들어 파는 모습이야말로 진정한 YOLO라고 믿는다. 소비자들도 오늘 하루 더욱 건강한 삶을 위해 건전한 외식에 전념하는 것이 진정한 YOLO 소비인 셈이다. 진정으로 소중한 오늘을 대하는 자세야말로 가치있고 현명한 YOLO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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