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음식의 세계화' 도 '영어'하기 나름
'한국음식의 세계화' 도 '영어'하기 나름
  • 관리자
  • 승인 2006.10.24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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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문 前타워호텔 대표
극심한 불황과 소비위축이 사람들이 내다 버리는 잔반과 음식물 쓰레기 감소로 이어지자 그로 인한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 사생결단 뛰어 다니던 고양이와 생쥐가 막다른 골목에서 마주쳤다.

이제 다 살았구나 절체절명의 위기를 느낀 '고양이 앞의 쥐'는 죽더라도 큰 소리 한번 치고 가겠노라 작심하고 냅다 고함을 질렀다. '멍멍멍! 멍멍멍!. 생쥐의 울부짖는 듯한 개 짖는 소리에 놀란 고양이는 그만 겁을 먹은 듯 삼십육계에 줄행랑치고 말았다.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생쥐가 기진맥진 집에 돌아오니 슬픔에 잠겨 생쥐의 장례준비를 하고 있던 가족들이 죽은 줄 알았는데 어떻게 살아 왔느냐고 물었다. 잠시 후 물 한 컵으로 목을 적신 생쥐의 대답이 독백처럼 흘러 나왔는데 그 말이 걸작이다.

“외국어 한 가지는 필수라니까...”

아쉬움과 후회, 내 영어의 추억

‘한국인의 영어 능력은 아시아권에서도 최하위 수준이며, 대학 졸업생들의 영어 구사 능력은 비즈니스에 활용하기에는 낙제점 수준이므로 영어능력 향상을 위한 새로운 교육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전경련 교육발전위원장 등 재계 유력 인사들과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 만난 자리에서였다.(동아일보 2006.10.21)

새삼스런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 동안 정부와 민간 사이드에서 영어에 쏟아 부은 엄청난 규모의 투자도 별 볼일 없었다는 뜻이어서 그 뒷맛이 도무지 개운치 않고 씁쓰레하다 .

그러면 이렇게 말하는 나의 영어는 어디쯤 일까. 나는 영어를 잘 하는 편이 아니다. 읽기와 쓰기는 그런대로 괜찮은 편이지만 듣기와 말하기는 그저 그렇다는 이야기다. 그 짧은 영어능력으로 40년 직장생활(공군장교 4년 포함), 10년간의 외식기업 과 호텔 대표직을 별탈없이 마쳤으니 운이 좋았다고 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별 탈 없었다고 잘 했다는 이야기는 아니므로 그로 인한 아쉬움과 후회도 적지 않다. 짧은 영어 실력으로 크게 낭패 본 일은 없었다지만, 더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지 못 한 데 대한 유감이요, 영어능력 향상을 위해 절치부심, 주경야독의 각오로 도전하지 못한 게으름에 대한 자책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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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전략 의 필요조건인 영어

때는 바야흐로 글로벌 시대, 글로벌 가치전쟁 시대다. 글로벌 커뮤니티에서 글로벌 피플과 어울리지 못하면 '글로벌 왕따'로 전락할 수 밖에 없고, 따라서 생존자체가 쉽지 않다는 것이 글로벌 시대의 엄혹한 시대정신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외식경영학회가 학술세미나를 열면서 그 주제를 '한국 음식의 세계화 전략방안'으로 설정한 것은 참으로 시의적절한 기획이라는 생각이다.

올 봄의 학술대회에서는 '우리 외식상품의 세계화 정책방안'이 발표됐고(2006.6.3.농림부 장승진 과장) 3년 전에도 우리 음식의 세계화 전략이 포함된 좋은 논문의 발표와 진지한 토론이 있었다.(2003.5.24,'한국외식산업의 정책과 교육의 새로운 대안' 김태희, 이영남, 박흥현, 이경희, 고재윤, 경희대)

그 논문은 한국음식 세계화 전략을 한식 고부가가치화 정책과 해외시장에서의 한국음식 이미지 개선, 그리고 외식산업의 국제 프랜차이징 활성화 등 세 가지에 두고 구체적 세부방안을 다양하게 제시하고 있거니와 그 타당성과 효과성의 중량감은 지금도 상당하다.

이번 세미나도 학계의 보다 진전된 연구성과와 업계의 축적된 경험 노하우가 소개되리라는 믿음으로 여전히 기대가 크다.

하지만 과문의 탓일지는 몰라도 한국음식 세계화 전략의 필요조건인 업계 관계자들의 영어 능력향상에 관한 본격 논의가 이번에도 빠져 있는 듯해서 조금 아쉽고 유감스럽다.

그 이유가 가령 영어의 중요성은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한국음식의 세계화 전략'이라는 거대담론에 비해서 그 무게가 덜 하기 때문이었다면, 이제 '영어능력의 세계화 전략'이라는 실용담론의 체감 무게도 그에 못지않게 끌어 올릴 때가 됐다는 생각이다.

'한국음식의 세계화 전략'은 영어로 시작되어 영어로 마무리된다는 게 내 생각이다. 우리 음식이 제 아무리 '메이드 인 코리아 전자& 통신 제품'처럼 세계인의 오감을 사로잡은 들, 그 마케팅 전략이 제 아무리 빼어난들 업계 일선 종사자들의 영어 능력이 따라주지 못하면 무슨 소용이 있고 무슨 유익이 되겠는가.

오늘날 영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생쥐 마저 '외국어 하나는 필수'라고 고백하는 이 시대, 글로벌 시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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