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잃은 아이스크림 정찰제… 할인점만 활기
힘 잃은 아이스크림 정찰제… 할인점만 활기
  • 김상우 기자
  • 승인 2017.06.10 1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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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 성수기인 여름철을 맞아 온라인과 오프라인 가릴 것 없이 아이스크림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아이스크림 할인전문점이 최근 급격히 증가하면서 지난해 8월 시행된 아이스크림 가격정찰제가 유명무실해졌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100여 종이 넘는 각종 아이스크림을 권장소비자가격의 절반 수준이나 이하로 구매할 수 있는 아이스크림 할인전문점이 인기다. 사진=식품외식경제 DB

옥션, 지난 4년 간 414% 폭증

온라인마켓 옥션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아이스크림(빙과류)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98%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3년과 비교하면 414% 폭증했다.  

옥션 측은 이같은 판매 활성화의 이유로 ‘스마트배송’, ‘홈플러스 당일배송관’ 운영 등 빠른 배송 서비스와 포장기술 등이 뒷받침한 것으로 분석했다. 즉 온라인에서도 아이스크림이 녹지 않은 상태에서 편리하게 받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드라이아이스를 넣은 스티로폼 박스에 아이스크림을 담아 영하 70℃ 이하 상태에서 배송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아이스크림 할인 행사가 주효했다. 빙과 업계와의 제휴를 통한 다양한 프로모션을 마련하면서 가격을 대폭 낮추고 있다. 옥션은 최근 롯데제과와 함께 진행한 ‘우리 단짠길만 걷자’ 프로모션에서는 인기 제품인 ‘죠스바’, ‘수박바’, ‘스크류바’를 오픈마켓 단독으로 선보였다.

짜먹을 수 있는 슬러시 형태로 파우치에 담은 아이스크림 3종 상품은 한 가지를 선택, 총 12개를 62% 할인된 6900원에 선보여 하루 평균 3천 세트 이상 판매하고 있다. 지난 1일에는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하겐다즈’가 공식 입점하고 옥션 회원만을 위한 단독 상품도 내놨다. 

임학진 옥션 식품팀 팀장은 “배송 및 포장 서비스가 진화하며 공산품, 생활용품은 물론 아이스크림, 신선식품 등 보다 다양한 상품의 온라인 구매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할인점 열풍, 공급업체 수익성 고민

100여 종이 넘는 각종 아이스크림을 권장소비자가격의 절반 수준이나 이하로 구매할 수 있는 아이스크림 할인점도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아이스크림 할인점은 대구, 포항, 울산, 경주 등 영남지역에서 큰 인기를 끌더니 수도권까지 올라온 상태다. 서울에는 이미 100개가 넘는 아이스크림 할인점이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스크림 할인점은 냉동고와 계산대 등 최소한의 기물과 판매원 1명만 있으면 운영이 가능하다. 보증금·임대료를 제외하고 최소 1천만 원에서 최대 3천만 원의 초기 투자비용이 든다는 게 해당 업체의 설명이다. 또한 국내 주요 빙과업체와의 직거래를 통한 유통 마진 절감으로 반값 판매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업체 관계자는 “요즘은 사계절 내내 아이스크림을 찾는 이들이 많고 창업비용도 저렴해 부업으로 괜찮은 아이템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이스크림 할인점이 급증하자 동네슈퍼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아이스크림 할인점 인근에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이 모씨는 “아이스크림은 다른 상품을 판매하기 위한 미끼 상품”이라며 “대형마트 득세도 모자라 아이스크림 고객까지 빼앗기는 참담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아이스크림 할인점의 증가와 온라인마트의 할인행사가 꾸준하면서 일각에서는 빙과업체들이 자발적으로 아이스크림 정찰제를 포기한 것이 아니냔 목소리다. 지난해 8월 국내 주요 빙과업체들은 편의점과 슈퍼마켓, 대형 마트 등에서 과다한 할인으로 손해가 막심하다며 권장소비자가 표기를 확대한 아이스크림 정찰제를 시행했다. 그러나 아이스크림 가격 정찰제에 소비자들의 부정적 반응이 커지자 결국은 흐지부지한 상태가 되고 말았다. 

A업체 관계자는 “제 값주고 아이스크림을 사먹으면 바보라는 소비자 인식이 커 아이스크림 정찰제가 정착되기 쉽지 않다”며 “일부 품목은 할인에서 배제하고 있지만 ‘안 사먹으면 그만’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이러한 시장 환경에 기존 제품의 공급가 인상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프리미엄 아이스크림과 저가 아이스크림의 투트랙 전략과 이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시현하느냐가 수익성 증대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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