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경영 반대편에 선 외식업체 CEO의 몰락
윤리경영 반대편에 선 외식업체 CEO의 몰락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7.06.10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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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경제사회는 21세기 들어 윤리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윤리경영은 경영 및 기업활동에서 ‘기업윤리’를 최우선 가치로 생각하는 것이다. 이는 CEO를 필두로 투명하고 공정하며 합리적인 업무 수행을 추구하는 경영정신이다.

기업의 목적은 이제 이익의 극대화에 그치지 않는다. 경영성과가 아무리 좋아도 사회적 신뢰를 잃으면 결국 기업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인 요구에 따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다.

국제표준화기구(ISO) 산하 소비자정책위원회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에 관한 표준안 작업을 승인함으로써 윤리경영을 ISO 9000(품질인증), ISO 14000(환경보호 인증)과 같은 범주에 포함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국제경제사회에서 '기업윤리'가 21세기에 기업들이 갖추어야 할 기업경쟁력으로 대두되는 등 윤리경영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도 전담부서를 설치하는 등 윤리경영을 도입하고 있다.

윤리경영은 기업의 생산 활동 과정뿐만 아니라 임직원의 의식과 행동도 사회적 규범에 충실할 것을 요구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막대한 경영이익을 얻은 기업의 CEO라도 사회적 가치를 어지럽힐 정도의 행위를 한다면 기업의 가치도 떨어지게 된다.

최근 성추행 혐의로 피소된 ‘호식이두마리치킨’의 최호식 회장은 이같은 윤리경영의 척도로 볼 때 자기 손으로 기업을 파괴한 사례다. 기업은 단순히 오너의 개인 재산이 아니다. 임원부터 말단 사원까지 기업 구성원 모두의 공공재이기도 하다. 또 해당 기업의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도 넓은 의미에서 같은 배를 탄 동반자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호식이두마리치킨의 경우 지난 2015년 매출 570억7천만 원에 영업이익 100억7천만 원, 당기순이익 118억4천만 원을 올려 20%에 육박하는 수익률을 보인 중견기업이면서도 법인등기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1천여 개 이상의 가맹점을 둔 외식프랜차이즈가 오너의 개인사업으로 운영된 것이다.

이같은 경영방식부터 문제라는 지적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오너가 최소한의 사회적 책임을 갖지 않은 만큼 도덕적 책무도 보통사람보다 가볍게 여겼을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도 있다. 최 회장은 한 때 일본에서 유행했다는 ‘허리 아래 일은 말하지 않는다’는 천박한 말의 신봉자였을지 모른다.

그는 사건 직후 공문을 통해 가맹점주 등에게 "기본적으로 오해와 소통 부족에서 태동한 사안으로 관련 당사자 간 대화를 통해 조속 종결되었음을 알려 드린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져 소비자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경찰은 최 회장에게 출국금지 조치를 내리고 곧 출석 통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혐의는 조사를 통해 낱낱이 밝혀질 것이다. 하지만 그의 범죄혐의에 대한 처벌과 별개로 호식이두마리치킨에 몸담았던 본사 임직원의 명예 실추와 1천여 가맹점주들의 손실은 어떻게 할 것인가.

더구나 호식이두마리치킨 측은 유난히 가족 가맹점이 많다는 점을 내세워 왔다. 각각 가맹점을 운영해 온 수많은 가족들이 성범죄 기업과 한 몸이라는 사회적 비난을 감수해야 할지도 모른다.

너무 파렴치한 성범죄 의혹을 저지르고 변명에 급급한 태도를 보면서 윤리경영이라는 말을 떠올리는 것조차 민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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