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외식사업 매각 실패 후 재정비 나서
이랜드 외식사업 매각 실패 후 재정비 나서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7.06.10 13: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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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력 없는 브랜드 철수하고 매장 정리

이랜드그룹이 매각에 실패한 외식사업의 재정비에 나섰다. 수익성이 낮은 브랜드는 정리하고 인지도 높은 브랜드 위주로 재편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외식산업의 경기 침체와 그룹 이미지 하락 등으로 개선 효과는 미지수라는 전망이다.

이랜드파크와 업계 등에 따르면 이랜드는 기존 매장 1~2개의 소규모 매장을 정리하며 브랜드 개편 작업을 하고 있다. 이랜드파크는 외식사업부를 통해 자연별곡과 애슐리, 리미니, 수사, 프랑제리, 후원, 반궁, 글로버거 등 20개의 브랜드를 운영했다. 이 중 경쟁력이 떨어지는 군소 브랜드 정리를 통해 경영 효율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모뉴망·글로버거 사실상 정리

지난 2월 단 1개에 그쳤던 마카롱 브랜드 모뉴망 매장의 문을 닫고 브랜드를 철수하기로 했다. 같은달 수제버거 브랜드 글로버거 안양 평촌점의 문을 닫았다. 글로버거는 이랜드가 운영하는 테마파크 이월드에만 입점해 있어 일반 고객 접근성이 떨어졌다. 글로버거는 평촌과 대구에만 입점해 있었으나 평촌점 폐점으로 현재 대구 1곳만 운영되고 있다.

이어 4월에는 브런치 카페 비사이드의 강남 매장을 폐점하고 브랜드 운영도 접기로 했다. 이랜드는 하반기에도 브랜드 구조조정과 점포 재배치 등을 통해 경영 효율화에 나설 계획으로 전해졌다.

이랜드파크는 경쟁력있는 브랜드 위주로 외식사업을 재편할 계획이다. 애슐리와 자연별곡, 수사, 리미니, 아시안문, 후원 등을 꼽고 있다. 애슐리와 자연별곡은 이랜드파크의 대표 외식 브랜드로 매출 증대에 크게 기여했다.

애슐리는 2000년대 초반 패밀리레스토랑의 붐과 함께 큰 인기를 누렸다. 자연별곡도 2015년부터 불기 시작한 한식뷔페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계절밥상’과 ‘올반’, ‘풀잎채’와 함께 4대 브랜드로 불리며 성장을 주도했다.

하지만 이랜드의 고민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주력으로 내세운 브랜드의 소비 트렌드가 하향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패밀리레스토랑은 경기침체와 1인가구 증가 등으로 급격한 내리막길을 타고 있다.

지난 1995년 한국에 들어온 베니건스가 바른손에 인수 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2월 완전히 사업을 접었다. 아웃백과 TGI프라이데이스도 매장과 수익이 급격히 줄며 고전하고 있다. 최근 애슐리 W와 애슐리 퀸즈 등을 내놓으며 변화를 꾀하고 있지만 성과는 미지수다.

주력 브랜드 트렌드 퇴조

한식뷔페 성장세도 꺾였다. 2년 전만해도 고객이 길게 줄을 섰지만 지금은 그 모습은 찾아 보기 어렵다. 2013년 선을 보인 계절밥상은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2014년 26개 매장을 열었지만 지난해에는 12개에 그쳤다. 자연별곡은 2014년 20개 매장을 열고 2015년 49개까지 늘리며 출점에 속도를 냈다.

하지만 성장세가 꺾이면서 노원점, 양재점, 수유점, 서면주디스점 등 4곳의 문을 닫는 등 부침을 겪다 현재 48개 매장으로 정체 상태다. 이랜드파크는 자연별곡의 신규 출점 대신 현 수준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이랜드파크 외식사업은 직영점 기준 전국에 30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연 매출은 약 7천억 원 수준이다.

외식 트렌드 변화뿐 아니라 기업 신뢰·이미지 하락도 마이너스 요인이다. 지난 4월 이랜드파크가 지난해부터 수개월 째 협력 업체 납품 대금 700여 억 원을 미지급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을 빚었다. 특히 지난해 10월 아르바이트 직원 등의 임금 80억 원을 체불한 사실이 국정감사 기간에 드러나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기도 했다.

잇단 악재와 실적 하락, 유동성 위기 속에서 이랜드파크는 외식사업 매각을 추진했으나 그마저도 성사되지 않았다. 대신 침구와 가구, 생활용품 등의 사업을 하는 모던하우스만 지난달 7천억 원에 파는 반쪽자리 매각에 만족해야 했다.

업계에서는 외식사업 매각 금액이 1조 원에 달할 거라는 관측도 있었다. 하지만 매각 불발을 두고 실제 가격이 훨씬 밑돌았거나 외식사업의 불확실성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결국 이랜드파크는 매각에 성공하지 못한 외식사업을 다시 끌어안고 실적 개선을 위한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 된다.

이랜드파크 외식사업부 관계자는 “외식사업은 브랜드 인큐베이팅 과정을 통해 사업성을 점검하고 있다”며 “일부 매장의 문을 닫고 브랜드를 정리한 건 맞지만 늘 해왔던 통상적인 업무 가운데 하나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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