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스타벅스도… 임대료에 두 손 들다

김상우 기자l승인2017.06.19l97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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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커피전문점 최초로 매출 1조 원 돌파의 이정표를 세운 스타벅스가 최근 서울 강남점을 폐점했다. 수익성은 좋은 편이었지만 감당하기 힘든 수준의 높은 임대료가 원인이 됐다는 전언이다. 메이저 브랜드도 강남이라는 핫 플레이스의 매력보다 높은 임대료에서 오는 손해가 더 크다는 진단이다.   

공공기관마저 임대료 ‘사냥’  

스타벅스 측은 강남점 폐점의 이유로 계약만료에 의한 폐점이라 밝혔다. 그러나 스타벅스 매장 중 폐점 결정의 주된 이유가 임대료인 것을 감안한다면 강남점도 비슷한 사유라는데 무게가 실린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보통 폐점 매장은 재계약 때 임대료가 크게 높아지거나 다른 매장이 더 좋은 조건을 제시했을 때, 혹은 건물주가 매장을 직접 차리길 원하는 단순 변심이 주된 이유”라며 “건물주가 매장을 운영하다 잘 안 돼 재입점을 요청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다시 들어가진 않는다”고 말했다.     

스타벅스의 이같은 방침은 핫 플레이스 매장이 가져다주는 브랜드 노출 효과보다도 매장 수익에 우선하겠다는 실리 전략으로 풀이할 수 있다. 또한 스타벅스 브랜드 파워가 이미 공고한 상태에서 임대료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무리하게 운영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다. 

스타벅스는 이달 기준으로 1040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매달 10여 개 매장을 꾸준히 신규 출점하고 있다. 매장 입점 요청이 여러 곳에서 쇄도하고 있지만 운영적인 면을 신중히 검토한 후 선별 입점하고 있다.   

그러나 스타벅스와 달리 브랜드 인지도가 취약한 업체들은 임대료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브랜드 노출 효과에 사활을 걸고 있다. 더욱이 이러한 심리를 악용해 일반 건물주가 아닌 공공기관까지 임대료 짜내기에 열을 올리는 상황이다. 

최근 부산역 매장의 폐점을 선언한 삼진어묵의 경우도 코레일유통의 과다한 임대료 책정 기준에 두 손을 들었다. 

지난 2014년 부산역 2층에 입점한 삼진어묵은 월 매출의 25%를 임대료로 내기로 계약했다. 코레일유통은 여기다 예상 매출액의 90%를 ‘하한매출액’으로 정해 삼진어묵의 실 매출과 상관 없이 정해진 임대료를 내도록 했다. 예를 들어 월 예상매출액이 10억 원이라면 6억 원의 실 매출이 발생하더라도 예상 매출액의 90%인 하한매출액 9억 원에 맞춰 2억2500만 원의 임대료를 내야만 한다. 

대전의 명물 빵집 ‘성심당’도 대전역에서 쫓겨날 처지다. 부산역 삼진어묵과 다르게 대전역 증축공사란 명목이지만 깊숙이 들어가 보면 임대료 갈등이 주된 원인이다.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안 재추진

문재인 정부는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최근 상가임대차보호법의 대대적 개정안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8일 소상공인 단체장과 정책 간담회를 갖고 상가임대차보호법의 개정을 약속했다. 

이 부위원장은 “임대차보호법 개정으로 임대료 인상 한도를 연 9%에서 5%로 낮추고 상가임대차 계약갱신청구권 행사 기간을 5년에서 10년까지 점진적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행법은 상가 임대 계약 후 5년 동안 건물주가 임대료를 연 9% 이상 올려 받지 못하게 하고 있지만 5년이 지나면 인상 제한 규정이 없다보니 마음대로 임대료를 올릴 수 있다. 5년 동안 기반을 든든히 닦아 장사가 잘되게 만들어 놔도 천정부지의 임대료 인상에 쫓겨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억지시키겠다는 의지다. 지난해 7월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련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으나 당시 정부와 여당의 반대로 무산되고 말았다. 

한편 프랑스는 최소 9년 동안 임차상인의 영업을 법적으로 보호해주고 있다. 임대인과 임차인이 별다른 얘기를 안 할 경우 계약은 자동으로 갱신된다. 일본과 영국 역시 임대인이 계약 갱신 요구를 거절하기 위해서는 각종 조건을 충족해야만 가능할 정도로 임차상인의 목소리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김상우 기자  ksw@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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