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실패 사례 밟는 학교급식, 올해도 파업

김상우 기자l승인2017.06.20l97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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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일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학교 무기계약직을 포함한 비정규직 철폐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홈페이지

문재인 정부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추진에 발 벗고 나서는 가운데 학교 급식 비정규직 조리종사자들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들의 파업은 매년마다 반복돼온 상황이지만 올해는 새 정부 출범과 궤를 같이하면서 세를 집결시키겠단 의지다. 요구를 관철시킬 최적의 시기라는 판단이다. 

반복되는 파업 “동등하게 대우하라”

지난 12일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하 학비노조) 경기지부는 오는 29일과 30일 전면 파업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학비노조 대전지부 역시 교육부와 교육청이 자신들의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같은 기간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근속수당 1년에 5만 원 이상 인상, 급식비 수당과 명절 및 정기 상여금, 맞춤형 복지포인트 차별 해결, 정부의 비정규직 대책에 무기계약직 포함, 교육부 및 교육청의 성실 교섭과 비정규직 제로화 정책에 적극 동참할 것을 요구했다. 이번 총파업 실시 후에도 요구가 관철되지 않는다면 오는 7월에도 총파업에 나설 방침이다.

학비노조의 총파업이 실행된다면 학교급식 중단으로 인한 학생들의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 그간 조리종사자들의 파업으로 급식이 중단될 때마다 일선 학교들은 빵과 우유, 라면, 도시락 등으로 대체해왔다. 매번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없는 터라 불편함을 감수하고 있다. 

서울 A고교 학부모는 “아이의 중학교 시절부터 (파업이) 이어져 이제는 연례행사처럼 느껴진다”며 “조리종사원의 심정도 십분 이해하나 아이들을 볼모로 요구를 관철시키겠다는 발상은 아니지 않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B고교 학부모는 “단순 비교일지는 모르겠으나 어렵게 임용고사를 통과해 교사가 된 이들과 동일 선상에 취급해달라는 것이 형평성에 맞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물론 조리 업무가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이들의 요구를 들어주려면 교육공무원 임용 체계를 전부 다 뜯어고쳐야 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기교육청과 대전교육청 등 각 지자체 교육청은 이번 파업을 두고 중앙 정부의 개입이 전제되지 않는 이상 뾰족한 해결책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의 요구를 들어줄 경우 적잖은 예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본, 파업에 학교급식법 재정비

만약 정부가 대규모 예산을 투입해 학비노조의 요구를 들어주게 된다면 우리나라 학교급식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대규모 예산이 투입돼 운영하는 공공급식이 된다.

우리보다 학교급식의 역사가 유구한 일본의 경우 조리종사자의 인건비는 각 지자체가 부담하고 식재비는 학부모들이 부담하는 구조다.

보호자의 부담액은 초등학교의 경우 약 250엔에 중학교는 300엔 정도다. 영양교사의 경우 약 42%가 지자체나 학교장의 판단에 따라 배치되지만 의무적으로 배치할 필요는 없으며 위탁급식과 직영급식을 취사선택할 수 있다. 조리종사자의 인건비도 학교 자율에 맡기고 있다.  

미국은 주정부와 연방정부가 보조금 지원과 수매농산물 제공 형태로 학교급식을 지원하고 있으며 급식 끼니 수와 개인 및 지역의 소득수준, 학교구별 급식 수혜자 비율 등의 요인에 따라 지원금을 각 학교에 차등 지급한다.

즉 선별적 급식 지원이며 모자라는 운영비용은 각 학교의 재량에 따라 이뤄진다. 대부분의 학교들은 지원금에 학부모 부담금으로 운영되는 형편이다. 조리종사자의 인건비 인상 여부도 학교들의 판단에 맡기고 있다.

독일은 각 주의 학교법에 따라 학교들이 위탁급식업체를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주정부의 지원을 받아 16개 주에 설치된 학교급식네트워크가 학교 급식 기획, 품질개선, 위탁급식 업체 선정, 학교 주방의 위생규정적용, 영양교육 등을 지원하고 있다.

김정욱 국가교육국민감시단 사무총장은 “일본은 1970년대 말부터 영양사노조와 조리종사원 노조의 갈등으로 인한 학교급식 파업 사태 빈발하고 인건비 상승으로 급식 만족도가 지속 하락하면서 학교급식 직영운영체제의 한계가 노출됐다”며 “이에 문부과학성은 학교급식합리화 조치로 학교 자율에 의해 학교급식 민간위탁이 가능하게 했고 자치성들의 급식예산 절감대책에 따라 민간 위탁 전환움직임이 활발해져 현재는 직영과 위탁이 적당한 긴장관계에서 상호 경쟁하며 학교급식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우 기자  ksw@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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