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근로시간 단축, 외식업계 “현실 무시한 조치”

인력난 가속화 전망… 소상공인 구분 요구도 이원배 기자l승인2017.06.20l97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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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핵심 정책인 근로시간 단축이 외식업계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으로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대선 후보 당시부터 일자리 창출의 핵심 과제로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1만 원 인상 등을 제시했다. 이 공약은 현재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의 일자리 100일 플랜 13대 핵심과제로 올라와 있다. 100일 안에 이행하겠다는 뜻을 천명한 만큼 문 대통령의 실행의지가 강하다는 뜻이다.

주당 근로시간 토·일요일 포함 논란 

현재 근로기준법에서는 하루 8시간, 주 40시간에 연장근로가 주 12시간까지 허용돼 주당 법정근로시간은 최대 52시간이다. 하지만 일주일 기준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일주일은 평일 5일이라고 행정해석해 토·일요일 각각 8시간의 휴일근로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이럴 경우 최장 68시간까지 근로시간이 늘어난다.

하지만 노동계는 일주일은 토·일요일을 포함한 주 7일로 근로기준법에 연장근로까지 포함해 52시간으로 정해져 있는데 노동부의 행정해석이 혼란만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근로시간 단축을 명확히 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발의돼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 개정안은 법정 근로시간인 주당 40시간에 12시간의 연장근로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하지만 특별연장근로 8시간 인정 여부와 휴일근로수당 가산 비율, 단계적 축소 여부 등 쟁점이 많다.

특히 휴일근로의 연장근로 포함 여부를 둘러싼 논란은 쟁점이다. 정부의 해석을 따르면 휴일에 근무한 노동자들은 평일임금에 50%를 더해 총 150%를 휴일근로수당으로 받을 수 있다. 반면 노동계의 주장대로 되면 휴일에 일하면 50%의 휴일근로가산금과 추가로 50%의 연장근로가산금도 받아 평일임금의 200%를 받을 수 있다.

현재 휴일근로의 연장근로 포함 여부 관련 소송은 현재 대법원에만 12건이 계류 중이다. 대법원이 휴일근로도 연장근로에 포함된다는 판결을 내릴 경우 기업이 일시에 추가 부담해야 할 금액은 한국경영자총협회 추산 약 7조6천억 원, 한국경제연구원 추산 12조3천억 원이다.

근로시간 단축은 일자리 창출효과가 있다는 조사가 나오고 있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김유선 선임연구위원의 ‘노동시간 실태와 단축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근로시간을 주 52시간으로 줄이면 33만~43만 명의 일자리가 늘어난다.

한국노동연구원도 주당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단축하고 근로시간 특례업종까지 포함하면 15만7천 명~27만2천 명까지 추가 고용이 가능하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정부, 법 통과 추진 안 되면 행정해석 폐기로

정부는 근로시간 단축을 위해 계류 중인 법안의 빠른 통과를 추진하고 상황의 여의치 않을 경우 노동부의 행정해석을 폐기해 관철시키겠다는 입장이다.

▲ 지난달 24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에 설치된 대한민국 일자리상황판 앞에서 참모진에게 일자리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정부는 지원대책도 내놓을 계획이다. 근로시간을 단축해 일자리를 늘린 기업에 인건비 및 설비투자 지원 확대, 근로시간 단축 컨설팅 및 인프라 확충 지원 등 중소기업, 영세사업자와 근로자 보호를 위한 종합지원방안을 이달 안으로 마련하기로 했다.

하지만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특히 영세사업장이 많고 인력난을 겪고 있는 외식업계는 생존조차 어렵다며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 13일 논평을 통해 “현재 대부분의 소상공인 스스로도 경제적 하위층이라고 호소하고 있으며 소상공인들의 30%가 월 평균 소득 100만 원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을 정도로 극한의 위기에 내몰려 있다”며 “일자리 문제와 최저임금 문제도 단순히 소상공인들을 사용자로 볼 것만이 아니라 경제적 불평등의 해소라는 측면에서 다뤄져야함을 지적하고자 한다”고 주장했다.

인력난을 겪고 있는 외식업계는 생존조차 어려울 수 있다며 걱정하고 있다. 실제 외식업계의 인력난은 심각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근로시간이 단축되면 추가 인력을 고용해야 하는데 구인난이 더 심해질 것”이라며 “비용도 문제지만 제대로 운영조차 하기 어려워 질 수 있다”고 토로했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노동자는 수입이 줄어들 수도 있다. 토·일요일, 공휴일 근무가 보편화 된 외식업계에서는 근로시간 단축이 바로 수입 감소로 이어진다. 

외식업계 “수입 줄어드는 종업원도 환영안 할 것”

위의 외식업계 관계자는 “근로시간단축은 외식경영자뿐만 아니라 수입이 줄어드는 직원들에게도 환영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며 “취지는 좋지만 외식업계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다”라고 덧붙였다.

한국노동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근로시간 단축이 되면 제조업노동자는 월 296만 원의 소득이 257만원으로 13%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중소기업계는 정부에 입장을 전달했다. 중기업계가 정부에 제시한 ‘근로시간 단축’안을 보면 △종사자 수 300인 미만에 대해 4단계로 세분화해 시행시기 연장 △법정시간 52시간 단축 시행 시 노사합의로 특별연장근로 상시 허용 등이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지난 8일 이용섭 일자리부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노동계층과 중·소상공인 처지가 별 차이가 없다”며 “최저임금 인상 등은 을(乙)과 을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지불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하면 마다할 수 없지만 그런 부분에 있어 영업 환경 개선이 논의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길 희망한다”며 “일자리 문제에 있어 중소상공인은 구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원배 기자  lwb21@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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