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당, 태극당, 상미당:서울 제빵점 3인방의 역사

권대영 한국식품연구원·한국식품건강소통학회 회장 식품외식경제l승인2017.06.20l97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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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제빵 역사는 사실 해방이후에 서울에서 문을 연 제빵 업계 3인방에서 시작된다. 지금은 많은 사람들은 기억 못하겠지만 고려당, 태극당, 상미당이 해방 후 대표적인 서울의 제빵점이다. 제빵업계의 역사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식품산업이 어떻게 나아야 갈지 생각하게 하는 부분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고려당, 태극당, 상미당 제빵 3인방은 60~70년대 산업화 시대를 맞아 각기 다른 여정을 걷게 된다. 특히 3인방 중 상미당은 제빵을 전통적인 가내 수공업에서 공장형 빵을 생산하는 것으로 규모화하고 대량 생산을 하는 기업화로 방향을 선회해 성공했다.

창업 2대에 가면서 상미당도 결국 공장형 빵을 생산하는 삽립식빵과 샤니, 두 개의 기업으로 분화하는 과정을 거친다. 물론 형제간의 분화이지만 그 후 다른 길을 걷는다.

고려당은 공장 생산보다는 시장에서 규모를 늘리기 위해 프랜차이즈 매장을 확대하는 등 양적 팽창에 치중해 뉴욕제과와 함께 한 때 가장 잘 나가는 제과점으로 우뚝 서게 된다.

반면 태극당은 양적 팽창에 관심이 없었는지 혹은 철학이었는지는 몰라도 대리점을 통한 양적 팽창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규모화보다는 전통 방식과 전통 가치를 고수하는 길을 걸었다. 다른 두 제빵점과 비교해 가장 정적인 길을 걸었다. 흔히 산업화시대의 용어로 보면 정체의 길을 걸어온 것이다.

60~70년대 산업화 시대 당시에는 생산체계의 변화와 규모화로 시장을 창출하고 시장을 지배하는 전략이 크게 성공한 것으로 본다. 삼립식품의 삼립호빵이나, 샤니 식빵이 대표적이다. 또한 70~80년대에는 유명한 제빵업계 프랜차이즈점이 기존의 동네 식빵점을 단숨에 제압하고 확장하는 것이 성공 전략이었다.

급속한 성장 시대에는 생산을 통해 독점적 지배력을 확보하는 것이 시장에서 살아남느냐 못 살아남느냐의 관건인지라 당연한 전략이라고 본다. 그러나 이러한 산업시대가 꺾여 가는 시대에는 이러한 생산 경제가 당연히 통하지 않을 것이다.

변화를 먼저 읽은 샤니는 완제품 형식의 공장생산을 거의 접고 다시 B2B 형태의 새로운 개념의 브랜드를 론칭해 성공하게 된다. 이 브랜드가 파리바게뜨다. 결국 돌고 돌아 생산 경제를 접고 소비경제로 돌아온 것이다.

그러나 1990년대의 생산경제의 종언을 알리는 IMF가 오면서 팽창적으로 생산경제를 추구해왔던 삼립식품은 망하게 되고 결국 동생 기업인 샤니에 흡수된다. 이런 과정으로 창립된 기업이 SPC그룹이다. 이렇게 되면서 공장형 빵의 시대는 종언을 고하게 된다. 소비자는 칼로리를 얻기 위해 값싼 공장 빵을 먹지 않고 맛있고 콘텐츠가 있는 빵을 먹기 원했다.

이러한 소비자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소비자가 요구하는 콘텐츠 개발에 소홀히 한 뉴욕제과와 고려당도 한 때 그 많은 명성과 영화를 뒤로 하고 IMF 이후 쇠락의 길을 걷게 된다. 지금 고려당은 뉴욕제과를 인수하는 등 부활하려고 애를 쓰고 있지만 존재 가치는 그리 크지 않다.

반면에 태극당은 한결같이 한길을 묵묵히 걸어와서 지금은 문화와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전통을 지키는 제빵점의 길을 가고 있다. 태극당이 가치를 지키고 문화를 살리면서 현재까지 걸어온 길을 묵묵히 걸어간다면 몇 백 년 동안 우리나라 대표적인 브랜드로 자리 잡을 것이다.

이러한 소비를 최고 가치로 추구하는 제빵점이 지방에도 있다. 프랜차이즈점도 추구하지 않고 대량생산도 추구하지 않고 오로지 가치를 지키고 있는 빵집들이다. 앞서 언급한 대전의 성심당, 전주의 풍년제과, 군산의 이성당이다.

소비자가 다양하게 진화하고 지구촌화 하는 글로벌 시대에는 생산력으로 경쟁하는 시대는 지났다. 오히려 빵의 다양성, 역사성, 맛의 특이성 등 다양한 콘텐츠가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다. 그럼 동네 빵집은 희망이 없는가? 그렇지 않다. 가치를 추구하는 소규모의 동네 빵집은 경쟁이 아닌 상생으로 충분히 살아남고 발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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