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경영의 동력 ‘윤리경영’
지속경영의 동력 ‘윤리경영’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7.06.20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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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가능성 측정하는 바로미터...중장기 매출증대 해법

외식사업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경영주와 고객, 종사자와 고객, 그리고 함께 음식점을 찾아 식사하는 고객과 고객이 외식사업의 주인공이다. 사람이 중요한 만큼 외식업계는 올바른 삶의 태도를 보여야 한다. 지역사회 공헌은 작은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미 많은 외식업 경영주들이 없는 살림을 쪼개 지역 독거 어르신이나 소년소녀 가장에게 무료 식사를 대접하고 있다. 기업형 프랜차이즈 외식업체는 윤리경영이 더 중요하다. ‘갑·을’ 속성을 가진 프랜차이즈 업계는 정직과 신뢰를 바탕으로 가맹본부와 가맹사업자의 관계를 정립해야 한다. 이런 외식업체는 바른 이미지를 내세워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서울 용산의 삼각지역 인근에 있는 허름한 국수집 ‘옛집’은 수십 년째 찾아오는 단골이 많다. 단골손님들은 대부분 옛집에 얽힌 일화를 알고 있다. 가난한 청년이 돈 없이 국수 한 그릇을 청해 먹고 도망갈 때 주인 아주머니가 뒤따라 나와 ‘뛰지 마! 넘어지면 다쳐!’라고 소리쳤다는 일화다.

이 이야기는 청년이 남미로 이민 가 크게 성공한 뒤 돌아와 국수 값을 갚은 사실이 방송에 소개되면서 알려졌다. 많은 사람들이 방송을 듣고 일부러 옛집을 찾았고 모두 단골손님이 됐다. 큰 선행도 아니고 단지 음식 값을 내지 않고 도망가는 가난한 손님을 배려한 마음씨 하나가 수십 년째 성업할 수 있는 동력이 된 것이다.

이근갑 교촌치킨 경기서부지사장은 지난 4월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에서 열린 ‘프랜차이즈포럼’ 세미나에서 “프랜차이즈 기업은 윤리경영과 사회환원, 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역할 등이 매우 중요하다”며 “교촌치킨은 지속적인 사회봉사활동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새롭게 만들어 신뢰받은 브랜드가 됐다”고 강조했다.

한식 브랜드 ㈜바른식의 김순금 대표는 본사와 가맹점의 ‘동반 성장’을 위한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물류 및 교육 시스템을 갖춰 2014년 교촌치킨과 함께 윤리경영대상을 받는 등 소자본 성공 창업의 대표주자로 주목받았다.

성장 가능성 측정하는 바로미터 윤리경영

부산시는 청년 등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지난해 7월부터 '소셜 프랜차이즈 창업지원 사업'을 벌인 결과, 6개월 만에 6개 업체가 프랜차이즈 등록을 마쳤다고 지난 1월 밝혔다. 이들 업체는 직영점 2곳과 가맹점 8곳 등 10개점을 신규 창업하고 모두 27명의 청년을 채용했다.

소셜 프랜차이즈는 기업의 경제적 이윤보다는 지역 사회공헌과 윤리경영 확산 등 사회적 가치 실현에 주력한다. 기존 프랜차이즈와 달리 점포 인테리어와 프랜차이즈 시스템 구축 등은 부산시와 부산디자인센터가 지원하고 본사와 가맹점은 적은 부담으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운영하면서 창업 성공률을 높이는 방식이다.

부산시는 지난해 사업 공모를 거쳐 해물전, 반찬류, 애완동물 용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6개 업체를 선정해 브랜드 및 인테리어, 홍보·마케팅, 교육·멘토링, 운영 등을 지원했다. 육전, 해물전 등을 파는 외식업체 '달'은 협동조합형 프랜차이즈 본부를 개설, 소자본 프랜차이즈 창업을 유도하는 등 가맹 진입장벽을 낮출 계획이다.

▲ 스타벅스커피 코리아의 2016년도 협력사 초청 동반성장 포럼 행사. 사진=신세계그룹 블로그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지난 2011년 100여 명의 협력회사 대표를 초청해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동반성장 포럼’를 개최한 이후 매년 윤리경영 및 동반성장 방안과 비전을 공유하는 행사를 열고 있다. 스타벅스는 정기적인 협력사 대상 설문조사를 통해 거래의 편리성, 대금결제의 합리성, 임직원 친절도, 임직원 청렴도 등에 대해 개선점을 찾고 이를 업무에 적극 반영하는 등 협력사와의 소통을 강화해 왔다.

포럼은 국내 외식업계의 대표적인 윤리경영 사례로 거론된다. 스타벅스는 이같은 윤리경영에 힘입어 1천개 점포를 돌파하는 등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을 휩쓸고 있다.

▲ 롯데칠성음료는 환경부와 함께 ‘어린이 물사랑 교육사업’과 생태관광 바우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사진=롯데칠성음료 제공

롯데칠성음료도 윤리경영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지난 2007년부터 3년 간 환경부와 함께 ‘어린이 물사랑 교육사업’을 진행하는 등 물의 소중함을 일깨웠다. 이를 위해 연간 2억 원의 환경기금을 환경보존협회에 지원하는 한편, 롯데칠성 임직원들은 전국 국립공원 환경정화행사에 참여했다.

또 환경부의 ‘생태관광 바우처 프로그램’과 ‘국립공원 자연보호활동’에 2년 간 3억5천만 원을 후원했다.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주최하는 생태관광 환경 콘서트를 후원하고, 그린카드제도에도 참여했다. 최근에는 저탄소 관련 인증을 잇따라 획득하며 환경 보호를 위한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이같은 윤리경영에 힘입어 국내 음료업계의 선두 자리를 내주지 않고 있다.

선행의 낭중지추(囊中之錐)로 매출증대

서울 강남에서 한식 전문점 대장금을 운영하는 조현수 대표는 지난 2013년 박사학위 논문 '외식업체의 지속가능경영요인이 경영성과에 미치는 영향'에서 50년 이상 역사를 가진 외식업체 177곳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윤리경영을 바탕으로 전략적 요인, 고객만족 경영, 종사자만족 경영, 지역사회 공헌, 친환경 경영, 위생관리에 주력한 외식업체일수록 지속가능 경영이 가능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중요한 요인이 바로 윤리경영이라는 결론이다.

윤리경영은 기업이 소비자, 사회, 자연과 끊임없이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전개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다우존스는 기업역량을 평가하는 데 리더십, 조직관리, 재무성적표만이 아니라 기업의 사회성, 환경보존 책임까지 측정해 다우존스 지속지수를 발표한다.

국제표준화기구(ISO)는 사회적 책임에 대한 국제표준인 'ISO 26000 SR'제정을 오는 2020년까지 마칠 계획이다. 'SR'은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에서 'C(Corpor ate)'가 빠진 것이다.

CSR는 사회적 공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말한다. 윤리경영, 환경경영, 투명경영, 신뢰경영' 등이 경제계의 화두로 등장하면서 나온 개념이다. 미국의 주요 CEO들은 3P(People, Planet, Profit)를 경영 목표로 제시한다. People은 기업이 사회구성원의 행복에 관심을 가져야 된다는 뜻이고, Planet은 환경보호, Profit은 기업의 이윤추구를 말한다. 사회구성원의 행복을 위한 사업을 벌이고 환경보호에 앞장서면서 마지막으로 이윤을 따지게 된다.

외식업계도 이같은 윤리경영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혁신적인 시행방안을 찾아야  한다.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할 필요는 없다. 착한 경영, 바른 경영은 주머니에 감춘 송곳처럼 드러나 최종 단계인 매출 증대를 불러온다. 또 지속경영을 가능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동력이 된다.

사라져야 할 외식업계 반면교사… 오너 리스크에 가맹점 눈물

지난 5일 외식업계의 낯이 뜨거워지는 사건이 벌어졌다. ‘호식이두마리치킨’의 최호식 회장이 입사 3개월째인 20대 여비서와 단둘이 술을 마시며 성추행하고 호텔에 들어가려다 미수에 그친 일이다.

최 회장은 성추행 협의로 입건됐고 경영에서 손을 떼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연 매출 500억 원이 넘는 기업을 법인등록조차 하지 않고 개인사업자로 운영해 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다. 막대한 세금 부담을 감수하면서 법인화 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냐는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전국 1천여 개에 달하는 가맹점들은 갑자기 닥친 ‘오너 리스크’(owner risk)에 매출이 반 토막 나는 등 큰 피해를 입고 있다. 서울의 한 호식이두마리치킨 가맹점주 A씨는 “지역 주민들이 고객이기 때문에 위생적이고 맛있는 치킨을 제공하기 위해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일했는데 허사가 됐다”며 허탈해 했다.

가맹점주들의 선한 의지가 최고 경영자의 비윤리적인 일탈행위로 꺾여버렸다. 외식업계에서는 아예 브랜드를 바꾸는 편이 유리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그동안 쌓아올린 브랜드 가치가 사라진 셈이다. 브랜드 이미지를 믿고 가맹한 영세 사업자들의 피해는 보상받을 수 없다.

이랜드그룹의 계열사 이랜드파크는 지난해 12월 애슐리, 자연별곡, 피자몰 등에서 아르바이트 근로자들에게 지급할 급여를 떼먹은 사실이 드러났다.

주요 내용을 보면 △휴업수당 미지급 31억6900만 원 △연장수당 미지급 23억500만 원 △연차수당 미지급 20억6800만 원 △임금 미지급 4억2200만 원 △야간수당 미지급 4억800만 원 등 총 83억7200만 원이다.

여기다 고용부 인가를 받지 않은 18세 미만 근로자에게 야간 근무를 시켰고 근로계약서 필수 기재 사항 누락과 휴식 시간을 주지 않았다. 연소자 증명서 비치 규정 등도 어겼다.
이뿐만 아니다. 올 4월에는 협력업체 납품 대금을 수개월째 지급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해 11월부터 5개월간 이랜드파크의 협력사 미지급 금액은 약 700억 원에 달했다, 피해 업체는 15곳이나 된다. 협력 업체 대금 미지급은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됐다. 초기에는 일주일 혹은 열흘 씩 지연되다가 11월부터 본격적으로 밀리기 시작해 미납 규모가 커졌다. 이랜드파크와 오랜 기간 거래한 업체일수록 피해 규모가 커 많게는 20억 원이 넘는 곳도 있다.

대금 미지급 업체를 대하는 이랜드파크의 행태도 도마에 올랐다. 일부 업체가 납품을 중단하는 강수를 뒀지만 해당 메뉴를 대체하는 신메뉴를 출시하며 새로운 납품업체를 찾는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왔다.

이랜드그룹은 정직경영과 나눔경영(사회환원)의 실천을 통해 이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겠다는 기독교 정신을 기업 철학으로 내세워 왔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윤리경영 실천의 중요성이 부각되기 훨씬 이전인 이랜드 창업 초기부터 차별된 경영이념과 ES(이랜드 스피릿), 직업관, 기업문화를 통해 회사와 구성원 모두가 올바르게 일하고 올바르게 경영하는 윤리적 기업환경을 조성해 왔다고 자랑했다.

하지만 속내는 이와 너무 다르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이랜드파크의 외식 브랜드는 지속적으로 매출이 떨어지면서 고전하고 있다.

이들 사례는 앞으로 외식업계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기업은 경영자의 도덕성과 올바른 경영시스템이 또 하나의 성장동력으로 작용한다. 이를 잊는다면 기업 성장은커녕 한 순간에 시장에서 퇴출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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