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일자리 정책 도우미 외식업계… 실상은 희생양
정부 일자리 정책 도우미 외식업계… 실상은 희생양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7.06.27 1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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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중견 외식업체는 정규직화 선도 역할
최저임금 인상·근로시간단축으로 빈사 위기
IT 장비 도입으로 일자리 줄이는 업소 증가

정부의 일자리정책을 놓고 외식업계의 역할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최근 일부 언론은 CJ푸드빌과 스타벅스, 고기구이 프랜차이즈 하남돼지집 등의 사례에 비춰볼 때 외식업계가 일자리 창출에 앞장선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CJ푸드빌은  ‘CJ꿈키움요리아카데미’를 설치하고 베이커리, 바리스타, 요리 등 3개 부문에서 각 12명씩 총 36명을 선발해 전문교육을 거쳐 채용까지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CJ푸드빌은 이미 지난 2013년 6월부터 시간제 아르바이트 직원도 본인이 원하는 시간에 맞춰 지속적으로 일하며 4대보험 지원을 받는 등 사실상 정규직화를 마쳤다.

스타벅스도 모든 아르바이트생을 정직원으로 채용한다는 방침 아래 장애인 바리스타 채용, 리턴맘 프로그램 등 일자리 창출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SPC그룹도 파리바게뜨, 파스쿠찌 등 가맹점을 제외한 계열사의 비정규직을 10% 이내로 유지하고 있다.

중견 외식 프랜차이즈 하남F&B(하남돼지집)는 현재 76%인 직영점 정규직 비율을 최대 85%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하남돼지집은 정규직 근무를 원하는 직원에게는 공정한 심사를 통해 언제든지 정규직 직원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같은 외식업체의 역할은 통계청 조사 기준 비정규직 비율이 32.8%인 국내 고용시장에 비춰볼 때 선도적 수준으로 평가할 수 있다. 정부도 정규직 확대를 핵심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일자리위원회를 설치하면서 비정규직 비율이 높은 민간기업에 ‘고용부담금‘을 부과하겠다는 방침까지 세웠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1일 청와대서 열린 일자리위원회 1차 회의에서 “친(親)노동이기도 하지만 친경영, 친기업이기도 하다”며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에게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데 역할을 해주면 언제든지 업어주겠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정부 정책에 현실적으로 공감했으며 우리 상공업계도 일자리 창출을 가장 보람있는 사회적 책무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이런 역할에 충실한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것은 올바른 정책이라고 생각하며 대통령이 업어주시는 날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대기업과 중견업체를 제외한 외식업계의 속내는 복잡하다. 정부의 일자리창출 정책에는 공감하지만 전체 90% 정도가 영세규모인 외식업계로서는 정규직, 비정규직을 가릴 형편이 못 되기 때문이다. 여기다 정부가 오는 2020년까지 최저 시급을 1만 원으로 올리고 외식업계를 근로시간특례업종에서 제외하면서 주당 52시간 근무를 법제화할 경우 일자리 창출은커녕 폐업이 속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외식업계에서는 최저시급을 올릴 경우 종사자를 줄일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자리 창출이 아닌 일자리 줄이기의 대표적인 업종이 될 가능성이 더 커지게 된다. 

근로시간 단축도 정부가 근무시간을 쪼개 국민이 여유 있는 삶을 누리면서 보다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낸다는 취지로 추진하고 있으나 외식업계로서는 당장 받아들이기 어려운 입장이다.

지난 2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중소기업 3대 정책현안 진단 간담회’에서 김강식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최저임금 1만 원 인상이 3년간 이뤄질 경우)영세사업자들은 너무 급격한 인상률 때문에 사업을 접거나 고용을 줄일 것이 뻔하다”며 “결과적으로 저임금 근로자들을 위한다는 정책이 오히려 그들을 더 어렵게 할 여지가 크다”고 주장했다.  

이근재 한국외식업중앙회 서울시협의회장은 “최저임금 인상 시, 인건비 비중이 올해 16.1%에서 2020년 20%를 초과하는 반면, 영업이익 비중은 같은 기간 10.5%에서 1.7%까지 감소하기 때문에 자영업자 수익이 현저히 낮아진다”며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종업원 감축을 시도하고 이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휴·폐업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부 외식업종은 IT 기술 등을 접목한 첨단 장비 도입으로 인건비 부담을 덜게 될 전망이다. 전직원 정규직화를 내세우고 있는 스타벅스는 이미 사이렌오더나 전자동 에스프레소 추출기 등으로 인건비 부담을 줄이고 있다.

또 패스트푸드점의 키오스크나 휴게음식점업의 전자동오븐 등 일손을 더는 장비가 속속 등장하면서 외식업계가 일자리 창출의 주인공이라는 평가가 무색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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