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O 서비스로 시작된 4차 산업혁명, 기회의 폭 넓힌다
O2O 서비스로 시작된 4차 산업혁명, 기회의 폭 넓힌다
  • 김상우 기자
  • 승인 2017.06.27 17: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통적인 공급-수요 관계의 혁명적 변화

4차 산업혁명은 식품·외식업계의 기회일까, 위기일까? 이미 변화는 시작됐다고 비켜 서기엔 물결의 폭이 너무 넓다. 4차 산업혁명이란 말에 따라야 할 생산성의 급증 가능성은 낮지만 혁신의 강도는 혁명적이다. 식품·외식업계도 이미 4차 산업혁명의 물줄기 한 가운데로 들어서고 있다.

준비할 때가 아니라 당장 시행하면서 새로운 조류에 발 맞춰야 한다. 여기서 4차 산업혁명은 IT기술의 첨단화에 따른 식품·외식업계와 응용기술의 접목을 말한다. 지난해 집중 조명 받았던 푸드테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중요한 사실은 4차 산업혁명의 정확한 정의가 내려지지 않았으나 벌써 혁명은 시작됐다는 점이다.

식품·외식업계는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크게 공급자와 소비자로 나뉜다. 공급자는 끊임없이 새로운 상품을 제공하고 소비자는 수많은 상품 중 하나를 고르는 과정을 통해 트렌드를 만들어낸다.

4차 산업혁명은 이같은 전통적인 공급-수요 관계의 혁명적 변화를 말한다. 변화의 중심은 상품이다. 첨단 가공기법으로 제조된 HMR이나 새로운 조리법으로 만든 메뉴 등 직접 상품뿐만 아니라 서비스도 중요한 상품이다. 이들 상품은 가장 필요한 때 가장 적합한 장소에 제공돼야 한다. 공급자의 선택은 소비자 선택을 전제로 이루어진다.

소비자가 가장 편리하게 필요한 음식을 섭취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식품·외식업계 비즈니스의 핵심이다. 전통적인 방식의 식품·외식 비즈니스는 우수한 식자재를 자신만의 노하우로 가공하거나 조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를 통해 맛과 영양이 뛰어난 식품이나 메뉴가 만들어지면 소비자들이 찾아오고 입소문 등으로 크게 성공할 수 있었다.

이런 과정에서 여러 경영기법이 동원되고 비용 대비 효과가 높을수록 성공한 비즈니스로 평가됐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은 이런 전통적인 방식과 다른 경로를 만들어내고 있다. 먼저 활성화되고 있는 영역은 서비스 분야다.

버튼 하나로 외식 즐기는 ‘중식’ 등장

국내 푸드테크 기업 ㈜식신의 안병익 대표는 “사람들은 이제 버튼 하나만 누르면 음식 배달부터 맛집 추천, 빅데이터를 이용한 맞춤형 레시피에 이르기까지 원하는 것을 즉시 얻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안 대표에 따르면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의 증가 및 외식산업의 발전과 함께 급부상하고 있는 푸드테크를 통한 변화에서 이같은 새로운 양식이 자리 잡고 있다. 일본에서는 이같은 온디맨드 서비스(On-Demand·소비자의 수요에 맞춰 맞춤형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제 활동)를 통한 배달음식을 집에서 직접 조리해 먹는 취식과 외식의  중간 개념인 ‘중식’이란 새로운 영역으로 규정한다.

▲ 실리콘밸리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줌피자’는 고객이 스마트 폰 앱을 통해 주문하면 로봇이 만든 피자를 이동식 오븐(왼쪽)에서 구움과 동시에 배달 장소로 이동한다. 사진=줌피자 페이스북

안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푸드테크는 배달앱뿐만 아니라 음식의 검색·추천·배달·식재료 배송 등을 포함해 생체재료, 기능성 식품, 대체식품 등도 포함한다. 스마트팜, 스마트키친, 레스토랑 인프라 등이 포함되는 포괄적인 개념이다. 특히 온디맨드 서비스는 푸드테크 분야의 산업 지형도를 바꿔 놓고 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창업 5년 내에 기업가치 10억 달러를 넘기는 스타트업 상위 10곳 중 2곳이 푸드테크 기업이다. 푸드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금은 지난 2012년 2억7천만 달러에서 지난해 57억 달러로 20배 이상 증가했다. 2015년 국내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배달 앱은 출시 5년 만에 누적 다운로드 건수가 4천만 건에 육박하고 거래액도 지난해 기준 약 2조 원에 달한다.

국내에는 현재 약 300여 개의 푸드테크 스타트업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이다. 특히 푸드테크는 최근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트렌드로 자리 잡은 이른바 ‘혼밥’과 ‘혼술’에 적합한 모델로 성장하고 있다. 혼자 있는 소비자는 공간을 뛰어넘어 편리함을 추구할 수 있고 외식업체는 추가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매출을 올릴 수 있다. 소비자와 공급자의 니즈가 일치한 셈이다.

안 대표는 “O2O 기반의 서비스와 편리함, 건강함 등을 추구하는 현대인의 식습관 트렌드에 부합하는 푸드테크 서비스는 앞으로도 더욱더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성장세가 큰 유망산업인 만큼 정부도 관심을 가지고 산업 육성에 필요한 정책을 수립하고 시장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온라인·오프라인 경계 허무는 옴니프레즌스 시대

한지수 혜전대학교 호텔조리외식계열 외래교수도 4차 산업혁명이 우리의 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고 밝혔다. 정보통신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면서 전 세계의 소비자들은 정보와 문화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게 됐으며 물리적인 시간과 거리는 사실상 큰 의미가 없어진 시대가 됐다는 것이다.

이어 빅테이터를 이용해서 스마트한 선택에 도움을 받을 수도 있으며 사물인터넷 기술도 개인 맞춤형 상품 및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물인터넷은 스마트 트렌드의 대표적인 사례로 사물인터넷 기술을 접목해 고객들은 외부에서도 스마트폰의 어플리케인션(App)을 통해 개인의 생활을 더욱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다.

모바일 기술의 발달은 굳이 시장에 가지 않아도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것을 찾고 필요에 따라 쇼핑이 가능한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쇼핑 환경인 옴니채널(omnichannel)을 넘어 이제는 언제 어디서나 소비자의 필요에 따라 쇼핑이 가능한 옴니프레즌스(omnipresence)가 되고 있다.

즉 원하는 제품을 카메라로 촬영해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는 건 물론이고 스마트폰의 버튼 하나로 피자도 바로 주문할 수 있다. 또한 해외에서는 피자·햄버거·초밥 등을 만드는 로봇에 자율주행 배달도 등장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에 오픈한 줌피자는 고객이 스마트 폰 앱을 통해 주문하면 로봇이 만든 피자를 이동식 오븐에서 구움과 동시에 배달 장소로 이동한다.

인간과 로봇의 협업으로 주문에서 배달까지 15분이면 가능하다. 이러한 푸드테크 중심의 4차 산업혁명 진행에 따라 식품·외식 공급자와 소비자가 무엇을 얻느냐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타벅스는 사이렌오더를 통해 고객 편리성을 높였지만 그만큼 종사자의 일자리는 줄어든다. 맥도날드 등의 자동주문 시스템인 키오스크도 과거 3명이 필요한 일자리를 2명으로 줄이도록 만든다.

일부에서는 단 1명의 점원도 없이 자동주문 후 창구에서 음식을 받아먹는 무인점포가 등장할 날이 멀지 않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럴 경우 공급자는 인건비 절감과 관리의 편리성은 높아지겠지만 소비자들의 만족도도 높아질지 의문이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첨단 기술을 이용한 무인점포 등 새로운 영역이 출현하더라도 숙련된 직원이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급 다이닝은 살아남을 것”이라며 “결국 식품·외식 시장은 고급시장과 저가 시장으로 양분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중대로 174
  • 대표전화 : 02-443-436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우대성
  • 법인명 : 한국외식정보(주)
  • 제호 : 식품외식경제
  • 등록번호 : 서울 다 06637
  • 등록일 : 1996-05-07
  • 발행일 : 1996-05-07
  • 발행인 : 박형희
  • 편집인 : 박형희
  • 식품외식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정태권 02-443-4363 foodnews@foodbank.co.kr
  • Copyright © 2024 식품외식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food_dine@foodbank.co.kr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