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창업, 유행보다 ‘지속 가능’ 따져라
프랜차이즈 창업, 유행보다 ‘지속 가능’ 따져라
  • 김상우 기자
  • 승인 2017.07.03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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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5년 경체총조사 확정결과’에 따르면 숙박음식점업 프랜차이즈 가맹점 매출액은 2억1천만 원, 영업이익은 2610만 원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은 도소매업과 기타 서비스업과 비교했을 때 숙박음식점업 프랜차이즈가 가장 낮았다. 

이러한 결과는 외식 프랜차이즈의 속살을 드러내는 결과다. 12개월 단순 월급으로 따진다면 173만 원에 불과해 먹고 살기 힘들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퇴직 후 제2의 인생을 설계하겠다며 프랜차이즈에 뛰어 들거나 일찌감치 내 사업을 하겠다는 젊은 패기가 현실의 높은 장벽 앞에 무너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日보다 3배 많은 프랜차이즈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산업은 근 40여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초창기 프랜차이즈는 동종 브랜드의 경쟁이 덜한 점도 있었지만 체계적인 시스템 도입이 시장에 큰 반향을 불러오면서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했다. 이후 여러 프랜차이즈들이 성공시대를 열었고 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커져갔다. 

그러나 반짝 인기에 영합한 프랜차이즈부터 오롯이 예비창업자 끌어 모으기에만 나서는 프랜차이즈, 직원 관리에 실패한 프랜차이즈, 식자재 수급과 가맹점 관리 등 체계적 시스템이 없는 프랜차이즈가 늘어나면서 전체 시장의 수익성 악화는 물론 소비자 신뢰성마저 떨어뜨리고 있다.  

실제 이러한 현상은 매년마다 목격할 수 있다. 2013년에는 빙수 전문점이 크게 인기를 끌다 시장포화로 순식간에 잠잠해졌다. 2014년에는 벌집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가 우후죽순 늘어나다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고, 2015년에는 스몰비어 경쟁, 최근에는 대왕카스테라 등 해마다 각종 프랜차이즈의 출현과 몰락을 쉬이 볼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의 반복은 가맹점 관리의 어려움을 빤히 알고 있음에도 불구, 이때가 아니면 가맹점을 끌어 모을 수 없다는 가맹본부의 욕심에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실제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매년 600여 개의 프랜차이즈가 사라지고 그만큼의 숫자가 생겨나고 있다. 시장의 건전성 유지가 사실상 어렵다는 것을 증명하는 숫자다. 

더욱이 우리나라보다 경제 규모가 3배 이상인 일본은 프랜차이즈 가맹본부가 1400여 개로 우리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유사 브랜드 난립과 가맹본부가 신중한 고민 없는 제2, 제3의 브랜드를 쉽게 론칭하는 것도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산업의 민낯이다. 

꼼꼼히 따지고 주인의식 가져라

다수의 외식 컨설팅 전문가들은 “프랜차이즈 창업을 고려하는 예비창업주들은 매출 대비 수익성이 얼마나 좋은지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며 “아무리 매출이 좋아도 수익성이 저조하면 가맹점이 결국 본사의 수익만 보전해주는 격”이라고 조언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외식 컨설팅 전문가는 “예비창업자들은 시장이 만들어 낸 유행인지 업체들이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유행인지 각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며 “반복 구매가 가능한 대중성 있는 아이템인지, 가맹점이 꾸준히 유지되는지, 투자비용을 3년 안에 회수할 수 있는지 등 핵심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꼼꼼히 따져봐야 실패할 확률이 낮아진다”고 말했다. 

최근 몇몇 프랜차이즈는 가맹본부가 가맹점주를 직접 선택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브랜드가 되레 지속 성장면에서 우수한 브랜드일 가능성이 많다는 분석이다. 또한 단기간에 가맹점을 확장하는 브랜드보다 빠르지 않지만 점진적으로 가맹점을 확장하는 브랜드가 더 낫다는 평판이다. 

그러나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아무리 가맹본부가 훌륭하더라도 결국은 자기 사업이라는 주체적인 마음가짐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성공하는 점주들 대다수는 가맹본부가 요구하는 것 이상으로 경영을 잘한다는 전언이다. 가맹본부만 바라보지 않고 고객관리와 마케팅 투자, 종업원 관리, 서비스 관리, 매장관리 등 다방면에서 능동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 

입지가 썩 좋지 않음에도 매장을 훌륭하게 일궈낸 가맹점주들의 공통점은 망할 수 없을 정도로 열심을 낸다고 한다. 이러한 열정 위에 가맹본부와 가맹점 모두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한다면 ‘속박에서 풀려난다’는 프랜차이즈 어원을 가장 잘 살릴 수 있을 것이다. 

안일한 선택이 가져온 빚더미  

-다음 사례는 30대 후반에 조기 퇴직하고 프랜차이즈 창업에 나선 김모 씨의 실패담이다. ‘먹튀’에 가까운 본사의 행동과 김 씨의 안일한 생각이 맞물리면서 빚만 잔뜩 지고 말았다.

김모 씨는 퇴직금과 그동안 모아둔 돈을 합쳐 A치킨 프랜차이즈에 뛰어들었다. 치킨집이 포화상태라 경쟁력이 없다는 뉴스를 자주 봐왔지만 그래도 대중성 있는 아이템이고 A프랜차이즈가 가성비를 앞세운 저가 치킨에 소자본 창업, 본사의 지원책이 다양하다는 점에 혹했다. 더욱이 매장수도 조금씩 늘어나 적어도 손해는 보지 않겠다는 확신이 들어 1억2천만 원대의 창업비용을 기쁜 마음으로 지불했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했다. 김 씨가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은 것도 문제였지만 계약을 맺은 이후 본사의 태도가 돌변한 것이다. 본사는 입지 선정부터 매출 하락에 대한 원인 분석 따윈 전혀 관심이 없었다.  

김 씨는 6개월 째 적자만 내다 결국 폐점 하기로 결정했다. 자신이 잘못된 선택을 했지만 빨리 바꾸기만 한다면 실수를 만회할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3개월이 넘어도 가게를 사려는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다. 

김 씨는 월 150만 원의 임대료에다 인건비, 가족의 생활비까지 빠져나가버리면서 6개월 만에 여유자금이 동나고 말았다. 가게문을 닫으면 점포가 팔리지 않을까 걱정이 돼 가게 문도 닫지 못했다. 결국 문을 열면 적자를 감당하기 힘들고 문을 닫으면 점포가 안 팔리는 최악의 상황에 놓였다. 

그렇게 10개월이 지나자 임대료 체납에 카드 빚은 감당하지 못할 지경이 되고 말았다. 결국 11개월이 돼서야 점포를 팔 수 있었지만 권리금은 고사하고 보증금만 건졌다. 보증금도 밀린 임대료를 갚는데 나갔고 그동안 카드로 막은 생활비를 갚자 보증금도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김 씨는 “가맹만 하면 본사에서 모든 것을 알아서 해주는지 알았다”며 “본사의 무책임함이 이런 결과를 자초했지만 나 역시 아무런 생각 없이 본사만 믿고 결정한 게 이런 결과를 만든 것 같다”고 눈물을 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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