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업계가 정부의 제재와 여론의 질책을 받으면서 외식업계의 경기가 더 나빠지고 있다. 반면 정부는 낙관적인 경제지표를 잇따라 발표하고 있어 업계의 착시가 우려된다.
지난 3일 한국은행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6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11.1로 2011년 1월 이래 6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분기별로 발표하는 외식업경기지수도 2·4분기 예상지수가 72.42로 지난 1/4분기 65.14, 지난해 4/4분기 65.04에 비해 지속적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외식 프랜차이즈업계는 지난달 최호식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의 성추행 파문이 터진 뒤 MP그룹(미스터피자) 정우현 회장이 식자재 강매,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되면서 사회적 질타를 받고 있다. 일부 언론이 일제히 마녀사냥식 보도에 나서면서 외식 프랜차이즈업계를 ‘공공의 적’으로 몰고 가는 경향도 눈에 띈다.
대표적인 외식 프랜차이즈 업종인 치킨 프랜차이즈가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다. 대다수 소비자들은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전체를 싸잡아 문제를 일으킨 브랜드와 동일하게 보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정상적인 마케팅도 중단한 상태다. 공연히 브랜드를 알려봤자 소비자들로부터 ‘갑질’ 업체로 오인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치킨 소비도 줄고 있다. 서울 송파구의 한 치킨 가맹점 관계자는 “지난달 초부터 이달까지 약 한 달 동안 매출은 전 월보다 20% 정도 줄었다”며 “부부가 함께 운영하며 인건비 정도의 수익도 올리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대한양계협회는 지난달 말 닭고기 소비량이 한 달 사이에 20%나 감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지속적인 AI(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 발생에다 최근 벌어진 일부 프랜차이즈 업체를 둘러싼 논란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피자업계도 미스터피자 사태로 시작된 갑질논란의 간접피해를 입고 있다. D브랜드 피자 관계자는 “최근 벌어진 일 때문에 매출에 영향을 받았다고 확인해주는 것조차 부담스럽다”며 “일단 모든 대외적인 입장 표명 등은 회사 차원에서 금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외식업계 전체가 비도덕적인 집단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같은 현상이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이 외식소비를 꺼리는 등 외식업경기지수가 소비자심리지수와 일치하지 않게 된다. 외식업 관련 단체는 업계에 대한 부정적 편견 확산을 막아야 하지만 이같은 움직임은 눈에 띄지 않고 있다.
한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 관계자는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등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서 대다수 업체가 건실하다는 점을 알리고 정부와 국민을 설득해야 하는데 거꾸로 반성하겠다는 목소리만 내고 있다”며 “잘못하지 않은 업체까지 용서를 구하라고 내모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 외식업경기지수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 고객 수, 식재료 원가, 종업원 수, 투자 활동, 프라임 원가(인건비와 식재료 원가) 등을 분석해 50~150 사이의 수치를 산출한다. 100보다 높으면 매출액 등이 증가한 응답자가 더 많아 경기가 좋다는 뜻이다. 하지만 현재 상태라면 예상지수 72.42 이하로 떨어질 확률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