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 점유율 늘었지만 … 분식점 신라면 ‘난공불락’

김상우 기자l승인2017.07.10l98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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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가 라면 가격 동결과 함께 대표 제품인 ‘진라면’의 시장 확대에 역량을 모으고 있지만 분식점 등 외식 부문 채널에서 농심 ‘신라면’에 고전하고 있는 모습이다.

더욱이 대형 마트를 통한 각종 판촉 활동에 적극 나서면서 실제로는 점유율 확대에 따른 이득이 미미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시장 규모 확대를 위해 출혈을 각오하는 오뚜기 특유의 물량공세가 라면 시장에서 두드러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 농심은 지난해 신라면 30주년을 기념해 신라면을 사용하는 식당을 상대로 ‘신라면 인증패’를 증정하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사진=농심 제공

분식점 ‘신라면’ 선호, 안 바뀐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국내 주요 분식 프랜차이즈에 자사 대표 라면인 진라면을 납품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소비자 입맛이 워낙 확고해 대다수 분식점들이 진라면으로 갈아타는 것을 꺼린다는 전언이다.

가맹점이 가장 많은 A분식 프랜차이즈의 경우 신라면 사용 비율이 90%에 육박하고 있다. 신라면을 사용할지 진라면을 사용할진 전적으로 가맹점주 판단에 맡긴다. A프랜차이즈 일부 가맹점주는 최근 라면 가격 상승에 단가 절감 차원에서 신라면 대신 진라면으로 바꿨다가 라면 판매가 뚝 떨어졌다고 밝혔다.

수원에 소재한 A프랜차이즈 한 가맹점주는 “김밥과 라면이 매출의 40% 이상은 차지하고 있고 라면과 함께 다른 메뉴를 시키는 경우가 많아 라면 판매에 소홀히 할 수 없다”며 “진라면으로 바꾼 지 한 달도 못돼 주문량이 뚝 떨어져 신라면으로 다시 돌아왔다”고 말했다.

B분식 프랜차이즈 역시 신라면 사용 비율이 100%에 가까울 정도로 가맹점주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B프랜차이즈 본사 관계자는 “개인 소비자들은 취향에 따라 구입하는 소비 패턴이나 분식점은 이상하리만치 신라면으로 쏠려있다”며 “아마도 대다수 분식점이 오랫동안 신라면을 사용하면서 고객들이 으레 분식점 라면은 신라면이라는 인식을 하는 것 같다”고 추측했다.

제살 깎아먹기로 가져온 점유율

지난달 29일 시장조사전문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농심의 지난 5월 시장 점유율(판매수량 기준)은 49.4%를 기록해 1988년 이후 30년 만에 40%대로 떨어졌다.

2014년까지만 해도 점유율 62.1%를 점유했던 농심은 2015년 61.4%, 지난해에는 53.8%까지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30년 넘게 국내 라면시장의 최강자로 군림하면서 한때 점유율이 80%까지 다다랐던 농심이 이같은 부진을 두고 오뚜기의 공격적 마케팅에 기인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오뚜기는 2015년 20.5%에 그쳤던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23.2%, 올해 5월까지 25.2%까지 오르는 등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오뚜기는 농심의 시장 지배력을 약화시키자는 차원에서 라면 가격 동결과 출혈 경쟁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2008년 가격 인상 후 10년째 가격을 올리지 않고 있는 오뚜기는 올해에도 라면 가격을 동결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형 마트 채널에서는 각종 판촉 행사가 꾸준하게 벌어지고 있다. 일부 대형 마트의 경우 일정 금액 이상 진라면을 구입할 경우 오뚜기의 다른 제품(케첩, 마요네즈 등)을 구입할 수 있는 할인권을 증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점유율 늘리기를 최대 목표로 삼고 당분간 이익을 포기하겠다는 전략”이라며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포털사이트를 통해 ‘갓뚜기’란 좋은 평판이 더해지고 있어 당분간 이러한 전략을 고수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 진짬뽕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마케팅 출혈 비용이 상당부분 메워지는 상쇄 효과를 누렸다”며 “그러나 이런 전략을 유지하려면 타 가공식품에서 발생한 이익을 라면 사업 적자로 충당해야하기 때문에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970년대와 1980년대까지 케첩 시장과 마요네즈 시장을 장악하고자 사활을 걸고 나선 전례를 보면 오뚜기의 이같은 전략이 지속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시장 독과점 위한 난투극 ‘흑역사’

한편 지난 1971년 케첩을, 1972년부터는 마요네즈를 국내 시장에 선보인 오뚜기는 베스트푸드 마요네즈로 유명한 다국적 기업인 미국의 CPC인터내셔널과 세계 최대 케첩 회사인 미국의 하인즈를 물리치기 위해 목숨을 건 출혈 경쟁에 나서기도 했다.

시장 초창기 베스트푸드 마요네즈가 시장 우위에 놓이자 유통매장 내 진열대의 골든 스페이스를 차지하고자 공격적인 영업을 마다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경쟁사 직원과 난투극이 벌어졌고 살인 사건까지 벌어지는 흑역사를 남겼다. 시장 장악을 위한 오뚜기의 치열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국내 케첩 시장과 마요네즈 시장을 모두 장악하는데 성공했으며, 여타 품목에서도 저가 공세 등의 각종 수단을 동원해 경쟁사가 백기를 들게 만들었다. 시장 독점 구조를 위한 오뚜기의 수십 년 노하우가 라면 시장에서도 유효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상우 기자  ksw@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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