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급식, 위탁 시장 열릴까… 군납업체 ‘반발’ 관건
군급식, 위탁 시장 열릴까… 군납업체 ‘반발’ 관건
  • 김상우 기자
  • 승인 2017.07.10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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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내년도 군급식비 5% 인상안을 최근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가운데 군급식의 현대화 측면에서 부분 위탁 가능성이 감지되고 있다. 현재 군급식의 1일 단가는 7481원이며 5% 인상안이 반영될 경우 7855원이 된다. 

국방부의 이같은 인상안은 속칭 ‘짬밥’으로 일컬어지는 군급식의 질적 수준을 예산 확보를 통해 대폭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다. 특히 민간조리원 확대를 추진해 62명을 추가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재 군급식의 민간조리원 수는 1903명으로 장병 100명당 1명 수준이다. 내년 62명이 추가 채용될 경우 장병 90명에 1명 수준으로 낮춰진다. 

▲ 군 급식 현대화가 추진되면서 위탁급식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사진=국방부 블로그

‘국방개혁 2020’ 추진 유무 관심

현재 국방부는 2020년까지 하루 급식 단가를 8천 원까지 올리겠단 목표를 설정한 상태다. 민간조리원 채용도 해마다 늘려 2020년 2195명까지 확보해 군 장병 50명당 1명 수준까지 맞출 계획이다. 

송영무 국방부장관 후보자는 과거 ‘국방개혁 2020’을 통해 군 인력 구조 전면 개편을 골자로 군인은 전투와 작전 등 군인 본연의 임무에만 충실하고 군급식 등의 지원 업무는 민간에 위탁하겠다는 ‘문민화’ 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이는 국방 예산 편성과 군 운용에서 시장경제 원리를 적용하는 민간 아웃소싱 강화 차원으로 해석할 수 있다. 만약 송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과해 장관이 된다면 이러한 계획안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관련 업계는 군급식 위탁 시장이 열리게 되더라도 위탁 업체에 대한 적정 이윤 보장이 쉽지 않아 큰 의미를 두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국방부가 2020년까지 목표로 삼고 있는 1일 급식비 8천 원이 실현되더라도 위탁급식업체의 이윤 창출 수준에 한참 모자라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기존 군납업체들의 반발이 극심할 것으로 점쳐진다. 현재 군급식 식재료 조달의 경우 농협과 수협을 위시로 오랫동안 납품을 담당했던 소수 업체들이 독점하는 실정이다. 

또한 제재 실효성이 미흡한 점을 악용, 불량 식자재를 납품하더라도 퇴출이 쉽지 않은 기형적인 구조가 오랫동안 이어져왔다. 소수 업체들이 수십 년 간 독점한 시장을 내주지 않기 위해 전방위 로비를 펼칠 것이란 목소리다. 

높은 폐쇄성… 만족도 59.6점

실제 지난 2011년 반위탁급식 사업을 1년 만에 백지화시킨 일은 군급식의 높은 장벽을 보여주는 실례다. 반위탁급식사업은 방위사업청과 군수지원사령부가 급식 체계 전반을 통제하는 방식을 탈피해 급식사업에 역량을 갖춘 민간업체를 주공급자로 지정해 군급식의 발전을 꾀하겠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시범사업자로 선정된 삼성에버랜드(현 삼성웰스토리)는 대구 공군 11전투비행단에 식자재 공급을 대행하고 270종의 신규 메뉴를 개발하는 등 장병 만족도 향상과 예산 절감 효과를 냈다. 

뚜렷한 효과를 냈음에도 1년 만에 사업이 끝나자 당시 국방위원회 소속인 유기준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의원은 국방위 국정감사를 통해 “농협과 수협을 비롯한 기존 군납업체의 강력한 반발에 밀려 시범 운영 1년 만에 사업 추진이 전면 백지화됐다”며 국방부를 질타했다. 

이에 국방부 측은 “반위탁급식사업은 말 그대로 시범적 성격이 짙었고 재개할 수도 있는 부분”이라며 “기존 군납업체의 반발로 사업이 백지화됐다는 해석보다 군납 비중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업체 간의 상생도 심각히 고려해야 될 사항이기 때문에 사업의 확대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신경제연구원이 국방부 의뢰로 조사 작성한 ‘2016년도 군급식 및 피복 만족도 조사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현역 장병 급식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59.6점에 그쳤다. 이는 국방부가 2015년 실시한 같은 조사보다 1.9점 높아진 수치다. 

대상자별로는 현역병은 64.3점, 예비군은 57.8점으로 조사됐다. 예비군은 2015년에 비해 5.3점이 높아졌지만 현역병은 1.7점 낮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세부 지표로는 급식환경과 급식운영이 각각 65.2점, 62.6점, 급식의 질과 급식위생은 각각 58.9점, 55.3점으로 60점 이하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최우선 개선사항으로 ‘급식의 질’을 선정했다. 현역병이 제시한 급식 의견으로는 “취사병에 따라 음식의 맛이 매우 다르다”는 부정적인 의견이 다수를 차지했지만 간부들은 “장병들이 PX를 자유롭게 이용하다 보니 급식을 먹지도 않고 맛없다고 하는 경향이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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