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과 음악, 그 창조적 시너지 효과
음식과 음악, 그 창조적 시너지 효과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7.07.23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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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문 전주대학교 객원교수·(전)전주대 문화관광대학장

‘취객싸움 말리는 모차르트 음악’. 식품외식 종합전문지 ‘식품외식경제’에 웬 생뚱맞은 모차르트? 금주 초 발행된 식외경 제983호(2017.07.17) 12면 오른쪽 하단의 기사 제목에 눈길이 확 꽂혔다. 본문은 그 내용을 자세하게 알려주고 있었다.

미국과 영국, 호주 등의 ‘맥도날드’ 매장에서 모차르트의 음악을 트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전하면서 호주 시드니 주요 매장의 경우 바흐와 모차르트 음악을 수개월 동안 틀었더니 싸움이나 고성이 급격히 줄었다고 한다.

반면 빠른 음악을 트는 매장에서는 소비자들이 식사와 쇼핑을 빨리 마치는 경향이 있는데 뷔페식당에서 경쾌한 음악을 주로 트는 이유라고 전한다. 핀란드 헬싱키대학 연구진이 적절한 클래식 음악을 듣게 되면 도파민(뇌신경 관련 호르몬)이 분비돼 신체 내 긴장을 낮추는 효과를 가져 온다고 밝혔다는 사실도 전했다.

그 기사를 읽으며 필자는 식당에서 클래식 음악을 틀어 주었더니 매출액이 크게 늘어났다는 영국 레스터대학 심리학과 에드리언 노스 교수의 실험결과를 소개한 오래 된 신문기사(조선일보 2003.10.9.)를 떠올렸다. 그리고 외식업 경영에 대한 클래식 음악의 긍정적 역할을 굳게 믿었던 지난 시절의 필자 모습이 빛바랜 흑백필름처럼 스쳤으니 이 칼럼의 테마로 삼은 배경이다.

자화자찬 같아서 좀 거시기 하지만 필자는 복을 많이 받은 사람이다.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오랜 세월 유난히도 음식을 즐겼을 뿐인데 직장 생활 중 후반부인 1995년부터 지금까지 20년 넘게 음식과 관련된 일을 직업으로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직업으로서의 외식 관련 기업의 대표와 대학 교수의 일은 완전 은퇴했다.

하지만 독거노인이나 불우한 환경의 소외계층 시민에게 식량과 음식을 지원해 주고 장학금을 지급하며 북한 출신 젊은이들의 정착에 도움을 주기 위해 순수 민간 독지가가 설립한 사회복지법인과 재단법인의 이사장으로 봉사하고 있으니 축복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틈틈이 ‘마음을 화평하게 하는’(다산 정약용 ‘論’) 음악을 즐겼을 뿐인데 클래식 음악 강의로 진화돼 교수로 일했을 뿐 아니라 지금도 시민들을 위한 ‘해설이 있는 클래식 음악 감상회’를 주1회 기획, 진행하기 위해 전주의 신일교회 ECM 센터로 가고 있으니 ‘복 받은 사람’이라는 자화자찬이 완전 헛말은 아닌 것 같다.

외식기업의 CEO 시절 필자는 갓 오픈한 업장의 분위기와 고객들을 위해 들려주는 음악 곡목 하나하나에도 세심한 신경을 썼던 것으로 기억한다. 사내교육의 강의에도 음악사례를 가급적 많이 인용하고자 노력했다.

심지어 경영하던 여러 개 외식브랜드의 첫 글자를 필자가 직접 조합해서 음악관련 이미지의 구호로 만들어 신규업장 오픈 등 사내 행사의 건배 구호로 쓰기도 했는데 필자의 제의로 사원들과 참석자모두 큰 소리로 화답했던 구호 ‘토스카’가 그 예다.

필자 집필의 강의 텍스트와 파워포인트에도 그 흔적이 오롯이 남아 있다. 2002년부터 지금까지 15년 넘게 월 1편 집필하는 식외경 칼럼에도 음악을 주제, 또는 예화로 인용한 게 상당수에 이를 것이다.

음식과 음악은 그 뿌리가 전혀 다르다. 음식은 물리적, 실존적 사물이고 음악은 영적 예술적 가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한다는 점에서 그 둘은 거의 같다. 먹는 즐거움과 듣는 즐거움으로 시너지효과를 낸다는 점에서는 둘도 없는 단짝이요 짝꿍이다.

하필이면 반세기 전 6070년대의 이른바 한국경제의 폭풍 성장 시대에 군복무를 마치고 시작한 직장생활 시절, 필자가 대외 접대용으로 즐겨 찾던 레스토랑(명동 ‘유네스코 스카이라운지, YWCA 입구 ’코스모폴리턴‘, 을지로 입구 ’아스티‘)과 다방(명동 ‘금’ 다방 또는 ‘목신의 집’, ‘가화’)과 대중 주점들(충무로 ‘산수갑산’, ‘오비캐빈’)은 모두 클래식과 크로스오버 음악을 고성능 음향기기로 들려주거나 라이브로 공연했었다는 공통점이 있다는 사실도 우연이 아니다. 음식과 음악이 만들어 내는 시너지효과는 이처럼 시공을 초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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