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상반기 결산/주점FC
[특집]상반기 결산/주점FC
  • 이동은 기자
  • 승인 2017.07.23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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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족 ‘혼술’과 가벼워지는 술자리에 ‘이중고’

지속되는 경기침체와 혼술 트렌드, 최근 일어난 프랜차이즈 갑질논란으로 주점 업계가 움츠러들었다. 특히 지난해 부정청탁 금지법, 일명 김영란법이 시행되면서 술자리 접대와 회식이 줄어들었고 간단히 1차에서 끝나는 술자리 문화가 밤거리 풍경을 바꿔 놓으면서 주점 업계는  불황을 타계하기 위한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일부 프랜차이즈 업체는 주점 이외에 다른 업종으로 눈을 돌리는가 하면 점심시간 영업과 점심메뉴 강화 등으로 가성비 높은 운영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주점업계

지난 6월 국세청이 발표한 전국 일반주점 사업자 현황에 따르면 2017년 4월 기준 5만4752명으로 지난해 동월 5만8308명에 비해 6.1% 줄어들었다. 3556곳이 폐업해 하루에 10곳 정도가 문을 닫은 것이다.

혼술 트렌드와 2차, 3차로 이어지던 술자리 문화가 청탁금지법으로 가볍게 한 잔하는 문화로 바뀌면서 주점 매출이 크게 줄어들었다. 이런 흐름을 타고 인기를 끌었던 스몰비어 주점과 저가포차가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주점 유행주기도 급격히 짧아졌다.

저가형 포차가 주춤한 상황에도 약진을 보인 브랜드가 있어 눈길을 끈다. 포차어게인은 가맹점 매출액이 지난해 25억3천만 원에서 올해 상반기 232억3천만 원으로 급증하면서 호황을 누렸다. 모델인 개그우먼 박나래의 인기에 힘입어 침체기에 빠진 주점업계에서 나홀로 약진을 보였다는 평가다.

▲ 포차어게인은 개그우먼 박나래를, 투다리는 영화배우 임창정을 광고 모델로 채용했다. 뉴욕야시장은 가성비 높은 안주류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사진=포차어게인·투다리·뉴욕야시장 제공

투다리는 가맹점이 64개가 줄었지만 매출액이 소폭 상승하면서 선방을 했다는 평가다. 투다리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87억3100만 원으로 지난해 83억3500만원보다 소폭 상승했다. 주점업계가 어려운 상황인데도 광고모델 임창정을 기용, 젊은 고객층이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최근 이어진 프랜차이즈 갑질 논란으로 주점 업계에는 당분간 찬바람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주점업 관계자는 “여러 가지 사회 분위기가 주점업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제는 매출이 문제가 아니라 생존을 걱정해야 할 때다”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대부분의 다른 주점 프랜차이즈들은 매출이 상당부분 떨어졌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매출액 공개를 꺼려했다.    

새로운 브랜드·고급 주류로 불황 탈출 시도

2~3년 전 크게 성행했던 스몰비어 주점은 하락세로 접어들면서 새로운 브랜드나 고급 주류 도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압구정 봉구비어는 혼술 트렌드에 맞춰 1인이 먹기 좋은 테이블 구성과 위스키 등 고급 주류 도입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 5월 위스키와 탄산수를 혼합한 봉구하이볼 6종을 출시하면서 가볍게 위스키를 즐기고 싶은 중장년층과 부드러운 저도주를 선호하는 젊은층 모두를 타깃으로 잡았다.

상구비어를 론칭했던 상구패밀리는 버스컵 떡볶이라는 새로운 떡볶이 브랜드를 선보이며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김윤호 상구패밀리 R&D팀 부장은 “상구비어의 매출이 부진한 것은 사실이지만 버스컵떡볶이나 다른 브랜드로 만회할 기회를 엿보고 있다”며 “당분간은 주점 이외의  브랜드 운영을 강화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가성비 높은 경영으로 승부

고객들이 특별한 맛을 느낄 수 있는 가성비 높은 안주류를 찾는 것도 주점업계의 변화를 가속화시키는 요인이다. 1차로 식사를, 2차로 주점에 가던 문화가 아니라 1차에서 식사와 술을 한꺼번에 해결하는 ‘밥+술’ 문화가 정착되고 있다. 업계도 이런 트렌드에 맞춰 식사와 안주를 겸할 수 있는 메뉴를 선보이되 점심장사를 겸하는 가성비 높은 경영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피쉬앤그릴&치르치르’를 운영 중인 리치푸드㈜는 지난해 6월 뉴욕의 밤거리 콘셉트 주점인 ‘뉴욕야시장’을 론칭하고 가성비 높은 안주류를 내놓았다. 8900원에 육즙가득한 스테이크와 3300원 또르띠야를 추가해 쌈싸먹듯 먹을 수 있고 식사 메뉴로도 활용하기 때문에 점심영업을 시작했다.

이외에도 세계맥주전문점인 ‘와바’를 운영하고 있는 ㈜인토외식산업도 파스타를 5천~7천 원대로 가격을 낮춰 분식개념으로 풀어낸 ‘까르보네’의 메뉴를 와바 직영점에서 점심 시간에 한해 식사메뉴로 제공 중이다.

낮에 간단한 식사와 맥주를 같이 곁들이는 낮맥 트렌드에 맞춰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일부 안주류를 50% 가격에 판매하는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고연경 ㈜인토외식산업 가맹사업팀 과장은 “주점이라는 특성상 점심 영업이 어려웠는데 점심 메뉴 도입으로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고 고객 반응을 반영해 새로운 영업전략을 세울 수 있어서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저가대 안주·고급 주류 인기끌 것

기존 스몰비어나 저가형 포차가 1만 원 이하의 간단한 안주류로 3천~4천 원 대 주류 매출을 올리는 박리다매식 영업전략이었다면 앞으로는 1만 원 중반대의 소고기, 연어, 스테이크 등 프리미엄 안주로 고급 주류 판매를 늘리는 곳이 많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식사와 간단한 술을 함께 하면서 가성비 높은 안주와 맛에서 차별화 되는 고급 주류를 찾는 고객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수제맥주 프랜차이즈인 ‘생활맥주’는 한잔에 6천원 이상의 수제맥주와 1만 원대의 안주류를 선보이고 있다. 평균 테이블 단가는 2만 원 이상이다. 

지난해 가맹사업을 시작한 ‘경성주막 1929’는 이자카야 콘셉트에 맞게 사케와 어울리는 연어사시미를 1만2000원에 제공, 부담없는 안주 가격으로 고급 주류 매출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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