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외식업 백척간두] ②외식업을 둘러싼 산업구조의 변화

급변하는 외식 플랫폼… ‘정보력’ ‘차별화’가 명운 가른다 김상우 기자l승인2017.08.11l98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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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싣는 순서

①인구절벽과 외식업계의 위기
②외식업을 둘러싼 산업구조의 변화
③소비자 의식과 외식문화의 지각변동 
④외식업 위기탈출 위한 대안 찾기

최근 외식업계는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인건비 부담 가중으로 묘책 마련에 머리를 싸매고 있다. 장기불황과 맞물려 타개책이 시급한 가운데 그간 소수 외식매장에만 적용됐던 키오스크가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또 모바일을 이용한 배달 대행 서비스, HMR에 대응할 수 있는 가성비 메뉴 구현과 테이크아웃 서비스 등 생존에 맞닿은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이제 경쟁력을 가진 외식업소만 살아남을 수 있는 극한의 시대가 찾아왔다고 진단한다. 빠른 정보 수집과 판단력, 그리고 나만이 가지고 있는 무기 등 스마트한 소비자를 잡을 수 있는 스마트한 경영 전략이 나와야 지속 성장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본지는 4회에 걸쳐 외식업계 위기의 원인분석과 대안 찾기에 나서고자 한다.

서울의 대표적 오피스타운 중에 하나인 여의도에서 10년 넘게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47) 씨는 최근 폐업을 심각히 고민 중이다. 날로 치솟는 식재료비와 인건비 부담은 차치하더라도 점심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이다. 

고육지책으로 7천 원이던 점심 메뉴값을 6천 원으로 내렸지만 손님들은 돌아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김 씨는 그 이유를 분석한 결과 인근 편의점이 손님을 대거 흡수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편의점에는 20~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점심을 간단히 해결하고 있었다. 수많은 이들이 도시락과 라면 등을 구입하는 모습에 마땅한 해결책이 떠오르지 않는다는 하소연이다.  

김 씨의 사례처럼 최근 편의점 도시락은 가성비를 내세워 기존 외식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붙잡고 있다. 5천 원을 넘지 않는 저렴한 가격에 품질도 크게 떨어지지 않고 각 편의점마다 각종 신상품을 주기적으로 선보여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 

HMR(가정간편식) 역시 외식 소비자의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 대형 식품사와 유통사마다 새로운 HMR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외식과 견줘 크게 차이가 없는 품질을 구현하고자 머리를 싸매는 실정이다. 점진적인 품질 개선에다 대량생산을 통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고 있어 외식 소비자들의 손길이 자연스레 HMR로 가고 있다. 더욱이 장기불황에 기인한 소비 심리 위축은 HMR 성장에 매우 유리한 환경 조건이다. 

업그레이드하는 모바일 플랫폼 

한때 배달전문 애플리케이션 수수료가 영세 외식자영업자들을 더욱 힘들게 한다며 논쟁이 있었지만 모바일과 외식의 동행은 이제 거역할 수 없는 흐름이다. 세계 최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으로 지목되는 우버의 음식 배달 서비스 ‘우버이츠(UberEATS)’가 지난 10일 한국에 상륙해 모바일 배달 서비스가 또 다른 변화를 맞이할 전망이다. 

우버코리아는 최근 배달원 모집부터 서울 강남 및 이태원 등의 유명 식당을 대상으로 영업을 강화하는 등 새로운 서비스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우버이츠의 대표 서비스로는 배달을 하지 않는 유명 레스토랑과 숨은 맛집의 음식을 집에서 먹을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을 호령했던 배달 전문업체인 ‘그럽허브’ 등을 제치고 단숨에 관련 업계를 제패했다. 지난 2015년 4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첫 서비스를 시작했고 지난달 100개 도시로 서비스 지역을 넓혀나가는 등 27개국 6만여 개 레스토랑을 확보해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 

토종 업체의 맏형인 우아한형제들도 우버이츠 상륙에 맞대응하겠단 각오다. 우아한형제들의 배민라이더스는 ‘랍스타부터 카나페까지 밖에서 먹던 음식을 집 앞까지 배달해드립니다’란 슬로건을 내세워 올해 안까지 서울 전 지역에 배달 서비스가 가능하게 만들겠단 계획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9월 ‘배민키친’도 선보였다. 유명 맛집에 조리 공간을 제공하고 조리가 완료되면 배민라이더스를 통해 배달하는 방식이다. 서울 역삼동에 매장을 열어 이태원 등 서울 각 지역 맛집 본점의 주방장과 직원을 투입했다. 강남에 분점을 내지 않아도 배민키친에 셰프를 파견해 고객과의 접점을 늘릴 수 있는 것이다.

페이스북과 같은 글로벌 IT기업도 배달 음식 사업에 관심을 보이는 중이다. 페이스북은 SNS를 통해 음식 배달 기능을 추가하는 방안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음식 주문 버튼을 클릭하면 음식 주문 업체 서비스와 곧장 연동되게 하는 방식이다. 페이스북 사용자 위치를 파악해 주문 가능한 레스토랑의 위치와 메뉴, 가격, 소비자 평점 등을 모두 검색할 수 있게 했다. 주문하면 예상 소요 시간이 포함된 확인 이메일이 도착하고 주문과 결제 모두 페이스북에서 이뤄진다.  

키오스크 도입 매장 확산

플랫폼 확장은 비단 온라인에만 그치지 않는다. 최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상승에 대응하고자 소비자가 직접 메뉴 검색부터 주문과 결제를 할 수 있는 키오스크(KIOSK)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키오스크는 터치스크린 방식의 무인단말기를 말한다. 키오스크 도입으로 주문을 받는 종업원을 고용하지 않아도 돼 인건비 절감을 기대할 수 있다.

맥도날드의 경우 미국 전체 매장 56%에 달하는 2500여 개 매장에 키오스크를 설치할 계획이다. 지난 2015년부터 키오스크 주문 시스템을 도입한 한국맥도날드도 올해 안에 전국 440곳 매장 중 250곳(57%)을 키오스크 매장으로 바꿀 예정이다. 패스트푸드점 롯데리아도 2014년부터 키오스크를 들여놨고 한솥도시락은 올 초 주문용 키오스크를 일부 매장에 가동 중이다. 

키오스크 대신 모바일 앱을 활용해 주문과 결제를 소화하는 외식업체들도 늘어나고 있다. 스타벅스는 모바일 앱을 통해 매장 반경 2㎞ 내 거리에서 주문과 결제를 할 수 있는 ‘사이렌오더’를 지난 2014년 도입했다. 쉐이크쉑은 올 초 ‘쉡 앱’으로 주문을 받기 시작했다. 

모바일 전자식권의 성장도 빼놓을 수 없다. 스마트폰을 터치해 회사 주변 식당에서 간편하게 식사값을 지불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기업과 음식점도 종이식권 발행, 장부 정산 및 관리 등에 필요한 운영비 절감 효과가 크다는 분석이다. 음식점은 전자식권 앱에 음식점을 홍보하고 고정 매출을 확보할 수 있다. 

식신이 운영하는 ‘식신e식권’은 하루 평균 2만여 건의 이용수를 자랑한다. 식신e식권을 사용하는 1200여 개 식당이 매월 15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 미국 HMR 시장의 스타트업 기업 ‘블루 에이프런(Blue Apron)’은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집 앞까지 배달해준다. 레시피와 함께 손질된 식재를 배달해주는 HMR로 요리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새로운 콘셉트를 내세우고 있다. 사진=블루 에이프런 홈페이지

소비자 니즈 꿰뚫은 ‘블루 에이프런’

국내와 마찬가지로 외식 선진국 역시 급속한 시장 환경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미국 시장조사 전문업체 NPD에 따르면 지난해 점심시간 레스토랑을 방문한 미국인 수는 4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방문 숫자는 전년 대비 2%(4억3300만 회) 줄어들어 이로 인한 외식 산업 손실은 지난해 32억 달러(3조5840억 원)인 것으로 추산됐다. 

레스토랑을 방문하지 않는 이들은 도시락과 배달음식으로 대체했다. 이들이 레스토랑을 찾지 않는 것은 급격한 외식비용 증가가 주된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레스토랑들은 지난 수년간 인건비 부담을 이유로 메뉴 가격이 크게 인상됐다.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식당 점심의 평균가격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보다 19.5%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반해 식재료값은 낮아지면서 소비자들은 직접 조리와 도시락 소비 등으로 소비 패턴을 바꾸고 있다. 

미국 HMR 시장의 스타트업 기업인 ‘블루 에이프런(Blue Apron)’의 급격한 성장 역시 이러한 변화를 체감하게 한다. 블루 에이프런은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식료품을 주문하면 집 앞까지 배달해준다. 대부분 데우기만 하면 곧장 취식할 수 있는 우리나라 HMR과 달리 레시피(조리법)를 포장해 제공하는 ‘레디 투 쿡(Ready to Cook)’ 상품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배달된 박스 안에는 레시피가 적힌 종이와 요리에 사용될 식재료가 잘 손질돼 있다. 식재료는 레시피에 맞춘 정확한 양을 계량해 요리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쉽게 조리할 수 있게 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외식산업이 인건비와 식자재비, 임대료 등의 부담이 줄지 않고 있는데다 이를 둘러싼 환경이 급박하게 변화하고 있어 결국은 경쟁력 키우기가 생존 포인트가 될 것이라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나만의 경쟁력과 차별화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영세 외식자영업자는 물론이고 프랜차이즈도 생존을 보장할 수 없는 시대”라며 “즉 경쟁력을 갖춘 외식업체만 살아남을 수 있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시각각 바뀌는 환경과 정보에 민감히 반응하고 내 업소에 적용해 시너지를 얻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과감히 도입하는 적극적 자세가 필요하다”며 “결국 양질의 정보 획득과 실행력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상우 기자  ksw@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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