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 없는 오믈렛… 혼돈의 외식업계
달걀 없는 오믈렛… 혼돈의 외식업계
  • 김상우 기자
  • 승인 2017.08.21 1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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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 달걀 파동 후폭풍, 사태 장기화 타격 불가피

살충제 달걀 파동이 외식업계를 강타했다. 달걀을 많이 쓰는 베이커리부터 디저트, 돈가스, 김밥, 오믈렛, 중화요리 등 특정 업종을 가릴 것 없이 메뉴 대란에 빠진 모습이다. 다만 소비자 우려가 진정세에 접어들고 있어 사태가 조기 수습된다면 매출 부진과 같은 직접적 타격을 피할 수 있을 것이란 진단이다.

▲ 지난 17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달걀 매대가 살충제 달걀 파동으로 인해 다른 제품으로 채워져 있다. 사진=본사 DB

사태 장기화되면 치명타

국내 2대 베이커리 프랜차이즈인 SPC의 파리바게뜨와 CJ푸드빌의 뚜레쥬르는 살충제 계란 파동이 본격화된 지난 15일과 16일 매출 추이에 별다른 변화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베이커리가 달걀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업종이기 때문에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다. 더욱이 달걀 수급도 걱정거리다.

SPC그룹의 경우 파리바게뜨를 위시로 여러 브랜드에서 사용하는 하루 달걀 물량이 약 80t에 이른다. 뚜레쥬르는 1300여개 매장에서 하루 약 20t을 소진한다. 살충제 파동에 수급이 원활치 않을 경우 달걀 가격 인상에 직면하게 될 수 있다.

뚜레쥬르 관계자는 “문제가 없는 달걀을 사용하고 있지만 사태가 길어지면 소비자 우려가 커질 수 있어 빨리 안정화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돈가스 업체들은 노심초사다. 돈가스 반죽을 할 때 밀가루와 달걀, 빵가루가 필수적이라 달걀 없이는 제대로 된 맛을 구현하기 어렵다. 돈가스 프랜차이즈인 A업체의 경우 15일부터 비상 테스크 포스팀(TF)이 꾸려져 머리를 맞대고 있다.

A업체 관계자는 “달걀을 대체할 수가 없어 안전성이 검증된 달걀 공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분식집과 냉면집, 토스트가게 등은 달걀을 빼달라는 고객들이 폭증했다. 서울 가락동 B분식점은 “김밥과 라면에 달걀을 빼달라는 손님이 크게 늘었고 오믈렛은 아예 찾지도 않더라”며 “대다수 손님들이 이번 사태를 의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양 학원가의 C토스트가게는 울상이다. 사태 이후 단골 고객인 학생들 수가 급감한 것이다. 임시방편으로 달걀 대신 다른 식재를 사용해봤지만 달걀 빠진 토스트가 제 맛을 낼 수 있겠냐는 하소연이다.

서울 을지로의 D냉면집도 달걀을 빼달라는 손님이 많아졌다. 손님이 원하면 달걀을 뺀 채 냉면을 제공하고 있지만 팥소 없는 찐빵이 돼버린 격이라며 고개를 내저었다.

D냉면집 대표는 “연일 달걀 파동 뉴스가 쏟아지면서 공포감을 조성하고 있다”며 “정보 전달은 좋지만 다소 과장된 뉴스로 사태를 키우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달걀 유통 80% 폭락

위탁급식 업체 대다수는 전 사업장에 달걀을 빼버렸다.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달걀을 수급 받더라도 고객 우려를 불식시키는 차원에서 당분간 달걀 사용을 중지한 것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달걀말이는 두부구이로, 달걀이 필요한 국은 팽이버섯으로 대체하는 등 전 사업장에 지침 매뉴얼을 내렸다”며 “모든 사업장이 이번 사태와 무관한 안전한 달걀을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됐으나 고객 우려를 없애는 게 먼저”라고 말했다.

현대그린푸드는 살충제 미검출 달걀 수급을 우선으로 하는 등 안전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겠단 방침이다. 다만 이번 사태가 과거 김치파동과 비교했을 때 고객 우려 수준은 낮다는 판단이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AI 파동 때 미국산 달걀 수입을 검토하기도 했었다”며 “사태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고 각 사업장마다 상황에 맞는 지침을 내리고 있다”고 밝혔다.

CJ프레시웨이는 문제가 없는 달걀이라면 조리 시 일부러 뺄 필요는 없다는 판단이다. 각 사업장 자율에 맡기는 상황이나 사업장 대다수는 달걀 메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특히 달걀 유통의 급감으로 최악의 경우 평소 대비 80%가량 납품 물량이 급감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현재 달걀 유통이 60% 급감했고 더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며 “학교 급식은 안전성이 확인된 달걀이라도 학부모 우려가 워낙 커 납품이 어려운 상황이다. 외식 프랜차이즈, 어린이집 등 다수 경로에서도 주문량이 급격히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금 상황이 지속된다면 문제가 없는 달걀이라도 판매가 어려워 농가의 가격 덤핑까지 불러올 수 있다”며 “유통기한이 짧기 때문에 대량 폐기까지 고려해야 할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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