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드림의 대표주자 오리온도 사드 보복을 피해가지 못했다.
오리온그룹(회장 담철곤)은 올해 상반기 오리온홀딩스와 오리온의 합산 기준 매출액 8818억 원, 영업이익 525억 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14일 밝혔다.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사드 보복 여파로 중국 시장 실적은 급감했지만 국내와 베트남, 러시아 시장에서 좋은 실적을 거둬 완충 효과를 봤다.
국내 법인은 신제품 ‘꼬북칩’ 등의 스낵류가 큰 인기를 끌며 매출 성장을 주도했다. 지난 3월 출시한 신제품 꼬북칩은 출시 4개월 만에 1100만 봉지가 팔렸다. 소비자 수요 증가에 맞춰 생산량을 늘린 ‘오징어땅콩’도 전년 동기 대비 90% 이상 매출이 늘어났다. 덕분에 지난해 발생한 이천공장 화재 악재를 거의 받지 않았다.
봄 한정판으로 출시한 ‘초코파이 情 딸기’는 SNS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 완판행진이 지속됐고, ‘젤리밥’, ‘더 자일리톨’ 등의 젤리와 껌 제품도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오리온은 하반기 꼬북칩을 국내 콘스낵 대표 제품으로 성장시켜 ‘포카칩’과 함께 스낵시장 양대 축으로 올려놓겠다는 청사진이다. 또한 지속적인 신제품 출시와 함께 한국야쿠르트와 협업하고 있는 ‘마켓오 디저트’의 유통채널을 확대해 프리미엄 디저트 시장을 꾸준히 공략할 계획이다.
중국 법인은 올 3월부터 발생한 사드 사태로 현지화 기준 37.3%의 매출 역신장을 기록했다. 그러나 유통재고를 조기에 해소시키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하면서 시장점유율(파이, 스낵, 비스킷, 껌 4개 카테고리 기준)이 전년 동기 대비 1.1%포인트 소폭 하락에 그쳤다.
특히 파이류는 지난해 출시한 ‘초코파이 말차’의 인기가 지속되면서 시장점유율이 되레 늘었다. 중국 소비자들의 브랜드 충성도를 확인한 셈이다. 6월 말 기준 시장재고는 거의 정상화됐고 현재 중국 법인 매출도 전년 대비 약 90% 수준까지 회복됐다는 설명이다. 하반기에는 스낵 등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해 매대 점유율을 높여 매출 정상화에 나서겠단 각오다.
베트남 법인은 현지화 기준 15.1% 성장하며 고성장세를 이어갔다. 베트남 내 편의점 및 체인스토어 급성장과 맞물린 영업 활동 강화가 주효했다. 초코파이를 위시로 ‘투니스’, ‘오스타’ 등 핵심 제품들의 매출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투니스는 상반기 매출이 72% 성장해 현지 스낵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러시아 법인은 연일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리고 있는 초코파이에 힘입어 현지화 기준 13.9%(한화 기준 35.3%) 성장했다. 서유럽 국가들과 인접한 서부지역 공략과 지속적인 설비 투자를 통한 초코파이 공급량 확대가 성장 비결이라는 자평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중국에서 20년 넘게 다져온 브랜드파워와 소비자 신뢰를 바탕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여 하반기에는 중국 법인 매출 정상화와 함께 우리나라를 비롯한 베트남, 러시아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