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가공 전문기업 에쓰푸드가 창립 30주년을 맞아 기존 ‘미트 솔루션’에서 한 걸음 나가 종합식품기업을 뜻하는 ‘밀 솔루션’을 표방하고 나섰다.
지금까지 다져온 육가공의 탄탄한 기반 위에 소스, 빵 등을 자체생산하면서 HMR 부문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여기다 직접 외식 브랜드를 전개하며 소비자들의 다양한 미식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B2B 육가공품에서 B2C로, B2C 식품기업에서 외식기업으로 차근차근 보폭을 넓히는 셈이다. 에쓰푸드는 특히 기업 규모에 비해 드러나지 않는 잔잔한 행보로 신뢰를 쌓고 있다.
과시성 사옥 짓기 등을 멀리하고 지속적으로 투자를 확대하는데 치중한다. 거액을 들여야 하는 대중 광고보다 직접 소비자를 만나는 작은 행사를 1년 내내 진행한다. 지난 30년 동안 이같은 방식으로 믿음을 얻어온 에쓰푸드를 찾았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에쓰푸드 서울본사는 L가전업체의 매장 건물 중 일부를 사용한다. 건물 밖에서 알아볼 수 있는 작은 표지판도 없다. 에쓰푸드의 연매출 절반 정도인 일부 외식업체가 10층 이상의 자체 건물을 얻어 과시하는 것과 비교된다.
전 직원 참가하는 즐거운 품평회 진행
서울본사 한 층은 카페테리아로 꾸며 정기적으로 임직원 시식회를 연다. 식사를 겸한 시식회에는 대표이사부터 갓 입사한 새내기 직원까지 자유롭게 참가한다. 여기서 신제품의 맛과 향, 기존 제품으로 만든 새로운 샌드위치 등 메뉴를 ‘즐기고’ 자유롭게 품평한다.
여기서 나온 각각의 평가는 그대로 R&D 부서 등으로 전달된다. 임직원들은 자사의 제품을 즐기면서 회사에 공헌하게 된다. 먹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이런 즐거움을 통해 바른 식품, 맛있는 식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 에쓰푸드는 바로 이런 사이클을 정확히 이해하고 실천하는 ‘밀 솔루션’을 지향한다.
직원 복지와 전문가 양성에도 적극적이다. 지난 5월 음성공장 하도급 직원 31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에쓰푸드 전 사업장의 생산직, 사무직 직원 모두 정규직화 했다. 특히 정규직 전환 하도급 직원의 근속기간을 인정한 것은 획기적이다. 이를 통해 자녀 학자금 지원, 승진 기회 제공 등의 조건을 정규직 직원과 동일하게 맞췄다.
또 5년 마다 1년 이상 근무한 직원을 대상으로 해외 연수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30주년을 맞아 400여 명의 직원 모두에게 해외 연수 기회를 제공한다. 난 2014년부터 진행해온 '마이스터 아카데미'를 통해서는 매년 20명 정도의 청년사원을 정규직으로 채용, 6개월의 현장 실습 후 각자에게 가장 잘 맞는 부서에 배치하고 있다.
마이스터 아카데미를 통해 입사한 직원들은 모든 업무 과정을 여러 부서에서 실습할 수 있기 때문에 부서 배치 후 빠른 적응이 가능하다. 사 입장에서는 업무에 대한 집중도나 능률적인 부분에서 큰 효과를 보고 있어 기존 직원, 신입 직원 모두 만족도가 높다. 올해는 지난 7월 마이스터 아카데미를 통해 입사한 19명의 직원들이 교육을 마치고 각 부서에 배치돼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목장에 뿌리 둔 미트 프로틴 공급에서 출발
에쓰푸드는 지난 1976년 경기도 이천 설성목장에서 싹을 틔웠다. 이어 10년이 지난 1987년 설성식품이라는 이름으로 미트 솔루션을 제안하기 시작했다. 목장을 기반으로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미트 프로틴을 공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후 1989년 그릴 소시지를 국내에 선보이고, 1990년대 레스토랑, 호텔 등 외식업체에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한반도의 좁은 울타리를 벗어나 미트 솔루션 선진국의 노하우를 끊임없이 도입한 것도 에쓰푸드의 남다른 행보다.
에쓰푸드로 이름을 바꾼 때는 지난 2003년. 소시지 전문 생산 시스템을 갖춘 안성공장을 준공하면서 국내 최고의 육가공 전문 기업이 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이어 2005년에는 미국의 육가공 전문가 존 마크(John Mark)와 공동 개발한 브랜드 존쿡(Johncook)을 론칭했다.
같은 해 8월에는 에쓰푸드 식품연구소를 설립하면서 식품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갖춘 연구원들과 함께 국내·외 시장연구, 해외 육가공 마이스터와의 기술 제휴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해 왔다. 뿐만 아니라 솔루션 팀을 별도로 신설해 제품을 활용한 새로운 메뉴와 식문화를 제안할 수 있도록 연구 및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09년 안정적인 제품 공급을 위해 안성물류가공센터를 준공했고, 지난해 콜드체인시스템을 갖춘 에쓰프레시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식품유통의 필수 고리인 자사 제품 전용 냉장·냉동 보관 및 배송 시스템을 구축했다.
앞서 2013년에는 델리미트 전문 생산 공장인 음성공장을, 지난해 반조리 식품을 전문 생산하는 CK와 존쿡 델리미트 제품 전문 생산 공장인 존쿡 플랜트를 준공했다. 안성공장과 음성공장은 국제식품안전규격 FSSC 22000 인증을 획득하며 제품에 대한 안전성을 입증했다.
국내 식문화 수준 높이는 게 에쓰푸드의 목표
에쓰푸드 제품의 맛과 품질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독일농업협회가 주관하는 햄·소시지 국제 품질경연대회에서 10년 연속 수상, 총 110품목이 입상하는 등 국내 동종 업계 최다 수상을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5년 연속 우수한 성적으로 수상을 거둔 기업에게만 주어지는 Products Quality상을 6회째 수상한 국내 최초 기업이다. 국내에서는 한국육가공협회 주관의 베스트 육가공품 선발대회에서 매회 우수한 성적으로 수상하는 등 제품의 맛과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이제 에쓰푸드는 육가공제품 뿐만 아니라 존쿡 마스터의 브레드, 존쿡 소스 등 육가공품 어울리는 제품을 자체 생산하고 있다. 또한 지난 5월에는 헬시 프로틴, 슈퍼 그레인, 프레시 그린으로 영양 밸런스를 맞춘 존쿡 마켓 매장을 오픈하고 6월에는 1~2인이 즐길 수 있는 바베큐 전문매장인 존쿡 델리미트 심플리 바베큐 매장을 오픈하는 등 신규 매장 확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에쓰푸드 관계자는 “올 하반기에는 본격적으로 HMR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며 “다양한 제품 생산과 기술 투자를 통해 국내 식문화 수준을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위해 전 임직원이 한마음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리 소문 없이 마니아 만드는 3개 외식 브랜드 | ||
에쓰푸드는 3개의 외식 브랜드를 소리 소문 없이 전개하고 있다. 다른 외식 브랜드와 같은 광고마케팅을 하지 않지만 각 브랜드마다 마니아가 줄을 서고 있다. 에쓰푸드의 차별화한 맛과 끊임없는 R&D로 만들어내는 참신한 메뉴 덕분이다. 에쓰푸드의 3개 외식 브랜드를 소개한다. ■ 존쿡 델리미트 ■ 존쿡 델리미트 심플리 바베큐 ■ 샌드위밋 이밖에 움직이는 존쿡 델리미트인 '존쿡 델리카'(푸드트럭)를 통해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에쓰푸드의 메뉴와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
고객 접점 현장에서 알리는 고기의 참맛 | ||
존쿡 델리미트 압구정 시그니처 매장은 인근 주민뿐만 아니라 서울의 맛을 찾는 시민들에게 유명한 쿠킹 클래스로 알려졌다. 이곳에서는 ‘프레시 소시지 클래스’와 ‘하몽 체험 클래스’ ‘화목한 쿠킹클래스’ 등을 매월 진행하고 있다. 매월 마지막 주 화요일 저녁 열리는 하몽 체험 클래스는 특히 스페인 최고급 몬테사노 하몽 3등급 (베요타, 세보, 세라노) 시식과 와인을 마실 수 있어 호사가들의 인기가 높다. 매 달 마지막 주 화요일, 목요일마다 홀머슬햄 샌드위치. 이탈리안 미트로프와 매쉬드 포테이토 등을 직접 만들어보는 ‘화목한 쿠킹 클래스’는 진짜 화목한 분위기 속에 진행된다. 이밖에 매월 4번째 토요일 40명만 참가할 수 있는 에쓰푸드 델리미트 전문 공장 음성 팩토리 방문체험 프로그램도 인기가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