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테크 활성화되면 일자리 30만개 생긴다!’
‘푸드테크 활성화되면 일자리 30만개 생긴다!’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7.08.25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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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익 ㈔한국푸드테크협회 회장

식품·외식시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외식 소비 트렌드는 물론 식품생산·유통구조도 전혀 새로운 유형으로 바뀌고 있다. 변화의 중심에는 첨단 IT산업이 있다. 과거 SF소설에서나 나오던 스토리가 일상 곳곳에서 전개되는 추세다.

불과 2년 전 만들어진 ‘푸드테크’(FOOD-TECH)가 식품·외식산업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푸드테크는 농축수산물 등 식자재 생산단계부터 음식물쓰레기 처리까지 먹을거리 전 영역에 걸쳐 작용하고 있다.

지난달 19일 (사)한국푸드테크협회 창립총회가 열렸다. 시시각각 식품·외식시장에서 영역을 넓히고 있는 푸드테크산업을 체계화하고 건전한 발전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설립한 단체다. 안병익 한국푸드테크협회 초대 회장을 만났다.


국내 푸드테크산업은 모바일 기반 음식배달 서비스인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가 주도하고 있다. O2O 서비스는 소비자 접점에서 이뤄지는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사회적 각인효과도 크다. 하지만 푸드테크산업 영역은 이보다 훨씬 넓고 깊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주력하는 ICT기반 스마트팜도 푸드테크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일본의 스프레드사는 아예 완전 자동화된 상추 공장을 만들었다. 사람이 씨만 뿌리면, 그 다음부터는 모두 로봇이 알아서 재배하는 농장으로 수확까지 모두 책임진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채소와 곡물을 활용해 고기와 똑같은 맛을 낸 ‘인조고기(Fake Meat)‘가 인기를 얻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벤처기업인 ’임파서블 푸드‘는 채소·곡물에서 단백질을 추출해 고기와 똑같은 식감·맛·육즙을 내는 식품을 개발했다. 과거 콩단백으로 모양만 흉내 낸 인조고기와는 차원이 다르다.

▲ 지난달 19일 ㈔한국푸드테크협회를 창립한 안병익 회장이 국내 스타트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불합리한 규제 개선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이인우 기자 liw@

일부에서는 이런 인조고기가 대규모 축산단지의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할 대안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외식산업에서 푸드테크도 활성화되고 있다. 최근 패스트푸드 업계에서 활용하는 키오스크가 대표적이다. 이밖에 결제 시스템인 POS도 푸드테크의 한 갈래고 예약에서 노쇼를 방지하는 프로그램도 나왔다. 조리 분야의 혁신을 가져온 각종 주방설비도 첨단화되고 있다. 이같은 푸드테크는 ‘푸드 밸류 체인’(FOOD VALUE CHAIN)으로 묶이게 된다.

한국푸드테크협회는 이같은 푸드 밸류 체인의 발전모델을 제시하고 아직 부족한 정책지원 등을 이끌어내기 위해 설립한 푸드테크 관련 기업들의 모임이다. 창립과 동시에 국내 70여 푸드테크 관련기업이 회원사로 참여했다.
 
㈜식신 일군 컴퓨터과학 박사

안병익 푸드테크협회 회장은 정보통신 분야의 전문가다. 전자계산학 학사와 컴퓨터공학 석사, 컴퓨터과학 박사 학위에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정보통신경영자과정까지 밟았다. 석사과정을 마친 1993년 첫 직장인 KT 연구개발본부에서 맡은 일은 전자지도 연구개발이었다.

건물, 도로폭 등이 드러난 지도에다 지하에 매설된 통신 선로를 표시했다. 인터넷이 막 등장하던 1990년대 초 획기적인 지도였다. 당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전자지도와 위치정보를 결합한 사업을 구상했다. 이를 발전시켜 1998년 KT 사내 벤처 한국통신정보기술을 공동창업해 네이버, 다음, 야후와 같은 포털사업자와 언론사 등 30여 곳에 인터넷 지도를 공급했다.

한국푸드테크협회, 국내 푸드테크산업 널리 알리고 관련업계 동반성장  이끌것
푸드테크는 4차 산업혁명 핵심…온라인 시장에 오프라인 규제 적용 산업발전 막아

이후 친구 찾기, 아이 찾기 등 위치정보를 활용한 서비스 제공사업인 포인트아이를 설립해 코스닥에 상장하는 등 ‘대박’을 터트렸다. 이후 2010년 모바일 위치기반 서비스 기업 ‘씨온’을 창립, 지난해 ㈜식신으로 법인명을 바꿨다.

㈜식신은 맛집 추천서비스 ‘식신’과 기업용 모바일 전자식권인 ‘식신 e식권‘, 유명 맛집 배달 서비스 ’식신 히어로‘ 등의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다. 식신은 소비자들이 직접 검증한 맛집정보를 공유해 신뢰도가 높다. 전자식권인 식신 e식권도 호응을 얻고 있다.

안 회장은 “동국제강, 하림그룹,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100여 개 고객사 직원들이 1200여 개의 식당에서 전자식권인 식신 e식권을 사용하고 있다”며 “이들 기업은 법인카드 사용액이 크게 줄면서 경비 30%를 절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명 맛집 배달 서비스인 식신 히어로도 자리 잡고 있다. 식신 히어로는 줄을 서야 들어갈 수 있는 맛집과 연결, 모바일로 간편하게 배달받을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또 지난해 9월부터 중국 알리페이 앱에 한국 맛집 정보를 중국어로 제공하고 있다.

알리페이는 중국 결제시장 점유율 63%를 차지하는 선도 기업이다. 지난해 중국내 알리페이 결제액만 5500조 원에 달했다고 한다. 식신과 제휴한 알리페이 앱을 통해 국내 제휴 외식업체에서도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안 회장은 “맛집 정보제공 업체 중 알리페이와 제휴를 맺은 곳은 식신이 유일하다”며 “서비스가 본격화될 경우 중국인이 자주 가는 주요 상권에 약 6천개의 가맹점(제휴식당)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밖에 하나의 카드로 유명 레스토랑에서 가격을 할인받을 수 있는 외식 선불카드 ‘식신 다이닝카드’도 운영하고 있다. 식신 다이닝카드를 이용할 경우 외식 상품권(선물)으로 분류돼 청탁금지법의 식사접대비 상한선인 3만 원이 아닌 5만 원까지 식사비를 늘릴 수 있다.

소상공인지원 지원 사업에 역점

식신은 모바일 기반 외식 서비스 영역을 차례차례 넓히고 있다. 지금까지 운영한 결과를 보면 앞으로 성장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 그런 기업 CEO가 공익을 목표로 하는 한국푸드테크협회 창립에 나선 이유는 뭘까?

안 회장은 “푸드테크가 발전하면 다양한 분야에서 약 30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에서 이미 상용화하고 있는 드론을 이용한 배달이 본격화되면 관련 업체의 로봇 엔지니어와 빅데이터 전문가 고용이 늘게 된다.

안 회장은 푸드테크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올해 안에 국내 최초로 드론 배달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같은 퍼포먼스를 통해 태동기에 있는 국내 푸드테크산업을 널리 알리고 관련업계의 동반성장을 이끌겠다는 복안이다.

관련 업계뿐만 아니라 소상공인 지원에도 나설 계획이다. 협회의 세부분과는 △물류유통분과 △정보서비스분과 △인프라테크분과 △규제개선TF △소상공인지원TF 등 5개로 나눴다. 이중 소상공인지원TF는 외식시장 다변화를 염두에 둔 사업이다.

안 회장은 “골목식당 등 영세 외식업소를 운영하는 소상공인이 안정적인 사업을 진행할 때 외식시장의 콘텐츠가 더욱 풍성해지고 국민들의 먹을거리를 통한 삶의 질도 높아질 것”이라며 “외식 프랜차이즈도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 더 성장해야 하지만 외식시장의 양극화라는 부정적인 측면도 노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 안병익 한국푸드테크협회 회장은 ㈜식신 CEO로서 외식시장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외식시장의 다양성을 회복하고 소상공인들이 안정적인 생활기반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프랜차이즈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협회는 이를 위해 회원사들의 다양한 자원을 활용해 소상공인 지원 인프라를 구축하고 마케팅, 컨설팅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물류유통분과에서는 배달, 물류, 유통, 직거래, 신선식품, HMR 등 관련 업계 회원사의 교류 활성화를 추진하게 된다. 정보서비스분과는 정보, 데이터, 서비스 회원사의 협의체로서 O2O, 맛집, 레시피, 빅데이터, 대체식품, 식권, 안전, 컨설팅, 금융, CRM, 외식서비스, 푸드트럭, 마케팅 관련 업체들이 참여한다,

인프라테크분과는 POS, 스마트팜, 디지털사이너지, 비콘, 드론, IoT, 3D프린터, 로봇, 솔루션 분야의 회원사 교류와 산업진흥에 나서게 된다. 이들 분과의 사업목표를 정리하면 일자리 창출, 소상공인지원, 산업진흥, 규제 개선, 교류활성화로 요약된다.

주요 사업 분야는 배달 서비스(식자재 배송·정기배송·HMR 배송·음식배달·맛집 배달 대행)와 온 디멘드 서비스(On-Demand Service, 모바일 오더·매장결제·농수산물 직구매·O2O·주문예약 서비스·쿠폰·모바일식권), 콘텐츠 서비스(식자재 개발·생산자 정보·레시피 정보·맛집 정보·식재료 정보·식품데이터·외식컨설팅), 인프라 서비스(VAN·데이터 분석·크라우드 펀딩·비콘·스마트팜·미래 먹을거리·3D 프린팅·POS·고객관리 솔루션·로봇) 등이다.

외식시장 침체 예방하는 푸드테크

안 회장은 “국내에서 푸드테크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 보니 산업 진흥이 더디다는 판단 때문에 협회를 설립하게 됐다”며 “해외에서는 전체 벤처투자 규모의 20% 이상이 푸드테크 관련 분야에 집중되고 있지만 국내에선 산업으로서의 인식이 아직 약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푸드테크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서 발전 전망이 밝다고 단언했다. 그는 “국내 외식 및 식자재 유통시장이 푸드테크로 결합될 경우 앞으로 약 200조 원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정부의 산업 생태계 조성과 진흥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온라인 시장이 열리고 있는데도 오프라인 규제가 그대로 적용돼 산업발전을 가로막는 법안 개정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 회장은 최근 급변하고 있는 외식시장에 대해 부정적인 측면과 긍정적인 측면이 공존한다고 진단했다.

1인 가구 증가 등 인구사회학적 변화가 진행되면서 혼밥, 배달음식 등 외식시장 규모가 작아지고 있는 반면 ‘욜로’ 트렌드가 번지면서 혼자라도 비싼 음식을 찾아 즐기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는 것이다. 또 개인중심 풍조가 자리 잡게 돼 직장이나 동호인 모임의 회식문화가 달라진 점도 외식시장 축소를 부르고 있다. 푸드테크산업이 활성화될 경우 빠른 시장변화에 적절히 대응하면서 외식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안 회장은 “푸드테크 진흥법 제정도 추진할 계획”이라며 “식품안전법, 물류법 등으로 나뉜 관련 법령을 일원화해 효율적으로 사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정부 모태펀드에 1천억 원 규모의 푸드테크 투자펀드도 조성, 회원업체에 대한 투자도 확대할 계획이다.


안 회장은 “협회를 통해 우리나라도 푸드테크 유니콘이 많이 나올 수 있는 토양을 다지겠다”며 “내부적으로는 회원사에게 항상 열려 있고 소통이 가능한 자유스러운 협의체로 만들어 가고자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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