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 수교 25년… 멀어지는 외식 한류
韓中 수교 25년… 멀어지는 외식 한류
  • 김상우 기자
  • 승인 2017.08.25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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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시장 막연한 환상은 사업 악화 지름길”

지난 24일 한중수교 25주년을 맞았으나 양국은 형식적인 기념행사를 치러 최근 경색된 관계를 그대로 드러냈다. 

중국은 지난해부터 사드 배치를 이유로 한국 기업에 각종 불이익을 주는 등 압박하고 있다. 각 기업들마다 차이나 리스크에 머리를 싸매고 있으나 묘수 마련이 쉽지 않은 형국이다. 

중국 진출 업체, 갈수록 감소

중국의 사드 보복은 외식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중국 내 교민사회 한식당이 한파를 맞고 있다는 전언이다. 중국 당국은 물론 언론까지 가세한 한국 제품 불매 움직임이 한식당까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중국에 진출한 외식 프랜차이즈들은 이번 리스크를 계기로 중국 시장의 사업성을 되짚어보겠다는 움직임이다. 실제 사업성이 좋지 않은 프랜차이즈들을 중심으로 시장 철수 분위기가 감지된다. 올해 안에 중국을 떠나겠다는 기업들도 상당수로 확인됐다. 

중국 진출 외식업체 수도 매년 줄어들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2014년 기준 중국에 진출한 국내 외식업체 매장 수는 1505개로 2013년 992개에서 51.7%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해는 309개 늘어난 1814개로 20.5% 증가에 머물렀다. 사드 보복이 장기화된다면 진출 업체보다 철수 업체가 더 많아 질 것이란 분석까지 나온다. 

국내 주요 외식업체들은 2000년대 중후반부터 거세게 불어온 한류열풍에 중국 시장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았다. 이들은 내수 시장의 한계성과 업체 간의 출혈경쟁의 돌파구로서 중국 시장의 성장 잠재력 등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몇몇 업체를 제외하고 대다수 업체에겐 장밋빛 미래가 아닌 잿빛 미래만이 가득하다. 

업계 관계자는 “발전성만 놓고 보면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인 것은 분명하다”며 “그러나 중국 특유의 ‘관시(關係)’ 문화와 폐쇄성, 소위 ‘짝퉁’ 브랜드로 일컬어지는 상표권 침해, 자국 우선주의에 기인한 중국 국민의 소비 행태 등 그간의 고질적 문제가 이번 사드 보복으로 더욱 뚜렷하게 드러났다”고 말했다. 

각종 불법 난무, 사전준비 필수

중국에 안착한 브랜드로 알려진 미스터피자의 경우 올해 적자로 돌아섰다. 북경미스터피자찬음유한공사는 지난해 상반기 8800만 원 손실에서 올 상반기 2억1천만 원 손실로 적자폭이 커졌다.

또 지난해 8억3천만  원의 이익을 낸 상해미스터피자찬음유한공사도 올해는 손실을 봤다. 이들 중국법인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흑자를 이어갔으나 올해 모두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 2012년 중치투자그룹(中企投資集團)과 지분 50대 50의 합작법인을 설립해 중국에 진출한 카페베네의 경우 중국에서 100억 원 이상의 손실을 본 채 완전히 철수했다. 진출 3년 만에 600여 개의 매장을 오픈하고 성공가도를 달리는 것 같았지만 호황은 오래가지 못했다.

2015년 초 식재 매장 공급 차질을 시작으로 매장 인테리어비 문제에 가맹주들이 소송에 나서기까지 했다. 심지어 이러한 문제를 빌미로 한국 본사와 중치 간의 경영 분쟁이 시작됐다. 중치는 기존의 합의를 깨뜨리고 한국 본사의 의지와 상관없이 브랜드를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중국에는 여전히 카페베네 매장이 영업 중이지만 한국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지난 2013년 빙수 열풍을 몰고 온 대표 브랜드 설빙의 경우 중국 내 짝퉁 브랜드로 골머리를 썩고 있다. 대표 짝퉁인 일소레설화빙수의 경우 원래 경남에 있는 국내 중소 프랜차이즈였다. 지난 2014년 중국에서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는 항통유한회사가 먼저 제의를 해오면서 중국에 진출했다. 이후 항통유한회사는 일소레설화빙수의 브랜드를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어 짝퉁 설빙으로 만들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중국 파트너사가 설빙 유한회사로 이름을 바꾸고 대표까지 다른 사람으로 앉힌 상황”이라며 “중국에서 설화빙수와 설빙이라는 상표를 등록하고 사용하기 시작해 이를 제지하려 했지만 경영에 참견하지 말라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말했다. 

즉 일소레설화빙수는 중국업체에게 상표를 뺏기고 중국 진출까지 실패한 셈이다. 설빙과 같이 파트너를 가장해 브랜드 무단 도용 사례가 빈번하지만 중국 당국의 제재는 기대할 수 없는 형국이다. 

업계 관계자는 “언론에 드러나지 않았지만 중국에 진출한 많은 외식 프랜차이즈들이 중국 시장에서 고배를 마시고 있다”며 “중국 진출 전 사전 상표 등록과 초기 직영점 테스트 운영, 투자방식 결정 및 합자 파트너 선정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현지 직원 교육 시스템 마련과 중국 소비자 니즈에 대한 철저한 분석, 입지 선택, 각종 마케팅 방식을 따져봐야 한다”며 “자금과 인프라가 뒷받침하는 대기업들도 힘든 곳이 중국시장인 만큼 막연한 환상을 가지고 진출한다면 되레 사업 악화의 지름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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