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속 주점 업계, 탈출구 안 보여
불황속 주점 업계, 탈출구 안 보여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7.08.25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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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주요 역세권 매출 부진

주점업계 불황의 탈출구가 보이지 않고 있다. 경기 침체, 인구절벽, 소비 트렌드 변화 등에 따라 끝없는 매출 하락을 겪고 있다.

신한카드 트렌드연구소는 지난 20일 서울 주요 지하철역 반경 1㎞ 상권 5곳(강남역, 고속터미널역, 사당역, 잠실역, 홍대입구역)의 20·30대의 2014년과 2016년 업종별 카드 사용 내역을 비교·분석해 발표했다.

편의점만 승승장구

분석 자료에 따르면 유흥업종은 지난해 2014년 대비 매출이 가장 많이 감소했다. 조사 지역 5개 상권 모두 크게 줄었다. 유흥업종의 대부분은 호프집 등 기타주점이 차지한다. 고속터미널역은 44.1%나 감소했고 홍대입구역도 36% 줄었다. 이어 잠실역 -31.7%, 사당역 -10.1%, 강남역 -10% 순이었다.

특히 홍대입구역 상권은 젊은 층이 많이 찾는 서울의 핵심 상권 중 하나로 20대가 전체 카드 사용금액의 50%를 소비하는 지역이다. 젊은 층이 그 만큼 술 소비를 줄였다는 뜻이다. 젊은 층이 많이 찾는 또 다른 주요 상권인 강남역 상권도 감소해 업계의 전망을 어둡게 했다.

반면 편의점업종의 매출은 크게 늘어 불경기 상황을 반영했다. 잠실역은 78.8% 급증했고 사당역 57.8%, 홍대입구역 45.3%, 고속터미널 42.2%, 강남역 41.5% 순으로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 전국 편의점수는 3만4376개에 달한다. 인구가 5125만 명인점을 고려하면 1500명당 1곳인 셈이다.

주점 고객이 줄자 사업자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국세청의 생활밀접업종 사업자 현황에 따르면 올 5월 일반주점 사업자는 5만4565명으로 전월(5만4452명)보다 줄었고 1년 전(5만8149명)에 비해서는 6.1% 감소했다. 1년 만에 약 3600명이 사업에서 손을 뗐다.

유명 주점 업체들의 실적도 악화되고 있다. 그간 양호한 실적을 냈던 리치푸드는 지난해 전년(300억 원)보다 28.0% 감소한 216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영업이익은 5억5천 만원으로 전년에 비해 72% 급감했다.

적자전환 업체도 속출했다. 요리 주점으로 유명한 에프앤디파트너는 매출이 39.9% 감소, 18억 원의 순손실을 보며 적자로 돌아섰다. 올해 론칭 30년 된 브랜드 ‘투다리’로 유명한 이원은 매출 42억 원을 올려 전년(50억 원)비 16% 줄었고 8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포차 트렌드도 퇴조세

세계 맥주 트렌드를 이끌었던 인토외식산업은 지난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는 등 경영에 어려움을 겪다가 올 3월 회생절차를 종결지으며 경영 정상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또 중견 업체 치어스도 올해 초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해 업계에 충격을 줬다.

업계 관계자는 “주점업계는 현상 유지만 해도 선방했다고 평가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경기 침체와 소비 트렌드 변화 등으로 해법 마련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반면 가성비를 앞세운 콘셉트의 주점은 부진한 업황 속에서도 선방하고 있다. 스몰비어 업체 봉구비어는 오히려 불경기 덕을 보며 매장의 매출액이 올랐다. 봉구비어의 올해 점포당 월평균 매출액은 1700만 원으로 전년 1400만 원 대에서 소폭 상승했다.

봉구비어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가볍게 한 잔하려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며 “가성비 좋은 다양한 메뉴를 마련한 점도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낮은 가격대의 안주를 내세운 ‘포차’도 인기를 얻었다. ‘포차어게인’은 지난해 3월 가맹사업을 시작해 지난 6월 100호점을 돌파했다. 주점업의 극심한 경기 침체에도 틈새 시장을 잘 파고들었다는 평가다. 포차 콘셉트 매장이 트렌드로 떠오르자 ‘청년상구포차’, ‘대칠성포차’ 등도 마케팅에 공을 들였다.

하지만 포차 트렌드도 빠르게 퇴조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주요 고객층인 20대의 실업률(7월)은 9.3%로 평균 3.5%보다 두 배 이상 높았고 취업자는 석 달 연속 감소해 소비심리가 더 위축되고 있다. 낮은 단가의 메뉴는 객단가를 내려 수익성도 낮다는 지적이다.

포차어게인은 100호점을 넘은 이후 정체 상태에 접어들었다. 청년상구포차는 정보공개서도 등록돼 있지 않은 상태로 사실상 가맹사업이 중단된 상태다. 대칠성포차도 하향세에 접어들어 매장은 2015년 116개에서 지난해 99개로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점 시장은 전반적인 주류소비 감소와 홈술 트렌드 등에 따라 분명한 하향세를 겪고 있다”며 “가성비 마케팅과 틈새 시장 찾기, 해외 진출 등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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