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업계 하소연 ‘육계와 산란계는 달라요’
치킨 업계 하소연 ‘육계와 산란계는 달라요’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7.09.01 1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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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중순 발생한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온 나라가 비상에 걸렸다. 거의 모든 국민이 자주 먹는 먹을거리에서 살충제 성분이 나왔으니 그럴만도 하다. 연일 언론은 살충제 계란 발생 현황과 문제점, 대책 등을 따져 물었다.

주무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상황 파악과 안전대책을 마련하느라 진땀을 빼야했다. 살충제 검출 계란에 이어 산란계에서도 살충제 성분이 나오자 식품 업계는 발칵 뒤집혔다. 특히 산란계에서 살충제 성분이 나온 농장은 케이지 사육 방식이 아닌 방사형 농장이어서 충격이 더 컸다.

살충제 성분은 분명 계란과 산란계에서 나왔는데 애꿎은 치킨 업계까지 불똥이 튀었다. 먹을거리 안전을 우려해 계란은 물론 치킨 소비까지 줄인 탓이다. 올 초부터 AI, 가격 인상 논란으로 어려움을 겪은 치킨 업체들은 육계는 산란계와 달라 안전하다고 호소했지만 역 부족이었다.

한 중소 치킨업체 마케팅 관계자는 “열심히 노력해도 안전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싸잡아서 소비를 줄이니 달리 방도가 없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소비가 크게 줄자 하림은 정부·연구기관의 자료를 인용해 육계와 산란계의 차이점을 정리한 자료를 배포했다.

주요 내용을 보면 육계는 닭고기 생산을 주목적으로 산란계는 달걀 생산을 위해 사육한다. 산란계 일부는 식육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국내 치킨 업체는 모두 육계를 사용한다.

육계는 실내 평지에서 방사해 키우고 산란계는 주로 케이지에서 사육한다. 흔히 A4 용지보다 좁은 사육공간이라고 지적을 받는 사육 방식이다. 좁은 케이지에서 사육하다 보니 닭진드기 등이 잘 발생하고 이를 치료하기 위해 살충제를 살포하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많은 소비자들이 오해를 한다. 

한국육계협회 관계자는 “텔레비전 뉴스 화면에서는 육계·산란계 구분 없이 케이지가 길게 늘어선 산란계 농장을 보여줘 소비자들이 오해한다”며 “육계는 방사해 키우기 때문에 사육 환경이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또 육계는 30일 정도 키워 출하·도축하는 반면 산란계는 약 80주를 사육한다. 육계 농장은 도축한 뒤 농장을 약 한 달간 비우고 청소·소독해 살충제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육계협회 관계자는 “산란계와 사육 환경이 전혀 다르고 사육과 도축이 체계적으로 시스템화  돼 있어 안전성은 높다”며 “맛도 좋고 영양도 많은 육계를 많이 먹어 달라”고 당부했다.

먹을거리 안전은 생명, 건강과도 직결돼 있기 때문에 소홀히 할 수 없다. 정부의 정확한 정보제공과 안전 대책이 마련돼야 함은 당연하다. 하지만 소비자가 불분명하고 왜곡된 정보로 ‘과잉 반응’ 하는 것도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한편 이번 살충제 검출 계란 파동을 겪으며 동물복지 사육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가축이 스트레스를 덜 받고 더 자연친화적인 환경에서 자라게 해줘야 건강한 먹을거리 생산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가격이다.

친환경 계란은 일반 제품보다 2~3배가량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비싼 계란은 개당 1천 원도 한다. 이 가격을 서민이 감당할 수 있을까? 싸게 많이 먹고 싶어 하는 욕망이 있는 한 동물복지 사육은 쉽게 확산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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