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총리 “대기업 급식시장 과점 개선하라”

김상우 기자l승인2017.09.08l99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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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낙연 국무총리(왼쪽).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이낙연 국무총리가 공정거래위원회에 국내 단체급식시장의 대기업·중견기업 과점 여부 등 실태점검을 주문하면서 업계에 큰 파장을 예고했다.    

지난 5일 이낙연 국무총리는 국무회의 직후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에게 “국내 단체급식시장에 중소기업 참여가 적고 대기업과 중견기업 비중이 큰 상황에서 언론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며 “국내 단체급식시장의 대기업과 중견기업 과점 여부 등 실태점검 후 개선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밝혔다. 

1년도 못 돼 ‘오락가락’

이 총리의 이러한 주문은 급식업계의 대기업 참여를 재벌의 골목시장 침탈 행위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달 정부세종청사 사업설명회와 관련해 언론의 대기업 입찰 참여를 부정적으로 보는 기사가 쏟아졌다.  

총리실은 “5조 원 규모로 알려진 국내 단체급식 시장에서 대기업 6개와 중견기업 5개가 80%를 독식하고 나머지 1조 원을 놓고 4500여 개 업체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며 “대기업들은 계열사와 내부거래를 기반으로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상황으로 문재인 정부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강조하고 약속한 바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관련 업계 대다수는 이 총리의 이같은 문제의식을 두고 한 쪽만 보고 한 쪽은 보지 못하는 근시안적인 판단이라는 중론이다. 특히 총리실에서 발표한 국내 급식시장 규모는 정확한 조사에 근거한 데이터가 아닌 일부 언론에서 지레짐작한 추산치를 그대로 가져다 썼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10월 공공기관 280여 곳에 ‘공공기관 구내식당 중소중견업체 참여확대 관련 특례변경’ 공문을 전달하면서 상주인원 1천 명 이상인 공공기관 구내식당에 대기업 계열인 삼성웰스토리, 현대그린푸드, 신세계푸드, CJ프레시웨이, 아워홈 등의 입찰을 허용하는 방침을 마련했다. 

현재 전체 316개 공공기관(기타공공기관 포함) 중 위탁급식을 하는 곳은 190여 개로 파악되고 있다. 이중 상주인원 1천명 이상인 공공기관은 한국전력과 코레일 등 20여 개다. 이번 조치는 2019년 말까지 3년 한시적으로 허용한 후 정부가 해당 규제를 재검토할 방침이다.  

캡티브 마켓은 일감몰아주기?  

정부는 지난 2012년 5월 ‘영세 중소상인 지원대책 추진계획’을 통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계열 소속 대기업이나 친족이 50% 이상 지분을 보유한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공공기관 구내식당 위탁사업자 입찰에 참여하지 못하게 했다. 당시 대기업 위탁급식업체가 공공기관 구내식당의 41%를 차지하면서 중소업체의 참여를 막고 있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중소기업 활성화차원에서 마련된 방침은 중견기업 과점이라는 또 다른 논란을 낳았다. 이렇다 할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결국 지난해 10월 규제의 한시적 해제 방안으로 조율됐다. 이번 이 총리의 문제 제기로 근 4년 만에 풀린 규제는 또 다른 방향으로 재 논의될 가능성이 커졌다.  

대기업 계열 A업체 관계자는 “공공기관 식단가가 대체적으로 낮은 수준인데다 요구사항도 많아 실질적으로 큰 수익을 내기 힘든 구조”라며 “중견‧중소기업도 일반 산업체보다 공공기관이 크게 메리트 없는 시장이란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율 경쟁에 의한 시장논리가 아닌 대기업의 시장 과점이라는 인식이 우선되는지 모르겠다”며 “이렇게 된다면 굳이 공공기관 시장에 매달릴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캡티브 마켓(Captive Market‧내부거래)이 높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대기업 측은 지겨운 트집잡기가 또 시작됐다는 반응이다. 이들은 대기업 계열 급식업체 태생 자체가 직원들의 복리후생 개념에서 시작한 것이고 나중 위탁 사업으로 확장된 것일 뿐 캡티브마켓 자체를 왜 나쁘게 보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일각에서는 공정위가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는 재벌의 ‘일감몰아주기’ 연장선이라 해석하고 있다.   

B업체 관계자는 “우리 회사 구내식당을 우리가 운영하겠다는데 규모가 크다고 하지 말라는 비상식적 논리”라며 “대기업, 중소기업을 떠나 고객 선택권 등 상식적 시장 논리에 근거했으면 좋겠다”고 쓴 소리를 내뱉었다.

대기업의 이러한 반응에 중소업체들도 격앙된 분위기다. C중소업체 관계자는 “대기업들도 할 말이 없다. 시장 건전성을 훼손시킨 주범이 아니냐”며 “순수 서비스와 메뉴 등으로 승부하지 않고 시설투자 등 자본을 끌어들여 중소업체의 활로를 막아버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기업이 경쟁력을 발휘할 부분과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발휘할 수 없는 여지마저 없앤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덧붙였다.


김상우 기자  ksw@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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