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헛 점주 “새 주주 외식경험 없어 우려”

가맹점주 "2~3년 뒤 다시 재매각 하면 피해는 점주 몫" ... 한국 피자헛 "가맹점주와 헙력 통해 상생발전 도모" 이원배 기자l승인2017.09.08l99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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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피자헛의 갑작스런 매각으로 가맹사업자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매각 과정에서 가맹점주들의 의견 수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최근 가맹사업에 ‘갑을’ 분쟁이 첨예한 문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향후 논란이 될 전망이다.  

‘철수 없다’더니, 투자회사에 매각 

한국 피자헛은 지난달 31일 미국 외식 업체 염(Yum!)이 보유한 한국 피자헛 지분 100%를 ㈜오차드원에 전격 매각했다. 구체적인 매각액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한국 피자헛은 오차드원과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안정적인 가맹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오차드원은 이번 M&A를 위해 설립된 회사로 금융투자사인 ㈜케이에이치아이의 관계사다. 케이에이치아이는 사모펀드(PEF) 등을 운용하고 있다. 

하지만 피자헛 가맹점주들은 이번 M&A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피자헛 한 가맹점주는 “피자헛은 100% 가맹점으로 매각 과정에서 점주들의 동의나 참여 과정이 없었다”며 “우리 점주들은 미국 염 브랜드 가치를 신뢰했는데 상당히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실제 피자헛 측은 최근까지 한국 시장을 호평하며 매각설을 부인해 점주들은 더 충격을 받았다. 비풀 차울라 피자헛 아시아태평양 총괄 사장은 지난 5월 매일경제를 통해 “한국 피자헛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나아가 세계의 롤 모델”이라고 띄우며 후한 평가를 했다. 

그는 “피자가 더 이상 고급 음식은 아닐 수 있지만 더 편안한 음식이 될 수 있고 한국 피자업계는 여전히 거대한 ‘성장 모멘텀’을 가지고 있다”며 “한국에서 더 많은 혁신을 시도할 예정으로 철수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하지만 불과 석 달만에 전격적인 매각이 진행됐다. 한국 피자헛 대주주가 투자회사로 변경된 상황에서 회사의 앞날은 불투명해졌고 차울라 사장의 말은 결과적으로 ‘립서비스’가 된 셈이다. 

실적 호전되니 매각?

한국 피자헛의 갑작스런 지분 매각은 연이은 ‘갑질논란’과 실적이 개선되는 시점을 적기로 본 것 아니냐는 풀이다. 

한국 피자헛은 지난 1985년 이태원 1호점을 오픈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왔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업계의 경쟁이 심해지고 저가 피자의 공격 등으로 실적이 급락했다. 2013년 1452억 원에 달하던 매출액은 1142억 원으로 줄었고 2015년에는 893억 원으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2억 원에서, 207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재무구조가 악화되자 2015년 중반부터 80여 개 직영점을 가맹점으로 전환시켜왔다. 현재 330여 개 매장은 모두 가맹점이다. 이 과정에서 정해진 기간 안에 퇴사해야 퇴직 위로금을 지급하겠다며 한꺼번에 사직서를 내도록 해 갑질 논란을 일으켰다. 

가맹점과도 갑질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한국 피자헛은 2003년부터 점주들에게 ‘어드민피’를 거둬왔다. 점주들은 근거가 없고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6월 법원은 본사가 점주들에게 어드민피를 돌려주라고 판결했고 공정거래위원회도 부당 징수라며 5억26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본사는 이에 항소했지만 법원은 또 점주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 4일 서울중앙지법이 원고인 가맹점주 승소 판결을 한 것이다. 

어드민피는 구매·마케팅·영업지원·품질관리 등 명목으로 가맹점으로부터 매출액의 0,8%를 내도록 한 제도다. 또 점주들은 본사가 과도한 할인 마케팅을 펼치고 비용 부담을 모두 떠넘겨 수익이 악화됐다고 개선을 요구하고 있지만 합의점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 피자헛은 미국 본사에 매년 약 100억 원의 로열티를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영점의 가맹점 전환 등 구조조정을 단행한 한국 피자헛의 실적은 개선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 피자헛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0% 정도 증가하는 등 경영실적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이 개선되고 갑질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강화되는 현재를 매각 적기로 본 것 아니냐”고 밝혔다.

반면 점주들은 시장 포화와 가맹본부가 갑질논란의 중심에 선 데다 외식경험이 없는 대주주를 맞으면서 적잖은 우려를 하고 있다. 구조조정이나 더 강력한 비용절감 경영에 직면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피자헛 한 점주는 “대주주가 외식사업 경험이 없는 점도 우려스럽다”며 “만약 2~3년 뒤 다시 재매각에 나선다면 혼란과 피해는 고스란히 점주들이 입게 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한국 피자헛은 기존 조직이나 사업은 그대로 유지된다고 밝혔다. 

한국 피자헛 관계자는 “대주주만 변경 됐을뿐 기존의 조직이나 경영진, 인원, 사업 등은 그대로 유지된다”며 “가맹점주와 헙력을 통해 상생발전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이원배 기자  lwb21@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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