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트륨 줄이기’ 식품업체 R&D 경쟁력으로 떠오르다
‘나트륨 줄이기’ 식품업체 R&D 경쟁력으로 떠오르다
  • 김상우 기자
  • 승인 2017.09.22 1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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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샘표식품·매일식품·아리울현푸드, 나트륨 저감 제품으로 소비자 니즈 파고들어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가족과 친지들에게 보다 건강한 음식을 대접하려는 주부들의 손길이 바빠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명절음식은 높은 칼로리에 나트륨 함량이 높아 조리 과정에 신경이 많이 간다.

나물은 괜찮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의외로 나물을 삶고 무치는 과정에서 소금을 많이 넣는다. 고사리나물과 숙주나물 반 접시(50g)에는 각각 328㎎, 260㎎의 나트륨이 들어간다.

여기에 동태전 4조각(468㎎)만 더 먹으면 하루 권장 나트륨 섭취량 2천㎎을 한 끼에 섭취하게 된다. 따라서 소금 대신 염미를 높여주는 맛내기나 나트륨 함량이 낮은 저염 제품을 이용하면 보다 건강한 명절 음식을 준비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더 맛있고 더 건강한 식품에 대한 소비자 니즈는 해를 거듭할수록 높아지고 있다. 식품제조업체들 역시 이러한 니즈를 반영하면서 건강한 식문화 조성에 일조하고자 제품 연구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간장과 고추장 등의 각종 장류부터 김치, 소스류, 라면 등 우리 식생활과 밀접한 제품들이 나트륨 저감의 선봉장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5월 ‘식품안전의 날’ 기념식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나트륨 저감 우수업체 및 기관’을 선정해 처장 표창을 수여했다.

이중 식품제조업체 부문은 ㈜오뚜기, 샘표식품㈜, 매일식품㈜, 농업회사법인(유)아리울현푸드 등 4개 업체가 선정돼 식약처장 표창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이들 업체는 식약처가 추진하는 나트륨 저감화 정책에 부응한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였다. 

오뚜기, 50여 가지 제품 저염화 성공

오뚜기는 지난 2011년부터 식약처가 추진한 나트륨 저감 운동에 꾸준히 참여해왔다. 매년마다 나트륨 저감에 성공한 제품들을 시장에 내놓아 현재 관련 제품 수만 해도 50여 가지에 이른다. 

여기에 조미 원료 대체와 같이 효과적인 저감 기술을 오뚜기 협력사와 공유하면서 나트륨 저감 확산에 불을 붙였다. 나트륨 저감 홍보 활동도 다양하게 추진하면서 대 국민 캠페인의 의미를 더했다. 

나트륨 함량이 대폭 낮아진 제품은 라면이다. 진라면 용기는 기존 1970㎎에서 1540㎎으로, 스낵면은 1960㎎에서 1760mg으로 줄어드는 등 전 라면 제품의 나트륨을 최대 22%, 평균 13% 낮아졌다. 

특히 라면 전 제품 뒷면에 ‘면만 섭취 시, 국물 1/2 섭취 시, 국물 모두 섭취 시’라는 세 가지 취식 방법에 따른 나트륨 섭취량을 표시했다. 소비자 스스로 나트륨 섭취를 줄일 수 있게 유도한 것이다. 토마토케첩 역시 기존 1370mg에서 1047mg으로 나트륨 함량을 23.6%나 줄였다. 오뚜기의 핵심 제품 대다수가 나트륨 저감에 성공한 것이다. 오뚜기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3분요리 제품, 드레싱, 분말죽 등 여러 제품의 나트륨 저감 작업도 한창이다. 

오뚜기는 식품안전의 날 행사 외에 안양 시민의 날 행사, 건강한 식품 선택 주간 등 정부 주관의 각종 행사에 빠지지 않고 있다. 여기에 자사 홍보 영양사를 활용해 나트륨 저감의 필요성과 효과 등을 홍보하고 매년 개최하는 오뚜기 가족요리 페스티발에서 나트륨 저감 제품을 알리고 있다. 

또한 한국식품과학회, 한국식품영양과학회 등 학회 행사에 드레싱, 카레, 토마토케첩 등 나트륨 저감에 성공한 제품의 기술을 발표·공유하고 있다. 오뚜기는 앞으로 새롭게 출시하는 제품에 대해서도 나트륨 저감을 우선한 건강한 제품 만들기에 심혈을 기울이겠단 각오다. 

오뚜기 관계자는 “나트륨은 미생물에 대한 안전성뿐만 아니라 짠맛 성분을 내는 맛 기능을 더해주기 때문에 나트륨 저감에 따른 짠맛과 다른 맛의 상호작용이 중요하다”며 “나트륨 저감이 꾸준히 이뤄지기 위해선 대체염을 찾고 대체 재료 연구가 필요하다. 국민 건강을 위한 사명감 측면에서 오뚜기는 이러한 노력들을 지속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샘표식품, ‘간장 명가 자존심’ 저염에 담다

간장 명가로 잘 알려진 샘표식품은 식약처 주최의 ‘삼삼한 건강 한마당’, ‘삼삼한 요리 경연대회’부터 서울시 주최의 ‘911 숟가락젓가락데이’ 등 각종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나트륨 저감 제품을 널리 알리고 있다.  

간장 1위 업체답게 간장 나트륨 함량 줄이기에 우선적으로 나섰다. 일반 간장과 비교해 염도를 25%가량 낮춘 기능성 간장인 ‘맛있게 염도낮은 양조간장’부터 진간장, 국간장 등 보통 15~16%에 달하는 간장 염도를 평균 11.5%까지 낮췄다. 

특히 낮은 염에서 숙성하거나 물로 희석하는 방식이 아닌 발효 기술로 나트륨 줄이기에 성공했다. 간장의 맛과 향은 그대로 유지했고 T.N(간장 맛 평가지수) 값은 1.5% 이상인 건강한 특급 간장으로 탄생한 것이다(T.N이 1.0% 이상이면 표준, 1.3% 이상이면 고급, 1.5% 이상이면 특급).

지난 2015년 출시한 ‘백일된장’도 건강을 생각한 저염 된장이다. 100일 동안 천천히 발효 숙성시키면서 온도를 달리한 숙성 조건 변경으로 나트륨 함량을 낮췄다. 이러한 나트륨 저감 기술은 현재 특허 등록까지 마친 상태다. 

요리에센스 ‘연두’도 대표적인 나트륨 저감 제품이다. 연두는 콩을 100% 발효한 순식물성 맛내기 제품으로 콩 발효에서 얻은 천연 성분(펩타이드, 아미노산 등)이 자연스러운 감칠맛을 준다. 연두의 나트륨 저감 기술은 ‘염미증가효과’로 풀이 된다. 천연의 맛 성분이 요리를 충분히 맛있게 해주면서 소금 사용량을 자연스럽게 줄일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또한 맑고 투명한 액상 타입이라 기존 분말처럼 굳거나 탁해지지 않는 등 요리 고유의 색과 식감을 찾아준다. 국과 나물, 무침, 생선구이 등 넓은 활용 범위를 자랑하며 저나트륨 식단에 매우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샘표는 앞으로 ‘간장, 된장은 짜다’라는 소비자 인식을 전환하고자 나트륨을 낮추는 다양한 방법들을 꾸준히 연구할 계획이다. 발효와 탈염기술을 기반으로 더욱 건강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장류, 혹은 이를 활용한 새로운 제품 개발에 지속적으로 힘쓰겠다는 포부다. 

샘표 관계자는 “샘표는 건강한 발효 제품으로 70여 년의 오랜 시간 동안 소비자의 사랑을 받아왔다”며 “한국 발효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서라도 나트륨을 줄인 맛있고 건강한 제품을 더 많이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매일식품, “국내 최대 저염 솔루션 제공 업체 목표”

장류전문업체인 매일식품은 전남 순천의 향토기업으로 지난 1945년 설립해 우리나라 장류식품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매일식품의 나트륨 저감 실천은 식물성 ‘염미증강소재’ 개발에 있다. 염미증강소재는 식물성 단백질로부터 감칠맛이 강한 아미노산을 선택적으로 추출·집약한 소재를 말한다. 글루탐산 외 17여 종의 아미노산의 조화로 다양하고 복잡한 정미특성을 나타낸다. 

염미증강소재를 넣게 되면 소금 첨가를 줄이더라도 식품의 풍미 저하가 일어나지 않는다. 각종 식품 분야의 직접적인 활용은 물론 2차 가공을 통한 효과적인 나트륨 저감이 가능하다. 매일식품은 이러한 염미증강소재를 사용해 저염 된장과 저염 고추장을 만들어냈다. 고추장의 경우 나트륨이 기존 제품대비 28%, 된장은 기존 제품대비 29% 낮아지는 대폭적인 저감을 이뤄냈다.  

매일식품은 저염 고추장의 소비자 수용도를 분석하고자 기존 염 농도를 갖는 대조군과 저염고추장의 비교 관능 검사를 실시한 바 있다. 20~30대 여성 53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이들은 저염고추장에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저염고추장을 이용한 떡볶이의 경우 △전반 △외관 △향·냄새 △맛·향미 △식감에 대해 모든 항목에서 일반고추장으로 만든 떡볶이보다 점수가 높았다. 

매일식품은 앞으로 식품 제조 시 소금을 적게 넣거나 화학적 대체물질을 통한 저염 식품 개발보다는 천연물 재료를 이용한 나트륨 저감에 나설 계획이다. B2C 시장을 타깃으로 한 소비자 제품부터 B2B 식자재 시장에 맞는 저염 장류 출시로 단체급식과 외식 프랜차이즈 등에서 저염 메뉴를 구현할 수 있게 돕는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개발된 저염 기술을 새롭게 출시하는 제품마다 적용하고 저염 솔루션이 필요한 기업에게 기술을 지원할 방침이다. 

매일식품 관계자는 “국내 최대의 저염솔루션 제공 업체를 목표로 삼고 있다”며 “기술지원이 필요하고 저염 공동 연구를 희망하는 업체는 언제든지 찾아달라”고 말했다. 

이어 “식약처의 나트륨 줄이기 운동 등 대국민 캠페인 참여는 물론이고 지역보건소와 어린이급식센터의 영양사를 대상으로 한 저염 교육을 펼치는 등 나트륨 줄이기 운동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리울현푸드, 로컬푸드 실현하는 ‘삼삼한 저염 김치’

전북 군산에 소재한 농협회사법인 (유)아리울현푸드는 나트륨을 대폭 줄인 다양한 김치 제품을 선보이면서 포장 김치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강소기업이다.  

아리울현푸드의 나트륨 저감은 단순히 소금을 덜 넣는 방식이 아니다. 김치가 발효하는데 충분한 양의 염분만 사용하면서 최소한의 나트륨만 남긴다. 0.8% 이하의 염수에서 김치를 균일하게 절여내고 양념과 속재료도 감칠맛을 더하는 식재를 선별, 김치 본연의 아삭하고 풍부한 맛을 그대로 살려냈다. 유통기한을 늘리기 위한 식물성 유산균 발효액 첨가 등 품질 안정성을 위한 연구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저염 김치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포기김치부터 갓김치, 백김치, 총각김치, 깍두기 등 10여 가지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또한 ‘Na -14% 저나트륨’이라는 브랜드를 입혀 소비자들이 나트륨 저감 김치임을 바로 알 수 있게 했다. 

아리울현푸드는 올해 식약처 나트륨 저감 우수업체로 선정됨과 동시에 올 상반기부터 전북대병원에 김치를 납품하고 있다. 고혈압과 당뇨, 체중 조절 등 나트륨 섭취를 줄여야 하는 환자들에게 안성맞춤인 김치 제공으로 향후 병원 환자식 시장에서 명성을 쌓아간다는 포부다. 현재 지역 내 주요 병원들은 모두 아리울현푸드의 저염 김치를 사용하고 있다. 지역에 머무르지 않고 활동 반경을 서서히 넓혀나간다는 각오다.  

아리울현푸드의 또 다른 장점 중에 하나는 김치에 사용되는 모든 식재가 100% 국산이다. 이는 지역 농가 소득 증진으로 이어지는 상생 효과로 나타나고 있다. 아리울현푸드는 사업 초창기부터 지역 농가와 계약 재배를 맺고 식재를 꾸준히 납품받고 있다. 저염 김치 판매가 더욱 활성화된다면 로컬푸드의 가치가 더해진다는 믿음이다.  

1인 가구와 캠핑족에 맞춘 소포장 저염 김치를 출시하면서 소비자 니즈에도 민첩히 반응하고 있다. 앞으로 수출 시장에도 나서 한국 김치의 참맛을 제대로 전하겠다는 계획을 세워 놨다. 

신현주 아리울현푸드 대표이사는 “최근 배춧값 폭등에 수급 어려움이 있지만 100% 국산 식재 사용과 건강한 저염 김치임을 알아주는 소비자가 있어 힘을 내고 있다”며 “소비자 마음을 헤아리면서 우리 전통 김치의 가치를 지켜나가는데 최선을 다하고 싶다. 더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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