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보복, 롯데리아·칠성·제과 ‘좌불안석’
사드 보복, 롯데리아·칠성·제과 ‘좌불안석’
  • 김상우 기자
  • 승인 2017.09.22 1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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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영업이 중단된 롯데마트. 사진=JTBC News 방송 갈무리

롯데그룹이 중국 롯데마트 매각을 추진하는 가운데 중국에 진출한 롯데리아, 롯데칠성음료, 롯데제과 등 타 계열사의 매각 가능성도 수면 위에 오르고 있다. 

롯데그룹은 중국 정부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보복으로 중국 롯데마트 사업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지난 18일 골드만삭스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 골드만삭스는 최대 10개 외국계 기업과 롯데마트 매장 매각 협상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묶어 파는 ‘패키지 딜’ 관측

업계에서는 롯데그룹의 이러한 매각 움직임을 두고 중국 정부의 추가 보복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중국에 진출한 롯데그룹 22개 계열사 전체에 대한 규제로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롯데마트를 주요 판매 경로로 삼고 있는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는 성장 동력의 상실을 넘어 생존마저 불투명한 상태다.  

롯데그룹 측은 공식적으로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제과, 롯데리아 등 계열사의 중국 철수 계획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언론 보도로 인한 후속 타격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들 계열사의 피해가 불 보듯 뻔해 현지법인과 생산 공장 정리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전언이다. 일각에서는 롯데마트 매각 조건으로 음료와 주류, 제과 등을 묶어 파는 패키지 딜에 나설 수 있다는 추측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2005년 10월 북경후아방식품유한공사를 1200만 달러에 인수하면서 중국 내 현지법인을 세웠다. 이후 약 950억 원을 투자했으나 이렇다할 성과는 내지 못했다. 2005년 이후 롯데오더리와 롯데후아방 음료 등 중국법인 누적 적자액은 800억 원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제과는 이보다 앞선 1995년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오리온과 함께 중국 시장에 안착한 대표 제과 기업이었으나 올해 사드 보복으로 매출이 반토막났다.롯데제과 중국법인의 올 상반기 매출은 194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379억 원과 비교했을 때 48.8% 감소했다. 롯데리아도 좌불안석이다.

롯데리아는 중국에 1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6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탈중국은 롯데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마트는 올해 중국시장 철수를 마무리 지을 방침이다. 지난 1997년 1월 상하이 취양점을 개점하며 한때 30개 매장을 운영했지만 지속된 적자에다 이번 사드 논란으로 손실이 더 불어나게 되자 20년 만에 중국 사업에 마침표를 찍었다. 

오리온은 중국 소속 계약직 판촉사원을 중심으로 약 20%의 직원을 줄이는 등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차이나 드림’ 전면 재검토해야 

전문가들은 이번 사드보복으로 우리 증시에서 사라진 시가총액만 22조 원이 훌쩍 넘을 것이라 진단한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앞으로도 중국발 쇼크가 반복될 여지가 많다는 것이다. 

중국은 1992년 우리나라와 수교를 맺을 당시 외화 부족에 시달려 우리와의 경제 교류를 간절히 원했다. 그러나 지금은 외환보유액이 차고 넘쳐 골머리를 앓는 지경이다. 현재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3조915억 달러로 한국의 10배를 넘는다. 

에스와 프라사드 미국 코넬대학 교수는 “중국은 필요 이상의 자본 축적에 과잉유동성으로 인한 버블 붕괴가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이는 곧 한국의 투자가 필요 없어졌다는 의미다. 한국의 기술도 중국 기업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중 무역특화지수를 보면 2010년 이전까지만 해도 한국은 수출, 중국은 수입 쪽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었다. 현재는 두 나라 모두 수출 쪽으로 바뀌었고 특히 수출특화도가 같은 방향으로 가면서 갈등 요소가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일본 기업들이 센카쿠 열도 사건 이후 중국 사업을 크게 줄인 것을 교훈 삼지 못한 것도 이번 사드 보복 피해를 키웠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각 기업들은 중국 시장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비즈니스의 영역이 철저히 짓밟힐 수 있다는 것을 여실히 깨달았을 것”이라며 “주요 대기업들이 방향을 틀어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시장의 투자를 강화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자 현명한 선택이다. 식음료와 외식기업들은 그간의 ‘차이나 드림’을 심각히 재검토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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