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안전관리 업무 어디로 가나? 농식품부 vs 식약처

부처 간 이해 관계 충돌, 정치권도 논쟁 이원배 기자l승인2017.09.22l99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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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식품부인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인가. 아니면 식약처 폐지인가?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다시 불거진 정부의 식품안전 관리 일원화 논의가 뜨거워지고 있다. 농축산 생산·유통을 사실상 관리하는 농식품부로 일원화해야 한다는 주장과 독성, 위해성 등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식약처가 전담해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여기에 부처 간 이해 관계, 정치권도 맞물려 치열한 논쟁이 예상된다.

국무총리실은 식품안전관리 업무와 관련해 모든 권한과 책임을 식약처로 넘길 것인지, 식약처의 식품 업무는 농식품부로 이관하고 의약품은 보건복지부로 넘겨 식약처를 폐지하는 방안 등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총리실에 식품안전관리개선 태스크포스를 꾸리고 관계부처 과장급 인사와 사무관들을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총리실 TF꾸려 식품안전관리방안 마련

정부 관계자는 “현재 총리실에서 식품안전관리개선 방안에 대해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며 “국민의 불안감이 큰 만큼 이른 시일 내에 농식품부와 식약처 간 기능 조정에 대한 정리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애초 총리실은 연내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었지만 이르면 다음 달 중 논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내년 초를 목표로 제2차 정부조직 개편을 추진 중에 있어 환경부의 물관리 일원화 문제를 포함해 식품안전관리 업무에 대한 정부 조직 개편안이 국회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다음 달에는 안이 나와야 국회를 설득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식품안전 업무를 둘러싼 농식품과 식약처의 충돌은 198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전두환 정권은 88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외국에서 개고기를 비롯한 먹을거리 안전을 문제 삼자 축산물 위생 업무를 농식품부에서 당시 보건사회부로 넘겼다.

김영삼 정부 때인 1998년에는 복지부 외청으로 식약청이 설치됐다. 이후 부처 간 경계는 더 모호해져 햄이나 아이스크림·분유 관리는 농식품부가, 소시지나 빙과류·이유식은 식약청이 맡는 나눠먹기식 관리가 이뤄졌다.

이후 식품안전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농식품부와 식약처는 티격태격했다. ‘불량식품 근절’을 내세운 박근혜 정부는 당시 식약청을 국무총리실 산하 식약처로 승격시켰다. 승격된 식약처는 축산물 위생관리법 소관부처가 됐고 식품산업 진흥업무는 농식품부가, 축산물 위생·안전을 포함한 식품안전관리와 규제 업무는 식약처가 담당하고 있다. 결국 정권과 부처 간 이해 관계에 따라 애매하게 나뉜 식품안전관리업무는 이번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또 다시 문제가 불거졌다.

국회도 상임위별 대리전 양상

정치권도 나서면서 대리전 양상을 띠고 있다.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은 지난 15일 식품안전관리 업무를 농식품부로 완전 이관하는 정부조직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황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식약처를 폐지해 식품안전 관련 사무를 농식품부로 이관하는 것이다. 의약품안전 관련 업무는 보건복지부 소속의 의약품안전청을 신설해 담당하도록 했다.

이같은 개정안은 최근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인한 두 부처 간 업무 비효율화와 책임 떠넘기기를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또 식품관리 업무를 일원화 해 식품산업 진흥도 꾀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개정안이 가결될 경우 식품생산부터 안전업무를 농식품부로 일원화 해 기존의 업무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식품안전 업무를 단속중심에서 예방중심으로 전환하게 된다는 기대다. 또 식품산업 관련 업무를 기존 규제에서 진흥으로 방향 전환시킬 수 있다는 청사진이다.

황 의원은 “특히 생산 단계와 유통 단계의 유해물질 허용치 기준이 제각각이어서 이번 살충제 계란 문제의 경우처럼 이원화로 인한 업무 사각지대 발생도 우려된다”며 “업무 일원화를 통한 콘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하나의 주무부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면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은 지난달 28일 축산물 안전관리 등을 식약처로 완전히 옮기는 ‘축산물 위생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기 의원에 따르면 생산 단계는 농식품부, 유통 단계는 식약처로 이원화돼 있는 현재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법률 개정안에는 식약처가 농장과 도축장, 집유장 등 생산시설의 관리·감독을 농식품부에 위탁하도록 하는 규정을 삭제했다. 2013년 식약청이 식약처로 격상되면서 식품 안전관리 일원화를 위해 각 부처의 관련 업무들을 이관 받았지만 부처 간 이견 등 각종 이유로 일부가 농식품부에 남겨진 것이다.

이같은 상황은 살충제 계란 사태에서 부처간 혼선을 초래했고 두 기관 간 협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국민 혼선이 가중됐다는 판단이다. 또 보건복지위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도 지난 13일 식약처로의 식품안전관리 일원화 방안을 담은 ‘축산물 위생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한 상태다.

하지만 법안 통과는 불투명하다. 예산 축소와 권한 분산 등을 우려해 해당 부처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또 농식품부와 식약처가 각각 국회 농해수위와 복지위원회가 소관 상임위로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어 결론 도출에는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이원배 기자  lwb21@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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