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주 단체 결성은 대세, 본부도 적극 이용해야

식품외식경제l승인2017.10.13l99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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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선경 변호사·법무법인 호율

며칠 전 자문을 해주고 있는 가맹점사업자단체(가맹점협의회)의 멤버인 황만철 사장(가명)에게서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변호사님, 저희가 오늘 저녁 모임 장소를 급하게 변경합니다. 바뀐 장소를 카카오톡으로 보내드리니 참고 하세요.” 나중에 물어보니 가맹본사가 가맹점주들이 모인다는 것을 알고 몰래 정찰(?)하러 온다는 첩보를 입수했다고 한다.

줄리아 로버츠와 맬 깁슨 주연의 1997년 영화 ‘컨스피러시’를 보면 멜 깁슨은 음모론에 사로잡힌 사회 부적응자이지만 영화가 진행될수록 그의 의심은 사실로 밝혀진다.

우리도 지난 1년 사이에 최순실 스캔들과 대통령 탄핵이라는 정치적 격변을 겪으면서 ‘카더라’가 사실로 밝혀지는 과정을 낱낱이 목격했다. 따라서 황만철 사장의 의심을 뒷받침할 명확한 근거나 증거는 없지만 그냥 무시하고 흘려듣기에는 뭔가 석연치 않은 기분이 든다.

10년 가까이 프랜차이즈 분야의 소송을 진행하면서 가맹본사와 가맹점주들 사이가 틀어지면 이혼한 부부보다 더 못한 사이가 된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장사가 잘 될 때는 문제가 있어도 넘어간다. 문제는 매출이 떨어질 때다.

가맹점주들은 가맹본사가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고 비난하고, 본사는 마케팅 계획을 세워도 점주들이 따라와 주지 않는다고 하소연한다. 결국 장사가 안 되는 가맹점주들끼리 뭉쳐서 협의체를 만든다.

우리나라 가맹사업법은 “가맹점사업자는 권익보호 및 경제적 지위 향상을 도모하기 위하여 단체를 구성할 수 있으며, 가맹점사업자단체는 그 가맹본부에 대하여 가맹계약의 변경 등 거래조건에 대한 협의를 요청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가맹점주들은 공동의 이해관계를 관철하기 위해 단체를 만들 수 있으며 이는 흡사 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들어 사용자 측에 단체교섭을 요청할 수 있는 것과 유사하다.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에게 노동자와 같은 지위를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그런데 단체를 만들면 그 안에서도 이해관계가 다양하기 때문에 가맹점주들 사이에서도 의견 통일이 잘 안 된다. 한 브랜드 내에서도 각기 다른 가맹점사업자단체(가맹점주협의회)를 만들어 자기가 진짜 가맹점주들의 이해관계를 대변한다고 주장하니 본사 입장에서는 누구 장단에 춤을 춰야할지 난감하다. 가맹본부는 “가맹점사업자단체를 만드는 것은 좋은데 제발 하나로 통일해 왔으면 좋겠다”고 난감함을 표한다. 프랜차이즈 본사 측도 문제다.

가맹사업법은 “가맹본부는 가맹점사업자단체의 구성·가입·활동 등을 이유로 가맹점사업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하거나 가맹점사업자단체에 가입 또는 가입하지 아니할 것을 조건으로 가맹계약을 체결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분명히 규정하고 있음에도 이러한 사업자 단체를 만드는 핵심 인물에 대해서 보복(?)을 하는 경우가 많다.

주동자인 가맹점주를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하거나 계약해지하고 물건 공급을 중단하기 일쑤다.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와 가맹점주들간의 갈등 관계는 프랜차이즈 구조상 당연하다. 가맹본부가 가맹점주들을 감독하고 브랜드의 위상에 맞게 잘 하고 있는지 통제하는 것이 프랜차이즈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얼마 전 호식이두마리치킨 전 대표의 부적절한 처신으로 인한 가장 큰 피해자는 가맹점주들이듯, 프랜차이즈 본사가 언론이나 정부로부터 공격을 당해 브랜드 가치가 떨어지면 가맹점주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는다. 그럴 때는 서로 도와야 한다.

외부적 어려움이 닥쳤을 때 가맹본사의 가장 큰 우군은 가맹점주들이어야 한다. 언론 등에서 공격당할 때 가맹점사업자단체가 가맹본부 편을 들어준다면 이만큼 든든한 우군이 또 어디 있겠는가.

현재 미국에서는 예비창업자들이 좋은 가맹본사를 평가하는 한 척도로 ‘가맹점사업자 단체가 얼마나 잘 운영되고 있느냐’를 보고 있다. 이제 한국에서도 가맹점사업자 단체가 본격적으로 운용될 시기가 왔다. 가맹본부는 이를 너무 두려워하지 말고 적극적인 자세로 대처·이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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