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수건 짜는 듯 하는 식재비 절감에서 벗어나야

식품외식경제l승인2017.10.13l99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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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맹진 백석예술대학교 외식산업학부 교수

온 국민이 단군 이래 가장 긴 추석연휴를 즐겼다. 연휴기간 내내 고속도로는 자동차가 붐볐고 관광지는 인파가 넘쳤다. 고향에 가서 추석을 지내고 오는 사람들 외에도 가족과 함께 오붓한 국내여행을 다녀오는 사람들도 많았던 것 같다.  

벼가 익기 시작한 들녘은 유채꽃 필 무렵의 봄 풍경 못지않게 아름다웠고 흰 구름이 떠가는 푸른 하늘은 높고 푸르렀다. 곡식과 과일이 익어가는 들녘을 돌아 새우양식장이며 소금생산 염전을 둘러보았다. 내 눈에는 농촌에서 생산되는 이러한 것들이 대부분 도시 소비자들의 음식에 사용되는 식재료로 보였다.

식재료의 생산현장을 보며 갈수록 식재료비 부담에 힘들어하는 외식사업 경영자들을 떠올렸다. 좋은 환경에서 합리적인 과정을 통해 생산되는 이런 양질의 식재료를 사용하면서도 외식경영자들은 식재료 원가부담을 낮추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사실이 안타까웠다.

소비자들은 물건을 살 때 여러 가지 요소들을 비교해 결정한다. 음식을 고를 때도 마찬가지여서 맛과 품질, 영양 외에도 가격, 서비스, 분위기, 시설, 위생, 정보제공, 부가적인 서비스 등 매우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한다. 가격은 상품을 구매할 때 중요하게 사용하는 평가기준이다.

특히 상품의 사용경험과 상품에 대한 정보가 적은 상황에서 가격 의존도는 높아진다. 즉 상품을 사용해 보기 전에 음식의 가격이 높으면 맛과 품질이 뛰어나고 서비스도 좋을 것으로 판단하나, 가격이 낮으면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다.

문제는 외식 소비자들이 낮은 가격에도 맛과 품질이 뛰어난 음식을 찾아 나선다는 데 있다. 요즘 부쩍 가성비(價性比)라는 단어를 자주 접하게 된다. 가격 대비 성능과 품질이 우수한 상품을 구매하려는 욕구 때문일 것이다. 가성비 높은 물건을 고르려는 소비자들의 심리는 경제성장 둔화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더욱 뚜렷이 나타난다. 

음식 가격을 책정하는 데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식재료비이다. 외식경영자들은 이를 어떻게 하면 낮출 수 있을지 연구하고 고심해 가격에 반영시킨다. 외식경영자는 우선 식재료비를 낮추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싼 가격에 공급해주는 거래처는 없는지, 대량구매를 통해 할인받을 수는 없는지, 생산자와 직거래를 통해 유통마진을 줄이는 방법은 없는지 등 대부분 식재료 구매단계에서 비용 절감을 모색한다. 식재료의 보관과 사용방법 중에도 개선책이 없는지 고려해보지만 뚜렷한 방안은 쉽게 발견되지 않는다.

식재료비를 낮추는 데 집착하다보면 낮은 품질의 저렴한 식재료 구매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이는 자칫 음식의 품질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품질의 저하는 고객의 기대 수준에 못 미쳐 불만족을 불러온다.

불만족을 경험한 고객은 다시 방문하려 하지 않는다. 이렇게 식재료비 절감이 질 낮은 식재료의 사용을 통해 음식의 품질을 저하시키고 고객의 불만을 야기 시켜 매출저하와 경영악화의 결과를 가져온다.

음식점의 비용 중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이 식재료비와 인건비이다. 이 외에도 임차료와 감가상각비, 수도광열비, 보험료, 세금 등은 피할 수 없는 비용들이다. 업종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식재료비와 인건비를 합한 비용이 매출액의 60%를 넘게 되면 이익을 내기 힘들다고 한다. 내년에 인상이 예정돼 있는 최저임금 인상 부담은 외식사업 경영의 또 다른 과제이다.

식재료비의 절감에 마른수건을 짜는 듯 하는 노력을 기울이기보다는 음식의 조리방법과 서비스방법의 개선을 통한 비용절감을 모색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무턱대고 인력감축에 의존할 일도 아니다. 이 또한 품질과 서비스를 손상시키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장비와 기술의 활용을 바탕으로 시스템을 재구축하고 상품과 서비스의 제공절차와 운영의 개선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작업에 때를 놓치면 비용절감도 고객유치도 이익실현도 공허한 염원에 불과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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