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대기업 단체급식 ‘집중 난타’
국감, 대기업 단체급식 ‘집중 난타’
  • 김상우 기자
  • 승인 2017.10.23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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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급식 대기업 과점 질타… 업계 일각 “관심 끌기 이슈”

대기업 계열 단체급식업체의 공공기관 구내식당 운영이 국감에 등장, 날선 비판이 이어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공공기관 시장의 대기업 입찰 제한을 위한 ‘사전 조치’이자 관심 끌기 이슈라는 반응이다.

공공기관에 대학교까지 거론

지난 1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최경환 국민의당 의원은 인천공항공사 내 구내식당 19곳을 삼성웰스토리, CJ프레시웨이, 아워홈, 동원홈푸드 등 4개 업체가 위탁 운영한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4개 업체 모두 대기업으로 봤으나 동원홈푸드는 중견기업에 속한다.

이들 업체는 올해 1분기(3개월) 224만 식을 제공해 9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인천공항공사 상주 인원은 3만8천 명가량으로 연간 매출액은 36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 의원은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2012년 공공기관 구내식당 입찰참여에 대기업이 배제됐으나 박근혜 정부에서 한시적으로 재벌 참여를 허용한 후 인천공항공사 구내식당 위탁운영 사업을 대기업들이 싹쓸이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입찰자격이 개인사업자와 중소기업들에게는 바늘구멍보다 뚫기 힘든 구조”라며 “인천공항공사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상생 경제를 위해 구내식당 운영은 중소업체에 위탁해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16일에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이찬열 국민의당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산하기관의 구내식당을 중소기업이 한 군데도 운영하고 있지 않다며 이를 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중기부와 기술보증기금은 아라마크, 중소기업유통센터는 신세계푸드, 중소기업진흥공단 본사는 이씨엠디가 운영하고 있다.

이 의원은 “재벌이 단가 몇 천 원짜리 단체 급식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을 위해 제한되는 것이 마땅하다”며 “그러나 대기업만 제한해서는 이명박 정부 때처럼 그 자리를 외국계와 사실상 대기업에 가까운 중견기업들이 차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선 11일에는 이동섭 국민의당 의원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75개 사립대학 중 36개 대학의 학생식당을 대기업이 위탁·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중 서울대를 비롯한 6개 국공립 대학도 포함돼있다.

이 의원은 건국대, 연세대, 이화여대 등 서울권 사립대학은 일부 대기업들이 급식 위탁을 조건으로 학교에 상당금액을 투자해 중소기업과 불공정한 경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교육부는 대학 내 학생식당 운영 실태를 전수조사하고 최소한 위탁업체 선정과정에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개선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기업 “이분법적 논리 그만”

국회 국정감사에 단체급식 이슈가 지속 등장하자 대다수 대기업들은 공공기관 시장의 대기업 입찰을 막기 위한 사전 조치로 보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2012년 공공기관 구내식당의 대기업 입찰 배제 방침을 마련했다가 지난해 10월 빗장을 일부 풀었다. 1천명 이상 공공기관 구내식당에 한해 대기업 참여를 3년간 허용한 후 재검토에 나서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낙연 국무총리가 최근 단체급식 시장의 대기업 과점 조사가 필요하다는 발언을 하자 분위기가 전환됐다. 수정안이 1년도 못돼 뒤바뀌는 것이 아니냔 인식이었다. 논란이 불거지자 이 총리는 3년 보장 기간을 원안대로 지키겠다며 한발 물러선 바 있다.

다만 이번 국회 국정감사에서 똑같은 문제제기가 지속 등장, 기재부의 추가 조치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부 대기업에서는 이참에 공공기관 시장의 전면 철수를 감행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대기업 계열 A업체 관계자는 “수익성이 크지 않은 공공기관을 두고 갖은 잡음이 불거진다면 이로 인한 이미지 타격이 더 크다”며 “최저임금과 식재비 인상, 파견법 논란, 식단가 제자리걸음 등 최악의 상황을 거듭하는 상황에서 공공기관 시장에 대한 전략을 다시 짜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B업체 관계자는 “불합리한 경쟁을 하고 있다면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대기업과 중소기업이라는 이분법적 논리만 가지고 비난하는 건 아니지 않냐”며 “경쟁력을 갖춘 식자재유통과 선진화한 시스템으로 시장을 장악한 미국 아라마크와 영국 콤파스, 프랑스 소덱소가 이같은 비난을 받은 적이 있느냐”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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