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급식 폭로전 ‘벙어리 냉가슴’
단체급식 폭로전 ‘벙어리 냉가슴’
  • 김상우 기자
  • 승인 2017.10.23 1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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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정감사를 두고 각 산업 현장에서는 통계를 왜곡하거나 전문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폭로전’ 양상이라는 평가다. 아니면 말고 식의 폭로전으로 몇몇 기업들은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특히 단체급식과 관련해 대기업 독점을 비판하는 목소리는 업계에 대한 이해 없이 표면적인 모습만 보고 있다. 기업과 소비자들 간의 불신을 조장하는 지적을 위한 지적인 셈이다. 

일례로 인천국제공항 구내식당을 대기업이 싹쓸이했다면서 그 원인을 높은 입찰 기준이라 주장하고 있다. 주요 입찰 기준을 살펴보면 2년 이상 4곳의 식당을 운영하고 있고, 하루 700식 이상의 기업체나 공공기관 식당 운영, 자본금 50억 원 이상을 보유한 업체들이다. 

언뜻 까다롭다고 볼 수 있으나 인천공항공사 상주 인원이 3만8천 명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전혀 높은 기준이 아니다. 식수가 이보다 훨씬 적어도 더 높은 입찰 기준을 제시하는 사업장을 주변에서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중소기업들마저 문제가 될 게 없다는 반응이다. 하루 700식 이상을 한 번도 제공해 본 적 없는 영세 업체가 운영권을 따낸다한들 소화가 가능하겠냔 판단이다. 

여기에 대기업 기준조차도 명확하지 않다. 동원이라는 유명 브랜드를 쓰고 있기 때문일까. 동원홈푸드를 대기업이라 주장하는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 

외국계 기업들이 공공기관 시장을 침탈한다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사실상 아라마크 외에는 이렇다 할 외국계 기업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렇다고 아라마크의 시장 지배력이 월등한 것도 아니다. 

설령 외국계 기업들이 국내 급식시장을 장악한다 할지라도 이를 외국계 자본의 침탈이라 해석하는 건 억지스럽다. 훌륭한 서비스로 경쟁력을 갖춘 업체들이 시장 우위에 서는 건 시장경제의 당연한 논리다.   

지난 1995년 중국 시장에 진출한 소덱소는 현재 중국 1위 급식업체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산업체와 공공기관, 학교, 병원 등 특정 거래처의 니즈를 반영하는 맞춤형 급식 서비스가 성장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중국 정부가 급식 시장을 자율에 맡기면서 소덱소 성장의 근간이 되고 있다.  

현재 단체급식업계는 대‧중견‧중소기업 가릴 것 없이 생존 절벽에 놓였다고 입을 모은다. 대다수 기업들이 시장 지배력 문제는 논외며 치솟는 인건비와 식자재 비용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식단가는 수년간 제자리걸음인데 공공기관은 가장 질 좋은 급식을 내놓으라 한다. 3500원의 식단가에 얼마나 좋은 급식을 먹겠단 말인지. 

정부가 불공정한 시장 질서를 바로잡으려 한다면 업계에서도 쌍수 들고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시장 경제에 반하는 억지스런 규제는 동감은커녕 관련 산업의 발전만 억누를 뿐이다.

중소기업이라 무조건 보호해야 할 대상이고 대기업이라 무조건 눌러야 한다는 인식을 언제까지 봐야만 하는가. 정부가 공정한 시장 경제를 만들어주는데 힘쓴다면 어느 누구를 막론하고 성장할 기업들은 성장하고 도태될 기업은 자연스럽게 도태될 것이다. 지극히 정상적인 선순환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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