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1인 가구 비중이 한국을 앞지르면서 싱글슈머(혼자라는 뜻의 ‘싱글’과 소비자라는 뜻의 ‘컨슈머’의 합성어)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고 지난 18일 코트라가 밝혔다.
코트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대만의 1인 가구는 275만 가구로 전체 가구 수의 32%를 차지해 한국의 28%보다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최근 10년 동안 30~64세 인구가 12% 증가한 가운데 미혼 인구는 15.7%에서 21%로 증가했다. 특히 일반적인 결혼 연령인 30대(만30~39세)는 10년간 총 인구의 2.7%로 소폭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미혼 인구는 35%나 급증했다.
이에 따라 혼밥족을 위한 1인 세트 메뉴가 출시되고 한 끼 분량이나 1인분으로 용량을 줄여서 판매하는 등 새로운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다.
1인용 미니 화로구이점인 츠옌샤오러우(赤宴燒肉)는 1인 고객이 40%를 차지한 26~40세 남성이며, 사천식 마라훠궈(麻辣火鍋) 전문점인 홍지우지우(紅九九)는 1인 고객이 월 매출액(약 100만 신 타이완 달러, 3700만 원)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1인 고객은 테이블 회전율이 높고 자기 만족형 소비 성향으로 평균 주문단가도 높아 혼밥식당의 성장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이런 외식시장의 트렌드는 유통시장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대만 최대 편의점인 세븐일레븐은 도시락, 컵 과일, 컵 샐러드 등 1인분 분량의 식품 매출에 힘입어 올해 매출액이 지난해 대비 10%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선물세트 형태로 판매하는 전통 명절 음식인 월병(月餠) 등도 낱개포장 제품 판매량이 증가하는 추세다. 대만 최대 슈퍼마켓인 PX마트는 자체 브랜드로 소포장 반찬·디저트 제품을 출시했고 소비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시장조사회사 닐슨 타이완은 대만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싱글슈머 비중이 7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또 점포수가 많은 편의점과 슈퍼마켓이 싱글슈머 쇼핑채널로 주목받고 있다. 패밀리마트 편의점은 이런 근거리 쇼핑 수요를 겨냥해 소포장 신선채소·과일·냉동식품을 판매하는 슈퍼마켓형 점포수를 늘릴 계획이다.
코트라 관계자는 “싱글슈머 시장은 한국이 대만보다 발달된 만큼 다양하고 개성있는 우리 제품으로 대만 시장 진출을 모색해볼 만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