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보다 절실한 것

식품외식경제l승인2017.10.27l99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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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정치권은 물론이고 우리 사회에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갈등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최저임금 1만 원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은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공약이기도 하다. 현재 국회에는 주당 근로시간을 최대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는 정부개정안이 상정돼 있지만 여야가 팽팽히 맞서 통과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은 “법정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통과가 어렵다고 판단될 시 행정 해석을 바로잡는 방안을 강구해서라도 근로시간 단축을 강행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고령·취약계층 일자리 감소 부작용 고민해야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을 통해 소득을 높여 소비를 활성화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꾀하고, 노동시간 단축으로 일자리 창출과 가정생활 양립을 통해 근로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 강하게 밀어 붙이고 있다. 그러나 산업계의 현실은 그렇게 이상처럼 녹록치 않다.

급격한 근로시간단축과 임금인상은 오히려 일자리 창출은커녕 일자리를 감축시켜 우리사회의 빈곤층 확산을 촉진하는 부작용으로 나타날 수 있다. 특히 고령층과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줄이는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어수봉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은 “최저 임금이 평소보다 높게 인상돼 60대 이상 고령층의 일자리를 줄이고 취약계층 근로자의 일자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예상에 동의한다”며 “최저 임금 인상으로 인해 혜택을 보는 계층이 있는 반면 손해를 보는 계층도 있다고 생각한다. 최저 임금인상의 부작용에 대해 정부와 우리 사회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노동자들의 근무시간은 OECD 국가 중 2위를 기록할 만큼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따라서 노동시간을 단축하고 임금인상에 반대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지금의 업계 상황으로는 현 정부가 주장 하는 급격한 근로시간 단축과 임금 인상은 업계의 혼란만을 야기할 수 있다.

노동시장 유연성과 생산성 향상 선행 시급

급격한 근로시간 단축과 임금인상을 시행하기 이전에 선행되어야 할 일이 있다.
첫째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이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이란 경기상승이나 침체 등 노동수요의 변화를 가져오는 외부 환경 변화에 대응해 인적 자원이 신속하고도 효율적으로 배분 또는 재배분되는 노동시장의 능력을 의미한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노동시장이 경직된 상황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을 밀어붙이는 것은 중소기업은 물론이고 우리 식품·외식기업에게는 엄청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둘째로는 생산성을 높이는 일이다. 지난 주 ‘2017 국제인구컨퍼런스’에 참석한 앙헬 구리아(Angel Gurria)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사무총장은 “한국 남성의 86%, 여성의 72%가 주 40시간 이상 일한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일을 많이 하는데, 생산성이 높은 것이 아니라 그냥 오래만 일한다”고 뼈아픈 지적을 했다.

지난 2015년 국내 기업의 노동생산성은 OECD 35개국 중 28위를 기록했다. 구매력 평가(PPP) 기준 환율을 적용한 한국의 1인당 노동 생산성은 시간당 31.8달러로 노르웨이(78.7달러), 미국(62.9달러), 네덜란드(61.5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고령인구가 많은 일본(41.4달러)와 비교해도 77% 수준이며 터키(36.4달러), 이스라엘(35.1달러)에도 뒤진 상태이다. OECD 평균치 46.7달러에도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과 같은 급격한 근로시간 단축과 임금인상은 결국 국내의 많은 기업, 특히 중소기업과 영세 업체들을 사지로 몰아넣는 것은 아닌지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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