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업계 ‘빅 모델’전략 통할까?
위스키 업계 ‘빅 모델’전략 통할까?
  • 윤선용 기자
  • 승인 2017.10.27 1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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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위스키업계가 계속된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최근 출시된 윈저 시그니처가 현빈, 프리미엄 위스키의 대명사 발렌타인이 이정재와 정우성을 각각 모델로 선정했다. 이른바 ‘빅 모델’ 전략을 채택한 것.

최근 위스키 업계의 이슈메이커인 ‘골든블루’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다양한 논란 속에 각사가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때문에 일부 매체에서는 이번 빅 모델 선정이 골든블루의 시장점유율 1위 관련 언론 플레이에 경쟁사들이 대응한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주류업계의 빅 모델 전략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국내 주류시장을 대표하는 맥주, 소주, 위스키 3대 주종에서 브랜드나 회사에 따라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빅 모델 전략은 자주 사용돼 왔다.  

하지만 마케팅 측면에서 빅 모델 전략은 양날의 검과 같다. 모델의 유명세를 바탕으로 브랜드 인지도 제고와 매출 확대를 기대할 수 있는 반면 과도한 마케팅 비용, 모델의 스캔들 등으로 효과가 반감된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연예인의 사생활이나 활동상황이 실시간으로 공유가 되는 요즘 이런 우려는 더욱 높아진다. 연예인의 인기와 호감도 역시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때문에 최근 빅 모델 대신 사내모델이나 NO모델 전략을 채용하거나 크리에이티브에 주목해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경우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교촌치킨은 동종 업계 대부분이 아이돌을 기용해 빅 모델 전략을 쓰는데 비해 브랜드의 강점과 철학을 진솔하게 내세워 차별화하고 있다.

‘교촌은 이런 치킨입니다’라는 캠페인으로 지난해 대한민국광고대상에서 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당시 교촌 관계자는 모델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리기까지 많은 고심을 거듭했다고 전했다.

농협생명은 경영악화와 구조조정의 영향으로 빅 모델 전략을 지속할 수 없게 되자 할 수 없이 무급 사내 모델 아이디어를 냈다. 하지만 비용절감은 물론 직원들의 소속감 제고까지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는 반전을 이뤄냈다. 

굳이 이런 사례를 찾지 않더라도 현재 국내 위스키업계가 처한 상황과 위스키 소비 트렌드의 변화를 고려할 때 언제까지 이런 빅 모델에 기대야 하는지 의문이다. 또 효과를 본 사례가 얼마나 될까?

음주문화의 변화를 말하면서도 소비트렌드의 변화가 못내 아쉬운 주류업계가 놓지 못하고 있는 많은 카드 중에 하나가 바로 빅 모델 전략인건지. 위스키보다 맛과 향을 구별하기 힘든 소주도 자기 취향에 따라 주문하면서 훨씬 비싼 위스키를 선택할 땐 자신의 결정권을 포기하는 게 한국 소비자라고 꼬집어 말하는 사람도 있다.

위스키 소비자 가운데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브랜드나 가격으로 제품을 선택하지만, 위스키 본연의 맛과 향 같은 새로운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것도 엄연한 사실. 변화의 흐름은 이미 빨라지고 있다.

크래프트 맥주를 발화점으로 무섭게 변화하고 있는 맥주시장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다면 국내 위스키 업계의 어려움은 쉽게 풀리지 않을 수도 있다. 빅 모델 전략이 과연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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