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세계화, 우리가 더 사랑하면 더 가까워집니다”
“김치 세계화, 우리가 더 사랑하면 더 가까워집니다”
  • 김상우 기자
  • 승인 2017.11.10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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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탑산업훈장 받은 1호 김치 명인, 김순자 ㈜한성식품 대표이사

지난 2002년 여성 기업인 최초로 철탑산업훈장을 받았던 김순자 ㈜한성식품 대표이사가 지난 3일 ‘제21회 여성경제인의 날’을 맞아 모범 여성 경영인으로 선정돼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30여 년 동안 우리의 대표 음식이자 문화인 김치를 전 세계 25개국에 수출한 공로다.

오롯이 한길만을 걸으며 회사를 굵직하게 키워온 김 대표는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회사의 성장을 떠나 우리 김치의 세계화가 궁극적인 목표라며 지난 2012년 설립한 김치테마파크에 이은 김치전문대학교 설립을 꿈꾸고 있다.

충남 당진의 종갓집에서 태어난 김 대표는 할머니와 어머니로부터 김치 담그는 법을 배웠다. 김장철이 되면 15종에 달하는 김치를 담그면서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김치 노하우를 자연스럽게 배웠다.

경기도 부천에 소재한 김치제조 전문업체인 한성식품은 1986년에 설립됐으며 지난해 매출 536억 원을 올리는 등 국내 대표 김치전문업체로 지속 성장하고 있다. 여성과 고령자의 적극적인 채용으로 고용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제품은 포기김치, 갓김치 등 100여 종에 김치 관련 특허만 25종을 보유하고 있다.

김 대표는 김치 신제품 개발과 관련 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국내 여성 최초로 2002년 철탑산업훈장을 받았다. 2007년엔 대한민국 김치명인 1호로, 2008년에는 은탑산업훈장을, 2009년에는 제1대 세계김치협회 회장을 맡았다. 2012년에는 대한민국 식품명장으로 선정됐다.

한성식품은 해외에서도 김치 전문업체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대만 코스트코 전 지점에 입점하는 등 전 세계 25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으며, 지금도 해외 수출 반경을 넓히기 위해 시식행사와 체험전 등을 꾸준히 개최하고 있다.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한 김 대표를 통해 김치 세계화를 위한 실행 방안에는 무엇이 있는지 고견을 조명해본다.

▶금탑산업훈장 수상을 축하드린다.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 개인이 받은 것이 아닌 우리 한성식품 가족 모두에게 주는 상이라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도 전통식품의 계승은 물론 김치산업의 발전에 일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한성식품의 지속 성장 원동력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지난 1986년 직원 1명으로 시작한 가내수공업이었지만 현재 350여 명의 임직원으로 성장했다. 내실 경영과 장인 정신, 변화를 통한 혁신, 소통과 상생, 열정의 조직문화, 그리고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경쟁력을 높인 것이 한성기업이 지금까지 사랑받을 수 있었던 비결이 아닌가 생각한다. 무엇보다 한성식품 가족들의 열정이 가장 큰 원동력이다.

▶김치와 한평생 연을 맺게 된 계기가 있었을 것 같다.
“한마디로 운명이다. 특이체질을 갖고 태어나는 바람에 음식을 가려먹어야 했다. 그러나 김치는 예외였다. 김치만큼은 아무 걱정 없이 먹을 수 있어 어려서부터 큰 관심을 갖게 됐다. 김치에 대한 애정이 가득했던 할머니와 어머니의 영향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대형 레스토랑을 우연찮게 방문한 것이 김치사업의 시작이었다. 레스토랑 직원들이 품질 좋은 김치 수급을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내가 잘 만들어서 호텔이나 레스토랑에 공급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86서울아시안게임이 시작할 때 그렇게 김치제조에 나서게 됐고 쉽지 않은 여정이 이어졌다.

당시만 해도 여성사업가에 대한 선입견이 컸다. 더욱이 김치는 집에서 만들어 먹는다는 인식이 강했던 터라 판로 확보가 쉽지 않았다. 혼자서 원료 구매와 생산, 경리, 영업 등의 일을 맡아야 하는 것도 벅찼다. 포기하고 싶을 때가 많았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언젠가 사람들이 알아줄 것이란 믿음이 자리 잡았다.

결국 인내의 열매는 달았다. 제품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품질 고급화에 힘쓴 결과 호텔과 레스토랑, 병원, 마트 등 빠르지 않지만 꾸준히 납품 경로를 넓혀갔다. 힘들다고 포기했으면 정말 억울했을 것이다(웃음).”

▶지난 2012년 경기도 부천에 김치테마파크를 설립했다.
“2012년 3월, 부천한옥마을에 설립했다. 일반인들이 김치를 직접 만들어보면서 김치를 더욱 친근하게 받아들이고 김치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장소가 되길 바라고 있다. 더 나아가 김치 제조비법과 노하우를 전수하는 장이 됐으면 한다. 

개인적으로 김치전문대학교 설립을 꿈꾸고 있다. 김치 산업화가 고도화되기 위해선 인프라 투자도 중요하나 무엇보다 많은 김치 전문가들이 곳곳에 배치돼야 한다. 이는 곧 김치 세계화의 보이지 않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미래 김치 명인 배출 등 인재 육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김치 세계화의 문화적 가치를 누구나 동감하나 확대 방안 마련이 쉽지 않다는 목소리다.
“우선 우리 김치에 대한 계승과 유지·발전이 선행돼야 한다. 김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김치 세계화에 나서겠다고 외치는 건 우스운 일이다. 우리가 먼저 김치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가지고 있어야만 한다. 그래야 세계에서도 우리 김치에 더 큰 관심을 보일 것이다. 김치와 김장문화의 확산, 소비 확대가 이뤄진다면 자연스럽게 수출도 증대될 것이다.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김장문화가 등재된 건 고무적인 일이다.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문화 축제로 승화시키는 후속 작업이 중요하다. 또한 김치의 전후방 산업을 망라한 산업 진흥책이 나와야 한다. 김치종주국 위상을 정립하는 제도적 뒷받침이 반드시 필요하다.

▶국내 외식업계의 중국산 김치 사용 비율이 매우 높은 실정이다.
“참 어려운 문제다. 식당에서 저가 중국산 김치를 많이 사용하면서 국산 김치의 입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외식업계가 소비자 건강과 맛, 안전한 먹을거리라는 철학을 가지고 국산 김치 사용에 앞장선다면 농가와의 상생은 물론 소비자들에게 국산김치의 우수성을 심어주고 단가도 낮추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정부와 농민들도 배추 등 농산물 수급문제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다. 한성식품을 비롯한 김치 생산 및 판매업체들 역시 설비 자동화 등 인프라 투자를 앞세워 원가를 절감하고 더 좋은 품질의 김치를 공급하는데 힘써야 한다.”

▶앞으로의 계획과 포부를 전한다면?
“현재 운영하고 있는 한성식품을 100년 기업으로 발전시켜나가기 위해 변화와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구할 것이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김치 세계화의 일환으로 국내에 김치 전문대학교를 설립할 것이다.

세계 유수의 셰프들이 김치전문학교에서 김치 제조 비법을 배워가 전 세계 레스토랑에서 맛있는 우리 김치를 선보이는 날이 오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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