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한 한국’ 1인당 알코올 소비량 9리터
‘술 취한 한국’ 1인당 알코올 소비량 9리터
  • 윤선용 기자
  • 승인 2017.11.20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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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주류 광고와 수입맥주·과일소주 영향

한국인의 1인당 알코올 소비량이 9리터를 돌파했다.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연예인의 음주광고 등 미디어의 영향과 수입맥주·과일소주 트렌드로 인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의정부성모병원 이해국 교수팀과 인제대 보건대학원 김광기 교수팀이 통계청·국세청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주류 광고·마케팅과 음주 문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15세 이상 한국인 1인당 ‘순수 알코올 소비량’은 9.14ℓ를 기록했다.

연구팀은 한국의 알코올 문제가 위험수위라며 이런 주류 소비 증가세를 변화시키려면 무엇보다 주류 광고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금도 TV의 경우 오전 7시~오후 10시 주류 광고를 금지하는 등 규제가 이뤄지고 있지만, 연예인의 주류 광고 제한 등 더 강화된 조치가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아이유, 수지 등 인기 있는 여성 연예인이나 과일 소주의 경우 남성 아이돌이 등장하고 있다. 연구를 살펴봐도 청소년의 알코올 광고 노출은 음주 시작 연령은 낮추고 미래에 음주 소비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강조했다.

엄격한 주류 광고·마케팅 규제 필요
이해국 교수는 “미국은 청소년의 우상으로 꼽히는 테일러 스위프트와 같은 연예인이나 NBA 선수 등은 주류업계 자율 규정 등에 따라 술 광고에 등장할 수 없다”면서 “국내에서도 엄격한 주류 광고·마케팅 규제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주류광고와 함께 수입맥주의 ‘4캔 1만 원’ 마케팅을 꼽았다. 혼술과 홈술 음주 문화가 확산되는 가운데 편의점·대형마트의 할인행사가 알코올 소비량을 늘리는데 큰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수입 맥주를 통한 알코올 소비량은 2010년 0.05ℓ에서 2015년엔 0.15ℓ로 세 배 늘었다. 또 과일소주 트렌드는 여성소비자들의 알코올 소비량을 빠르게 증가시킨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미디어 음주장면 가이드라인 발표 

이런 연구 결과 발표에 이어 보건복지부는 한국건강증진개발원과 함께 ‘절주문화 확산을 위한 미디어 음주장면 가이드’를 발표했다.

최근 드라마를 비롯한 각종 연예·오락 프로그램에서 이른바 ‘혼술’, ‘우정주’ 등 음주문화를 미화하고 조장할 수 있는 음주장면이 지속적으로 방영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해 방송사별 드라마 및 예능프로그램 모니터링 결과 평균 회당 1.03회 음주장면이 등장하고 예능 프로그램은 평균 회당 0.98회 음주 관련 대사가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지난 9월부터 미디어 제작자, 방송심의기관, 시민단체, 언론, 학계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민간협의체를 구성했다.
이 협의체는 그간 미디어의 과도한 음주장면 묘사로 인한 폐해를 예방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논의해왔고 그 결과 절주문화 확산을 위한 미디어 음주장면 가이드라인을 제안하게 됐다.

이외에도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해 연말연시 급증하는 음주관련 사건·사고를 방지하고 지역사회 내 절주문화를 확대하기 위한 릴레이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업계, 규제로 마케팅·홍보 어려워 
한편 알코올 소비량의 증가가 주류광고나 음주장면의 방송 때문이라는 주장에 대해 국내 주류대기업 관계자는 “알코올 소비량이 증가하고 있다고 하지만 국내 주류 생산은 최근 몇 년 동안 계속 줄고 있으며, 수입 주류의 증가와 주류 선택의 다양성 확대 등 국내 주류시장의 변화를 고려해야 한다”며 “주류광고와 음주장면 방송이 실제로 주류 소비를 확대시키는지 인과관계가 불명확하고 현재도 주류 관련 규제가 많아서 마케팅·홍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주류산업협회 관계자는 “정부와 민간 차원의 건전음주를 위한 노력과 방향성에는 공감한다”며 “주류업계는 지난 2010년 ‘주류광고 자율규제 협약’을 체결하고 꾸준히 자정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변화되는 상황에 맞춰서 보완방안을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국민건강증진이라는 명제로 주류산업을 규제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전통적인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알코올 소비량 증가의 원인을 쉽게 눈에 띄는 광고나 미디어의 영향으로만 볼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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