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딘 경기회복에 잇단 악재로 우울한 업계의 세밑

최저임금, 금리인상, 청탁금지법, 근로시간 단축 산넘어 산 이원배 기자l승인2017.12.05l100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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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정부의 정책 현실 반영 안 돼 있어… 특단의 대책 필요”

한국 외식산업이 경기침체와 소비 감소에 이어 역대 최대폭 최저임금 상승, 근로시간 단축, 청탁금지법 가액 조정 불투명, 금리인상 등 최대의 악재를 잇달아 만나 우울한 세밑을 보내고 있다. 업계는 마른 수건 짜기 경영을 넘어 특단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역대 최대폭 최저임금 인상, 실직자 증가 전망

당장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내년 최저임금액은 시간급 7530원으로 올해 대비 16.4% 인상된 수준으로 사상 최대의 인상폭이다. 월 급여(209시간)로 환산하면 157만3770원이 된다. 업계에서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특히 중소 외식업체의 경영 환경이 매우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 취지에는 동의한다”면서도 “인상폭이 너무 크고 타 직종 인상으로도 이어져 부담이 상당하다”고 토로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산하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은 최저임금 1만 원 적용 시 외식업계가 맞게 될 변화를 조사했다. 조사에 따르면 최저임금이 1% 인상되면 인건비가 0.58% 증가한다고 추산했다. 정부가 제시한 최저임금 인상률 15.7%를 대입하면 내년부터 매년 인건비가 약 9.25%씩 증가한다. 내년 인건비가 전년 대비 약 2조1천억 원 늘어난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15.7%보다 높은 비율로 올라 인건비 부담은 더 가중될 전망이다.

경영주의 인건비 부담 외에 실직자도 증가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2011?2014년의 평균 인건비 비중 16.1%를 기준으로 2018?2020년 종사 가능자 수를 따져 보면 내년에 약 10만 명이 일자리를 잃는다는 것이다. 실제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6.4% 인상된 7530원으로 결정되자 소상공인 10명중 9명이 종업원을 감축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 7월말 외식업, 도소매업, 개인서비스업 등 다양한 업종의 소상공인연합회 회원과 일반 소상공인 사업주 532명을 대상으로 최저임금 인상 관련 설문을 한 결과 이 같이 조사됐다.

‘최저임금인상에 따른 종업원 감축 필요 유무’를 묻는 설문에 응답자의 68.1%(356명)는 ‘매우 그렇다, 24.3%(127명)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전체 응답자의 92.4%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종업원 감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정부가 인상폭만큼의 지원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만족도가 높았다. 정부의 최저임금인상 대책으로는 전체 응답자의 49.8%(251명)가 ‘최저임금 보전을, 18.5%(93명)가 ’카드수수료 인하‘가 실효성 있다고 대답했다. 

막 내린 초저금리

정부의 대책에도 계속되는 경기 침체와 인건비·임대료 상승으로 자영업자의 어깨가 무거워질 전망이다. 최저임금 인상에 이어 금리인상도 시작되며 초저금리 시대가 마감했다. 이에 따라 자영업자의 자금난이 더 심해질 전망이다. 지난달 30일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1.25%에서 1.5%로 인상했다.

한 자영업자는 “내년도 최저임금이 16% 넘게 뛰고 은행 금리도 오른다면 중소기업 사장들은 빚만 갚다가 결국 못 견디면 폐업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체감경기 부진, 저물가 지속, 원화 강세 속에서 이뤄진 기준금리 인상이라 중소기업계에 부정적 영향이 더 클 것으로 우려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비은행 금융기관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이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고 중소기업 대출의 경우 변동금리 계약이 60%를 초과해 금리 인상 영향이 중소기업계 전반에 미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한국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중소기업 대출 금리가 0.1% 포인트 오를 때 중소기업 폐업위험도는 7.0?10.6% 씩 올라가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영업자 대출 심사도 깐깐

금융당국이 내년부터 소상공인에게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도입하기로 한 것도 부담이다. 대출 신청액이 1억 원을 넘으면 소득(영업이익) 수준에 맞는지 금융회사가 따져보고 돈을 빌려주는데 결국 자영업자의 대출 문턱이 높아진다.

정부가 521조 원에 달하는 자영업자 부채 규모를 안정시키고자 내놓은 정책이지만 소상공인 업계에서는 역설적으로 폐업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희망적이었던 청탁금지법 개정도 불투명한 상황으로 돌아섰다.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해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은 청탁금지법 ‘3·5·10만 원’의 상향 조정을 올 연말 안에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청탁금지법 3만 원 인상도 오리무중

하지만 지난달 말 현행유지의 높은 여론을 등에 엎은 국민권익위원회에서 개정안이 부결되면서 앞날을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개정에 일말의 희망을 걸었던 외식업계는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외식업계가 청탁금지법 개정을 희망하는 이유는 매출이 심각한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청탁금지법 시행 후 1년간 외식업체 10곳 중 6곳 이상은 매출에 타격을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외식업체들은 현재 3만 원인 청탁금지법의 식사 상한액을 평균 6만8500원까지 인상을 희망했다.

주당 근로시간 단축도 외식업자들을 옥죄고 있다. 지난달 2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고용노동소위를 열어 근로시간 단축 등 현안을 논의했다. 하지만 여야 이견으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날 열린 소위에서는 근로시간을 주(7일)당 52시간으로 확정하는 안건을 상정했지만 결론을 이끌어 내지 못했다.

여야는 초반부터 근로시간 단축 시행, 중복할증, 특례조항 축소 등 현안 논의 순서를 놓고 한 시간 가량 의사진행발언을 이어가며 합의를 시도했다. 하지만 결국 근로시간 단축과 중복할증 문제 등에 대해서 논의를 진전시키지 못했다. 앞서 소위는 지난달 23일에도 합의안 의결을 시도했지만 일부 의원들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최대 쟁점은 휴일근로에 대한 중복 할증 여부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근로시간을 주 40시간으로 정하고 연장근로를 12시간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일주일이 주 5일인지 주 7일인지는 규정하지 않았다. 때문에 기업들은 일주일을 주 5일로 판단, 주중근로 40시간과 연장근로 12시간을 적용한 뒤, 필요한 경우 휴일근로(토, 일) 16시간을 근무하도록 해왔다. 노동부도 행정해석을 통해 ‘휴일근로가 연장 근로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최근 휴일근로가 연장근로에 포함되는 만큼 통상 임금의 150%가 아니라 200%를 휴일근로수당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계속 나오는 상황이다. 내년 3월에는 중복할증에 대한 대법원 판결도 나올 예정이다. 정부는 국회에서 처리가 안 되면 노동부 행정해석을 폐기해서라도 주당 최대 근로시간을 줄이겠다는 입장이다.

근로시간 단축, ‘업계 현실 너무 몰라’

노동소위는 여야 간사단 합의로 주 52시간제를 2021년 7월까지 3단계로 나눠 도입하고 휴일 근로 수당은 8시간 초과 노동에 대해 100%, 8시간 이내 휴일근로에 대해 50%만 할증한다는 1차 잠정안을 마련했다. 휴일 근무도 연장근로에 포함되는 것으로 보고 주 최대 노동시간을 52시간으로 못 박은 것이다.

그러면서도 휴일에 일하는 연장근로에 대해서는 통상임금의 200%가 아닌 150%만 지급하기로 했다. 여당 간사인 한정애 민주당 의원도 이 안에 찬성하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이용득 민주당 의원이 반대하면서 처리가 되지 못했다.

외식업계는 당장 주당 근로시간이 단축되면 추가 인건비 부담과 인원 고용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경영난으로 인건비 추가 부담도 어려운 상황에서 인원 고용은 더 난망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고질적인 인력난을 겪고 있는 외식업계로서는 휴일에는 문을 열지 말라는 것과 같다며 강경한 입장이다. 외식업계에서는 최저임금인상폭 지원과 카드수수료율 인하, 실효성 있는 상가임대차 보호법 마련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 중견 외식업계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금리인상 등 어느 것 하나 녹록한 게 없다”며 “정부의 취지가 좋다하더라도 업계 현실을 너무 모르는 정책들을 펴고 있어 특단의 지원책이 있어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원배 기자  lwb21@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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