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 시대 서비스 패러다임이 변한다

인공지능(AI)·무인화 흐름 속에 인적 서비스 프리미엄화 이동은 기자l승인2017.12.05l100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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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내기 직장인 최 모(26)씨는 점심 식사 후 회사 앞에 있는 카페에 들르는 것이 일상이 됐다. 카페에 들어서면 사람 대신 키오스크(KIOSK·터치 스크린 방식의 주문·결제 시스템)를 통해서 몇 번의 터치만으로 주문과 결제를 완료할 수 있다. 주문은 곧바로 주방에 있는 로봇 바리스타에게 무선으로 전달된다. 로봇이 정확한 원두의 양을 측정해 정해진 시간 안에 커피를 뽑아내기 때문에 항상 일정한 커피 맛을 유지한다. 대면 서비스가 없다는 점에서 씁쓸할 때도 있지만 가격 대비 맛에 대한 만족도가 높기 때문에 자주 이용한다.

# 혼밥에 익숙한 1인 가구 이 모(36)씨. 퇴근 후 항상 집근처 식당에 들러 간단하게 저녁을 해결하고 들어간다. 지하철 역 상가 안에 위치한 라멘집은 자주 찾는 단골식당. 입구 옆에 비치된 키오스크를 통해 주문을 하면 주문이 끝나자마자 유리벽 너머로 보이는 오픈 주방에서 로봇 셰프들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면을 뽑아내고 삶는 것부터 프로그램에 입력된 자동화 시스템에 의해 움직인다. 이 시스템에 의하면 1분에 60그릇의 라멘을 생산할 수 있다. 덕분에 바쁜 시간에도 기다림 없이 식사가 가능하지만 완성된 라면을 가져오는 것과 퇴식은 셀프로 해야 한다.

기술에 의한 초연결성… 비대면 방식의 서비스 발달

미래의 서비스 트렌드는 무인화, 비대면(언택트 기술),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의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다. 모두 4차산업혁명과 연결 지을 수 있는 단어들이다. 무인 서비스, 사람과의 접촉이 필요 없는 언택트는 무인 항공기와, 자율주행 자동차, 사람 대신 로봇이 작동하는 공장의 자동화 등 방식은 서로 다르지만 비대면이라는 공통점을 지닌 서비스들을 통합하는 개념이다.

위의 예시처럼 구매를 위해 더 이상 점원을 찾지 않아도 된다. 택배 아저씨를 기다리지도, 매장에서 점원을 찾지도 않는 시대가 왔다. 공급자도 소비자와의 직접적인 만남을 가급적 줄이면서 그 상황에 가장 알맞은 서비스를 신속하게 제공하는 기술을 채택하는 것이 비용절감과 즉각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해 중요해지고 있다.

현대사회의 소비 방식이 날이 갈수록 조용해지고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도 굳이 만나지 않고 비대면의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인공지능·로봇·사물인터넷·빅데이터와 같은 기술과 플랫폼에 의한 연결성은 기존의 전통적 소비 지형을 완전히 바꿔 놨다.

정보로 무장하고 서로 연결된 현대인들은 더 이상 소비를 위해 서비스하는 사람과의 만남이 필수적이라고 여기지 않는다. 이 때문에 무인편의점·무인마트·무인 주문시스템 등 무인형 서비스들이 부상하고 있다. 

인간의 생각과 손을 대신하는 무인(無人)시대가 눈앞에 펼쳐질 것이다. 기술적인 요소로는 단연 인공지능의 한 분야인 머신러닝을 꼽을 수 있다. 머신러닝으로 무한한 학습 능력을 갖춘 알파고는 인간지능 영역의 최후 보루로 불리는 바둑마저 접수하며 놀라운 능력을 증명했다.

복잡한 지식과 경험을 필요로 하는 의학 분야에서도 IBM의 왓슨은 이미 의사의 판단을 앞지르는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보여준바 있다. 전통적인 고학력·고소득 직군으로 손꼽히는 금융 영역에서도 이미 인간이 인공지능에 밀려나기 시작한 가운데 전 세계를 대표하는 자산운용사인 골드만삭스에서는 수백 명에 달하는 펀드매니저들이 소수의 프로그래머로 대체되었다.

이제 로보어드바이저로 불리는 알고리즘에 고객의 자산관리를 맡기는 것은 더 이상 새로운 소식이 아니다. 단순 업무를 물론이고 아무리 복잡한 업무라도 이제는 인공지능이 대체하지 못할 일은 없어 보인다. 

언택트 기술 발전할수록 인적 서비스는 프리미엄화

그러나 전문가들은 언택트 기술이 발전할수록 역으로 인적 서비스는 고도로 프리미엄화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사람들이 돈을 쓰는 이유가 재화에서 서비스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아파트를 고를 때도 시공이나 인테리어 등 하드웨어적인 것보다는 매력적인 서비스에 마음이 움직인다. 

발렛 파킹, 스카이라운지 조식, 하우스키핑 등 호텔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파트의 입주에 기꺼이 큰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또 로봇 셰프가 요리해주는 식당 대신 유명 셰프가 직접 음식을 대접하고 사람들의 친절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곳은 더욱 프리미엄화 될 전망이다.

이제 소비자의 선택과 결정은 더욱 분명하게 나눠질 것이다. 제품이 본질이고 서비스는 덤이라는 가성비에 집중할 것인지, 나만의 특별한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매력적인 서비스, 즉 고도로 프리미엄화된 서비스에 집중할 것인지 고객도, 경영주도 고민해봐야 할 때다.

·오프라인 연결하고 알리페이로만 결재

신유통 서비스 ‘허마센셩’

▲ O2O(online to offline)의 대표적 유통업체인 허마셴셩 매장 전경. 사진=허마셴셩 페이스북

중국에서는 최근 '허마셴셩(盒马鲜生)'이 주목 받고 있다. 알리바바의 마윈이 투자한 신선식품 유통업체 허마셴셩은 ‘신유통’을 대표하는 사례로 꼽히고 있다.

신유통은 현재 온라인으로 집중되고 있는 서비스 방식에 경종을 울리는 새로운 유통 서비스 방식으로 지난해 10월 알리윈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5가지 미래 트렌드’를 발표하며 제시됐던 키워드 중 하나다.

신유통은 온라인으로만 존재하는 커머스는 더 이상 생존하기 힘들고, 앞으로는 O2O로 불리는 온라인 플랫폼과 오프라인 매장, 그리고 물류 인프라가 하나로 통합, 연결한다는 개념이다.

허마셴셩은 지난해 1월 상하이에 첫 선을 보인 신선식품 매장으로 현재 13개 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앱으로 들어 온 주문 내역에 따라 점원이 매장 내 물품을 바구니에 담으면 장바구니는 천장에 달린 레일을 따라 이동해 배송상자에 담아 출고하기까지 모든 과정이 10분 안에 이뤄진다.

또 고객이 매장에 가서 직접 보고 물건을 고를 수도 있으며 반경 5km 내라면 30분 안에 배달된다. 허마셴셩에서는 랍스터를 구매한 후 바로 조리해서 먹을 수 있도록 했다. 조리되는 동안에도 기다릴 필요없이 조리가 완료되면 앱으로 알람이 오도록 해 고객이 시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 허마셴셩 매장안에 진열돼 있는 상품의 바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으면 상품 정보를 알려준다. 사진=알리바바 그룹 유튜브

결제는 무조건 알리페이로만 이뤄지고 있다. 매장에서 물건을 구입해도 허마센셩 앱(알리페이)으로만 할 수 있다. 앱으로 결제를 유도함으로써 하마센셩 앱에서 내가 어떤 제품을 구매했는지, 제품에 대한 고객의 만족도는 어떠한지 고객의 소비 패턴을 추적하고 분석할 수 있는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온라인의 편리함과 오프라인에서 경험할 수 있는 생동감, 즉 내가 구입한 물건 바구니가 천장에 대롱대롱 매달려 가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고, 구매한 식재료로 현장에서 바로 조리해 먹는 등 새로운 고객경험을 설계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차별화다.
육주희 기자 jhyuk@


이동은 기자  delee@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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