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 시대 상품의 패러다임이 변한다
4차산업혁명 시대 상품의 패러다임이 변한다
  • 황해원 기자
  • 승인 2017.12.05 1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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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기술과 신선식품에 주목한 HMR상품

4차산업혁명이 본격화되면서 식품외식업계에 가장 큰 변화가 예상되는 부분은 바로 상품이다. 음식과 외식, 식재료라는 콘텐츠에 다양한 IT기술과 IoT(사물인터넷), AI(인공지능) 등 결합되는 데다 1인 가구와 맞벌이가구의 증가 등의 사회적 변화로 식품외식업계에서 상품은 점점 더 편리성, 간편성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기존 신선식품은 좀 더 신선하게, 더 맛있게 혼밥족을 겨냥한 가정간편식(HMR)이나 쿠킹박스 등의 시장 역시 좀 더 신선하고 건강한 음식을 제조·배송하는 쪽으로 발달해갈 전망이다.

대중 소비시장→4차산업혁명 ‘선택과 집중’

식품·외식시장에서의 상품 변화는 정치·사회·문화적 이슈와도 맞 닿아있고 소비 트렌드와도 직결돼있으며 무엇보다 경제 상황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식품·외식시장의 지난 30년을 돌아봤을 때 상품은 시대의 변화나 트렌드, 유행에 따라 그 모양과 형태가 변했다.

3산업혁명시대까지는 개인의 니즈보다는 대중소비를 겨냥한 대량상품이 주를 이뤘고, 대중적인 유행에 개인이 따라가는 형태였다. 이후 최근 4차산업혁명시대에 접어들면서 ‘선택과 집중’형, 1대1 매칭 상품이 주목받고 있다.

▲ 피자를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로봇이 만들고 고객의 집까지 배달 서비스를 하는 피자전문점 ‘줌피자’. 사진=Zume pizza 홈페이지

1인 가구, 개인 니즈에 부합하는 대표적인 상품군 중 하나가 HMR이다.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가 증가하고 소비나 외식문화 등에 있어 점점 더 ‘간편성’을 추구하게 되면서 온라인 주문만으로 원하는 상품을 소량으로 다양하게 구매할 수 있는 HMR 시스템이 각광받고 있는 것.

유명 맛집의 음식까지 HMR상품으로 만들어 배송하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앞으로 HMR상품은 급속도로 다변화해갈 전망이다.

또 하나 기대되는 분야가 바로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스마트팜, ‘식물공장’이다. 식물공장이란 실내에서 태양광이나 LED를 광원으로 삼아 식물을 키우는 방식으로 ICT 기술을 활용해 온도와 습도 등을 식물의 성장에 최적으로 맞춘다. 식물공장의 장점은 사계절 내내 채소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을 넘어 대량생산, 빠른 성장속도, 모든 재배과정의 자동화, 무공해 등 다양하다.

생산성이 뛰어난 만큼 외식업에서의 활발한 도입도 머지않아 보인다. 이 밖에 3D프린트나 로봇기기의 발달 등도 귀추가 주목되는 분야다. 미국은 이미 ‘줌피자’ 매장을 통해 로봇으로 피자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노동력 대비 생산성이 사람이 할 때보다 월등히 뛰어나기 때문에 국내 외식시장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례 1>>

농장 아닌 ‘공장’에서 키우는 채소

식물공장이 외식업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건 2010년 초반부터다. 당시 식물공장에서 재배한 채소는 기상이변 등 날씨에 영향을 받지 않는 데다 일정한 수준으로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해 외식업체의 큰 관심을 끌었다.

▲ 푸드테크 관련 기업 인성테크가 개발한 레스토랑 벽에 설치해 채소와 과채류, 허브 등을 직접 기를 수 있는 식물공장. 사진=인성테크 제공

때부터 매장에서 직접 채소를 생산해 판매하는 유통?외식업체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세계적인 샌드위치 프랜차이즈 서브웨이는 2010년 일본 도쿄의 마루노우치 빌딩 매장에서 직접 키운 채소를 사용해 샌드위치를 만들어 팔았고, 우리나라 롯데마트는 매장 내에서 재배한 상추를 판매하기도 했다. 

현재 국내 다양한 업종의 외식업소에서 이러한 식물농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팜 투 테이블(Farm To Table)’을 모토로 텃밭에서 직접 재배한 재료로 건강식 밥상을 차려내는 레스토랑이 증가하고 있는 데다, 많은 셰프들 역시 재료 본연의 신선한 맛과 향을 살린 플레이팅을 선호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일반 외식업소에는 ‘미니 식물공장’을 연상하게 하는 수경기를 설치해 채소를 즉석에서 따다가 고객 테이블에 제공하기도 한다. 소갈빗살전문점 ‘두근두근소야소’는 수경재배로 직접 키운 신선한 채소를 푸짐하게 제공하고 있으며 매장 한쪽에 LED채소농장 코너를 마련, 늘 식물재배실에서 다양한 채소가 자라는 모습을 고객들이 직접 볼 수 있게 함으로써 신선재료에 대한 고객 신뢰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쌈밥전문점 ‘쌈도둑’도 수경재배기를 설치했으며, 삼겹살전문점 ‘교대이층집’도 창가에 수경재배식물을 두고 즉석에서 채소를 따서 테이블에 세팅한다.

AI 기술의 혁신 로봇이 만드는 피자

4차산업혁명시대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A의 발전이다. 2~3년 전부터 활성화되어왔던 푸드테크 산업도 최근에는 AI 기술 접목으로 다양한 형태로 응용 가능해졌다.

배달의민족은 국내 최초로 배달음식 분야에서 자체 AI 프로젝트에 100억 원을 투자해 ‘배민 데이빗’이라는 브랜드명으로 챗봇에게 자연어 인식 등 관련 기술 도입 및 적용을 위한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챗봇의 경우 음식 맛이나 향, 양, 고객의 취향이나 주문 상황 등 배달 음식 주문 관련 수만 개의 용어를 익히도록 함으로써 유저들이 더욱 편한 방식으로 음식을 주문할 수 있게 됐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4차산업혁명시대가 우리 삶에 성큼 다가온 지금 푸드테크 분야에서도 다시 한 번 혁신이 필요한 시기”라며 “배달의민족은 인공지능 분야 외에도 고객의 경험가치를 한 단계 더 끌어올려 고객들이 더욱 편하고 즐겁게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현재 로봇으로 피자를 만들어 판매하는 ‘줌피자’ 매장으로 떠들썩하다. 레스토랑을 운영하던 줄리아컬린스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X박스를 총괄했던 알렉스 가든이 실리콘밸리 마운틴뷰에서 오픈한 줌피자는 소스를 뿌리는 로봇 따로, 소스를 골고루 펴주는 로봇 따로, 426℃의 오븐에서 1분 30초간 피자를 굽는 로봇 따로, 그리고 배달 차에 피자를 싣는 로봇까지 완벽한 시스템형 피자전문점을 구현했다.

피자에 올라가는 햄이나 육류, 채소, 과일 등의 토핑은 고객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토핑은 사람이 얹어준다. 사람과 로봇의 컬래버레이션으로 한 시간에 288개의 피자를 만들 수 있다.

여기서 포인트는 배달 차가 고객 집 앞에 도착하기 4분 전 차안에서 다시 3분 30초간 굽고 30초 정도 식힌다는 것이다. 배달 시간이 줄어듦과 동시에 고객은 갓 구운 따끈한 피자를 맛볼 수 있어 엄청난 호응을 얻고 있다.

최근 지속적으로 오르는 물가와 최저시급 인상을 비롯한 기타 운영비 증가로 외식업 경영주들이 어려움을 맞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미국 외식업 로봇시장은 눈 여겨 볼 만한 사례다. 미국 포브스지도 ‘줌피자의 혁신이 단순히 피자시장에만 머물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상품·신선식품에 주목한 HMR

지금까지 모든 식품·외식상품들이 대부분 대중시장을 겨냥한 것들이었다면, 이제는 그 포커스가 점점 더 개인에게 맞춰져가고 있다. 4차산업혁명이 시작되고 인공지능이 개발되면서 대량생산보다는 개개인의 니즈에 맞는 맞춤형 상품을 소량 생산, 유통할 수 있게 된 것.

▲ 신세계푸드의 피코크. 사진=신세계푸드 제공

권순희 동원식품과학연구원 원장은 “예전에는 대중이 좋아할 만한 무난한 맛을 찾아 균일한 품질로 대량생산하는 것이 하나의 흐름이었다면 4차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부터는 선택과 집중형 생산, 유통의 시대가 도래했다. 개인별 니즈에 맞는 맞춤형 생산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톡 쏘면서도 단맛과 산미가 함께 우러나는 전통주를 선호하는 고객 니즈를 반영, 소규모 양조장에서 이러한 맛의 전통주를 소량 개발·생산해 배송하는 시스템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AI의 발달과 동시에 기존 푸드테크와의 협업으로 1인 가구의 니즈에 부합하는 다품종 소량 생산 상품이 다양하게 개발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냉동이나 레토르트로 한계가 있었던 간편식시장은 최근 냉장제품이나 상온보관 가능한 제품, 또는 유통기한 1주일 안팎의 신선식품으로까지 그 범주를 다양하게 넓히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신세계푸드에서 출시한 피코크상품, 그리고 배달의민족에서 새롭게 론칭한 반찬가게 플랫폼 ‘배민찬’이다.

2013년 여름, 전국 유명 맛집의 음식을 그대로 재현해 신선한 HMR 제품으로 만들어내겠다는 일념으로 신세계푸드는 피코크상품을 출시했다. 삼원가든 소불고기부터 초마 짬뽕, 한옥집 김치찜, 우리집 청국장, 부산포 어묵, 송추가마골 돼지고추장불고기 등 전국 유명 맛집의 음식을 식품으로 만들어 반향을 일으켰다.

이때 피코크 상품들이 각광 받은 데는 유명 맛집 음식의 상품화도 있지만, 무엇보다 기존 HMR 제품과 다르게 유통기한을 3개월로 단축한 ‘신선식품’ 콘셉트를 표방했기 때문이다. 당시 ‘HMR계의 프리미엄 신선식품’으로 통하며 주부고객의 사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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