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4차산업혁명 시대 일자리 패러다임이 변한다
[특집]4차산업혁명 시대 일자리 패러다임이 변한다
  • 윤은옥 기자
  • 승인 2017.12.05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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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 산업 직업군이 진화한다!

4차산업혁명 시대의 일자리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단순히 사라지는 직업과 새롭게 생겨나는 직업이라는 이분법적 개념으로 접근하기에는 매우 어렵다. 4차 산업 혁명과 함께 새롭게 나타나는 직업은 전혀 새로운 직업이라기보다는 기존 직업에 새로운 분야가 더해지고, 융복합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어떤 직업이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지, 즉 직업의 개념 변화, 의미 확장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4차산업혁명 시대의 화두는 크게 개인적 측면에서 생활의 변화와 비즈니스 측면에서 산업의 변화, 그리고 일자리, 즉 직업의 변화로 구분할 수 있는데, 비즈니스 패러다임이 변하면 자연스럽게 직업의 패러다임도 변화하기 마련이다.

1~3차산업혁명이 전문화·세분화된 기능을 갖춘 새로운 직종이 생겨나는 형태(주로 직업군의 증가)였다면 4차 산업혁명은 그 변화의 중심에 인간의 역할까지를 포함하고 있어 직업군의 감소와 증가뿐 아니라 진화된 형태의 직업군도 생겨나고 있다.

포털 사이트에 ‘4차 산업혁명 직업’이라는 키워드를 검색하면 ‘사라질 직업, 생겨날 직업, 유망직업’ 등이 연관검색어로 나타나는 것 역시 새로운 시대가 갖고 올 ‘내 일자리에 대한 불안과 희망’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외식+α를 통한 융복합 직업군의 등장

외식산업의 직업군도 변화되고 있다. 물론 대부분의 산업이 그렇듯 외식산업 역시 산업의 발전 속도와 시장 규모, 트렌드에 따라 지속적인 직업군의 변화를 보여 왔지만 4차산업 혁명을 기점으로 한 최근의 변화는 그동안과는 다른 새로운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직업에 대한 개념의 변화, 재구성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 외식산업의 직업은 대체적으로 조리사, 홀서버, 파티쉐, 바리스타, 소믈리에 등 특정 분야에 대한 기능적인 측면을 중심으로 구분하거나 마케터, 점포개발자, R&D 담당자, 점포관리자 등 주로 단일 분야에 국한된 직업으로 분류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전문가들의 전망과 함께 수면위로 드러나고 있는 외식관련 직업군은 기능적이거나 단일분야가 아니라 외식+ICT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분야와의 융복합을 통한 직업군들이다. 

서비스에 빅데이터를 접목, 서비스 유형 및 니즈 등 다양하고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는 자료 분석을 통해 보다 세분화된 고객 특성별·상황별 맞춤 서비스를 개발하는 외식 서비스 빅데이터 전문가를 비롯해 빅데이터를 이용한 마케팅 전문가·상권분석가, 3D 푸드 디자이너/식품개발자와 요리사, 푸드테크 개발자 등 4차산업혁명의 핵심 키워드인 ICT 기술과의 융복합을 통한 새로운 직업들이 빠르게 생겨나고 있다.
모든 직업군이 ICT 분야와의 접목만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단순한 서비스 제공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고객이 서비스를 경험하고 이를 통해 만족을 극대화할지에 대해 미리 디자인하는 외식 서비스 디자이너·서비스 경험 디자이너, 다양한 식재료의 특징에 대한 과학적 분석과 식문화 등을 다양하게 분석한 후 최적의 조리법·활용법을 찾아내는 맛 과학자 등도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직업군 중 하나다.

전문 인력 양성 위한 학계와 업계의 공동 노력 절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직업군의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각 분야별 전문 인력이 제대로 양성되고 또 이들이 산업 현장에서 그 가치를 충분히 발휘해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학계와 업계의 공동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먼저 학계에서는 커리큘럼의 재편과 학문 간 통섭이 선행돼야 한다. 그동안의 학교 교육은 실용성을 강조한 직무중심으로 외식경영, 조리 등 단일 학문에 국한돼 있어 변화하는 산업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따라 지금과 같이 단일 전공이 필요한 분야는 유지하되 실무 위주의 교육 보다는 원리와 분석력을 습득할 수 있는 교육, 그리고 학문간 접목이 필요한 분야는 통합과정을 개설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학생들이 보다 다양한 관점에서 지식을 쌓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조리전공과 공학전공·IT관련 전공을 통합해 ‘푸드테크 전공·조리과학 전공’을 만들 수 있고, 외식경영전공과 심리학전공·마케팅전공을 합해 서비스 디자인 전공 등을 만드는 식이다. 이처럼 변화하는 직업군에 맞는 세분화된 전공 개설(융복합을 통한)을 통해 산업으로 진출할 학생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보다 해당 전공에 대한 로열티를 높여주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산업에서의 역할도 중요하다. 일각에서는 변화하는 트렌드에 맞춰 새로운 기기와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투자를 통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효과는 있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의 인재 양성 전략 측면에서는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산업에서는 조직문화를 바꾸는 것도 필요하다. 그 핵심에는 경영주의 역할이 크다. 사실 경영주가 변화하는 모든 산업에 대한 지식을 습득할 수도 없지만 꼭 그럴 필요도 없다. 단, 산업이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한 트렌드는 읽고 이러한 변화를 받아들이려는 마인드가 중요하다.

새롭게 나타나는 제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경험해 보는 것, 그리고 이러한 변화가 우리 산업에, 그리고 연관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분석하고 이에 필요한 인력을 구축하는 것이 우선시 돼야 한다. 아무리 좋은 시스템과 인재가 있어도 경영주의 마인드가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면 결국 도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향후에는 인재채용 방법에도 변화를 줘야 한다. 그동안 조리는 조리전공자, 경영은 경영전공자 식의 잣대로 채용하던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반드시 전공자가 필요한 분야가 아니라면 다양한 경험을 한 타 학문 전공자로 채용해 새로운 관점에서 산업을 바라보고 전략을 수립할 수 있게 하는 것도 필요하다.

김태희 경희대 외식경영전공 교수는 “직업군의 패러다임은 단순히 사람의 일자리가 감소하거나 기존의 직업이 없어지고 새로운 직업이 생겨나는 등의 단편적 개념이 아니라 기존의 직업이 융복합을 통해 보다 진화한 직업군으로 변화되는 것, 기능 중심이 아니라 지능과 기술, 그리고 판단과 사고능력 중심의 직업으로 재편되는 등 직업에 대한 의미 확장, 직업의 개념에 대한 재구성 측면에서 앞으로의 직업 패러다임을 봐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이처럼 직업군의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이들이 산업에서 효율적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학문과 학문, 산업과 학문, 산업과 산업 간 개방적이며 효율적인 융복합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출력할 메뉴를 디자인한다

3D 푸드 디자이너

4차 산업혁명은 조리·요리의 패러다임도 바꿔놓고 있다. 그동안 요리사가 각종 조리도구로 직접 음식을 만들었다면 이제는 3D프린터만 있으면 누구나 음식을 만들 수 있다. 즉, 만들고자 하는 음식을 디자인한 후 3D 프린터를 통해 출력만 하면 된다.  

실제로 지난해 런던에서는 세계 최초로 3D 프린팅 레스토랑(팝업스토어) ‘푸드 잉크’가 오픈, 9가지 코스로 구성된 3D프린팅 음식을 선보였으며, 스페인의 미쉐린 레스토랑 라레노테카(La Enoteca)도 3D 푸드 프린터 푸디니(foodini)를 이용해 색다른 요리를 연구하고 있다.

그러나 3D 프린터가 음식을 만들고 고객에게 제공되기 까지는 역시 사람의 손이 필요하다. 즉, R&D 전문가나 요리사가 메뉴를 개발하듯 3D 프린터로 출력할 음식을 미리 기획하고 디자인하는 3D 푸드 디자이너&요리사라는 직종이 생기는 것이다.

한편 한국고용정보원은 ‘2030 미래직업세계 연구’ 보고서를 통해 ‘푸드의 고기능화나 현존하지 않는 식량자원(식용곤충 등)을 활용하거나 푸드의 융복합 정도를 넘어선 형태의 새로운 맛과 새로운 기능, 용도의 식품을 3D 프린터를 활용해 개발하는 3D 프린터용 식품개발자’와 ‘3D 푸드 프린터를 활용해 요리를 하는 사람으로 기존 요리사 중에서 블루오션에 대한 전문화 차원에서 발생 가능한 직종인 3D 프린팅 전문 요리사’를 미래 직업으로 선정했다.

이처럼 3D 프린팅 산업의 성장에 따라 일부 대학에서 3D 프린팅학과를 신설하는가 하면 전문학교 및 교육기관을 통한 전문가 양성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외식에 ICT를 접목한다

푸드테크 개발자

음식(food)과 기술(technology)이 접목된 푸드테크(food-tech)는 농작물의 생산부터 가공-유통-판매-소비-폐기에 이르는 푸드 벨류체인(food value chain) 전 과정에 걸쳐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다.

이중 현재 가장 활성화된 분야는 판매와 소비단계, 즉 외식산업 분야로 음식배달부터 각종 정보제공 서비스, O2O서비스 등 푸드테크 서비스 분야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주목받는 직업이 바로 푸드테크 관련 개발자이다. 푸드 벨류체인 전 과정에 걸쳐 ICT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는 푸드테크 개발자는 적용 분야와 범위가 다양한 만큼 직업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분야 역시 매우 넓다. 이에 따라 정부관련 기관 및 전문 교육기관을 중심으로 푸드테크 관련 교육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과학적 접근으로 식재를 분석한다

맛 과학자·연구가

단순히 맛은 보는 것이라는 생각에서 맛에 대한 분석과 이를 통한 가치를 찾아내는 맛 과학자·연구가도 이미 주목받는 직종 중 하나다. 이미 많은 식품·외식업체들이 새로운 식재를 발굴하고 이를 통해 메뉴를 개발하는데 주력하고 있지만, 단순히 식재를 통한 메뉴 개발측면에서만 보면 한계가 있다.

따라서 과학적 접근 방법을 통해 해당 식재의 기원과 역사, 품종과 구조, 부위별 맛, 다루는 방법, 맛과 영양성분, 효과, 타 식재와의 조화 뿐 아니라 식재 산지의 특징 및 스토리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하고 분석해 최적의 조리법을 개발하고 메뉴를 제안하는 맛 과학자·연구가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샘표는 ‘우리맛 연구팀’을 통해 조리·식문화·식품과학 등 각 분야별 전문가와 함께 11가지 채소에 대한 연구를 마치고 관련 정보를 공개하기도 했다.

다면적 관점으로 고객에게 서비스 경험을 제공한다

서비스 디자이너·서비스 경험 디자이너
예나 지금이나 서비스의 근본 목적은 고객만족이다. 그러나 시대에 따라 고객을 만족시키는 방법이 변화되고 있으며, 최근 서비스 패러다임이 변화되면서 서비스 디자인이란 용어가 등장했다.

서비스 다자인이란 말 그대로 무형의 서비스와 유형의 디자인을 합친 말로 눈으로 볼 수 없는 서비스를 눈으로 볼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 즉 고객들에게 유형화된·물리적인 서비스를 경험하게 함으로써 만족도를 높이는 전략이다.

간단한 예로 공연장 앞에 포토존을 설치해 사진을 찍게 함으로써 소장하기 어려운 무형의 공연을 사진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소장할 수 있게 하는 것도 서비스 디자인이며, 어린이들이 MRI 촬영을 두려워하는 것을 완화하기 위해 촬영 전 인형이나 비디오 등을 통해 미리 체험할 수 있게 해주는 것 역시 서비스 디자인의 사례이다.

이러한 서비스 디자인에 있어 중요한 것은 고객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면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단순히 외식 서비스 측면만이 아니라 심리학, 마케팅, 경제학, 소비학, 디자인 등 다양한 측면에서 고객을 관찰하고 조사하고, 분석하는 다학문적 접근이 필요하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 그동안 단면적 관점과 관찰로는 알지 못했던 다양한 서비스, 생각하지 못했던 기대 이상의 서비스를 경험하게 함으로써 결국 만족을 이끌어 내는 것이 서비스 디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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