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를 맞아 술자리가 많아지는 가운데 30대 남성이 가장 폭탄주와 과음에 시달린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류영진)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올해 주류 소비·섭취 실태를 조사한 결과, 20~30대 연령에서 고위험 음주와 폭탄주 경험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 10월 25일부터 11월 6일까지 전국 17개 시·도에 거주하는 만 15세 이상 국민 중 주류 섭취 경험이 있는 2천명(남자 1018명, 여자 98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건강에 해가 되는 고위험 음주는 WHO 기준으로 소주(알코올 도수 17%)를 기준으로 남자 8.8잔, 여자 5.9잔에 해당된다.
식약처는 이번 조사 결과 △20~30대 연령에서 고위험 음주와 폭탄주 경험 증가 △음주자 본인이 생각하는 적정 음주량보다 실제 더 많이 섭취 △수입 및 수제맥주에 대한 선호도 증가 추세 등이 주요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음주 경험 비율과 음주량은 전반적으로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20~30대 여전한 폭탄주 선호
최근 6개월 이내 고위험 음주 경험비율은 57.3%로 지난해(58.3%)과 비슷한 수준이고 연령대별로는 30대가 66.3%로 가장 높았고 20대(63.5%), 40대(59.4%), 50대(52.6%), 60대(48.5%)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 연령대가 고르게 고위험 음주율이 떨어지는데 비해 30대만 62.4%에서 66.3%로 전년대비 고위험 음주율이 올랐다.
성별로는 여성(39.1%)보다 남성(57%)이 연령대별로는 20~30대가 40~60대에 비해 폭탄주 경험 비율이 높았다. 특히 지난해보다 20대(5.6%)와 30대(11.6%)에서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10대와 40대는 각각 7.4%, 4.2% 하락했으며 50대는 0.4% 증가했다.
즐겨마시는 폭탄주로는 '소맥'이 93.7%로 절대 우위를 차지했고, 폭탄주를 마시는 이유는 ‘술자리 분위기가 좋아져서’(23.1%), ‘기존 주류보다 맛있어서’(21.9%) 등으로 나타났다.
여성, 소주 3.4잔 적당...WHO 2.9잔 기준
1회 평균 음주량은 소주(50㎖) 6.1잔, 맥주(200㎖) 4.8잔, 탁주(200㎖) 2.9잔, 과실주(100㎖) 3.1잔으로 음주자 본인이 생각하는 적정 음주량(소주 4.3잔, 맥주 4.2잔, 탁주 2.4잔, 과실주 2.6잔)보다 실제로는 더 많이 마시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술자리 분위기, 권유 등의 이유로 보인다.
여성들은 소주를 기준으로 2.9잔의 저위험 음주량(WHO 기준)보다 많은 3.4잔을 적정하다고 생각했으며, 실제로는 4.7잔을 마시는 것으로 나타나 한국 여성들의 알코올 섭취량 인식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남성들이 생각하는 적정 음주량은 5.0잔으로 저위험 음주량(WHO 기준)인 5.9잔 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실제 섭취량은 7.2잔으로 여전히 소주 음주량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30대 여성 수입·수제맥주 트렌드 주도
최근 몇 년새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수입·수제맥주에 대한 음주경험이 지난해에 비해 각각 11.6%와 5.9% 증가했다. 수입·수제 맥주를 찾는 이유로는 ‘기존 주류보다 맛이 있어서’(34.3%, 28.1%)와 ‘호기심’(15.8%, 19.3%) 등으로 조사돼 기존 국내 맥주에 비해 다양한 맛과 향으로 젊은 소비자층을 사로잡은 결과로 풀이된다.
수입·수제맥주 음주 경험은 여성이 65%와 24.6%로 지난해(50.6%, 14.6%)보다 각각 14.4%와 10% 증가했고, 남성은 67%와 22.7%로 지난해(58.0%, 20.5%)에 비해 각각 9%와 2.2%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수입·수제맥주 음주 경험 모두 30대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고 20대와 40대가 뒤를 이었다.
식약처 관계자는 "연말연시 많아지는 술자리에서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음주 빈도와 음주량을 체크하는 음주 습관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저위험 음주량 기준으로 섭취할 것"을 당부했다.